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의 허무를 어떻게 할 것인가
김영민 지음 / 사회평론아카데미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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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광활한 우주는 마음이 없다. 조물주는 모든 것을 마음에 맡길 뿐, 사사로이 간섭하지 않는다. 이 무심한 세상에서 반성하는 마음을 가진 희귀한 존재로서 인간은 불가피하게 묻는다. 나무의 침묵에 대고 발톱을 날카롭게 가다듬은 뒤, 어려운 일을 묵묵히 하러 갈 칠흑처럼 검은 곰을 생각하며 묻는다. 어떻게 이 세상을 사랑할 것인가. 세상에는 악이 버섯처럼 창궐하고, 마음에는 번민이 해일처럼 넘치고, 모든 것은 늦봄처럼사라지는데, 어떻게 이 세상을 사랑하는 일이 가능한가. (22p)

그낭 하는 것이다.
곰이 어럽다고 하면서 하는가. 그냥 한다. 그냥하는 것에도 힘이 있다.
번민이 없다면 맑은 힘이 있다. 번민할 시간에 할 일을 찾고 그 일에 정성을 들이는 게 도움이 될지도 모른다.


시간을 내어 피터 허턴이나 켈리 라이카트의 잔잔한 영화를 보는 일은 현란한 이미지의 야단법석으로부터 도피하는 수단이다. 끝없이 독촉해대는 생활의 속도에 굴복하지 않으려는 몸짓이다. 구체성을 무시한 난폭한 일반화에 저항하는 훈련이다. 그리고 그것은 심란한 연말의 시간을 통과하는 기술이기도 하다. 서둘러 판단하지 않고 구체적인 양상을 집요하게 응시하는 것, 그것은 신산힐 삶의 시간을 견딜 수 있게 해 주는 레시피이기도 하다. (177p)

저자는 신산한 삶의 시간을 견디기 위해 허무를 건너기 위해 영화를 보고 그림을 보고 글을 쓰는 듯하다. 그럴 수 사람들은 다행이나 그럴 수 없는 사람들이나 그런 시간이 있어도 감각적 쾌락에 바쁜 사람들은 어쩔 것인가?
허무에 빠지든 재미에 빠지든 빠져서 살고 있다.

잘 사는 사람은 허무를 다스리며 산책하는 사람이 아닐까. 그런 삶을 원한다. 산책보다 더 나은 게 있는 삶은 사양하겠다. 산책은 다름 아닌 존재의 휴가이니까.
(293p)

산책을 존재의 휴가라고 말하는 저자는 산책하며 허무를 다스리고 목적없는 삶을 살려고 한다..
목적있는 삶을 향해 가다가 피폐해진 이들은 저자의 글을 읽고 삶의 다른 면을 볼 수 있을 것이다.
목적있는 삶이든 목적없는 삶이든 삶을 삶답게 하는 것을 찾아야 비로소 삶이 웃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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