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초원학교 - 탄자니아의 사람.문화.자연이 우리에게 가르쳐준 것들
구혜경 지음 / 한겨레출판 / 2007년 4월
평점 :
절판


일곱 살,  다섯 살짜리 두아이를 데리고 용감하게 아프리카에서 6개월을 살고 온 아줌마의 여행기라는 책의 카피는 뜨겁다.

아프리카 초원학교라는 제목처럼 초원학교에서 뭔가를 가르치고 배운 여행기이거니 짐작하고 읽었는데 아니다.

왜 아프리카를 갔느냐. 당연히 직장때문에 따라갔거나 일을 개척하러 갔을 거라 생각했는데 아이들에게 커서 영원히 그리워하고 간직할 자연의 체험을 안겨주고 싶어서 아프리카까지 갔다고 한다.

과연 자연의 체험이 아프리카에만 있을까.   우리나라   산간오지와 섬들은 얼마나 많은데 그런 낯선 풍토를 찾아 아이 둘을 데리고 여행하는 것이 과연 납득할 수 있는지 의문이 든다.   자연을 느낀다는 명분아래 18시간 비행기  타고 케냐에서 탄자니아까지  들어갈 때는 차를 사서 타고 가야 하는가. 탄자니아로 들어가면서 글쓴이는 그래도 먼지가 날리는  흙길이 아니라 얼마나 다행이냐고 한다. 자연을 굉장히 소중히 여기는 자연 친화주의자이자 환경평화주의의 외면을 하고 있으면서 글쓴이가 누리는 호사는 문명이 주는 편리함을 얼마나 누리고 있는지. 그럴 것이면 자연 예찬론자인 양 호들갑을 떨어선 안 된다는 것이다.

이제 여섯 살, 네살  아이를 키우고 있는  엄마인 나도 아이들이 자연을 느끼며  생명을 바라보는 소중한 시선을 가지기를 바란다. 그러나 그러기 위해 아프리카까지 용감하게 다녀올 수 있는 건 비행기삯이든 생활비든 댈 수 있는 여유가 있는 사람들이나 할 수 있는 이국적인 취미라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그의 글이 솔직하고 아프리카의 자연과 현지인을 존중하는 양 하지만 그 이면에는 그들에 대한 우월감과 마님대접을 받을 수 있었던 것에 대한 그리움을 솔직하게 토로한다,. 솔직하다고 다  좋은 것일까. 

현지인과 똑같이 살려고 갔다고 하면서 현지인  가정부를 고용해 살 수 있는 그의 여유.  글의 모순이 나를 불편하게 한다.    

자연은 순리 그대로 놔 두는 것이 가장  좋은 것이라며 생명을 존중하는 양 하면서 그가 사파리 여행을 자동차로 하는 것은 어떻게 설명할까. 그가 문명의 편리함을 다 누리면서 자연을 가장 소중히  예찬하는 양 떠들어선 안 된다. 그냥 문명을 이용한다면 그 문명이 자연에 미치는 것에 대한 성찰이  필요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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