벚꽃, 가난, 아나키스트벚꽃 다 졌다꽃 진 자리에 .어린잎들이 올라온다.올해의 슬픔은 다 끝났다.열심히 살 일만 남았다.가난은 빛이 모자란 것,구두 밑창이 벌어지는 슬픔,해질녁엔 실밥 묻은 옷을 입고벚꽃 진 길을 걸었다. 살강의 접시들과 저녁밥 짓던 형수,옛날의 소년들은 다 어디로 갔는가?나는 잘못 살지 않았으나저 어린잎만큼 후회가 많구나.단추 두어 개 떨어진 셔츠는 사라졌다.당신은 그 자리에서 기다리는가?자, 네게 건네는하얀 달을 받아라.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벚꽃 피는 계절이 오고 있다. 3월 29일이다.오늘 나온 시집을 읽으며 봄에 만날 벚꽃을 생각한다.이런 마음이 들까? 벚꽃 지면 올해의 슬픔은 다 끝났다는 마음이.아닐 것이다.저녁밥 짓던 형수의 마음이 궁금하다. 옛날 소년들이 이 시를 읽는다면 조금 후회를 떠올릴까? 나는 슬픔에 걸려 이 시를 읽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