아프다는 것에 관하여 - 앓기, 읽기, 쓰기, 살기
메이 지음 / 복복서가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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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병은 몸의 중단이었고, 몸의 중단은 삶의 중단이었다. 다른 많은 병자처럼 처음엔 나도 예전의 삶으로 돌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내가 알던 삶은 사라졌지만 그 사실이 분명해지는 데는 시간이 걸렸다. 받이들이는 데도 시간이 걸렸다. 죄절하고 포기하고 버리고 .........계속, 계속. 그렇다면 무엇을 하며 어떻게 살지, 아니 앞으로 살 수는 있나, 다른 삶이 있을 수나 있나. 내 앞에 보이는 건 끝없는 사막 뿐, 건너편의 다른 삶이 어떤 모습일지 짐직조차 할 수 없었다. 나의 '과제'가 또렷해젰던 어느 순간을 기억한다. 내겐 할 일이, 해내야 하는 일이 있었다.
나는 나를 낳아야 한다. (145p)

아픈 몸을 살면서, 헤어날 수 없는 고통을 지나오면서, 말로도 글로도 드러낼 수 앖는 사막을 통과하면서 저자는 아픈 몸을 살았던 작가의 글을 읽는다. 그 글들을 통해 자신의 아픔에 조금이라도 다가설 수 있었고, 자신의 과제를 해 내기로 한다.
그 글들이다. 이 글들이 다시 아픈 몸들에게 가서 그들의 약이 되거나 우물이 되기도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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