있지만 없는 아이들 - 미등록 이주아동 이야기
은유 지음, 국가인권위원회 기획 / 창비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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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만 어쩔 수 없는 거 아니야. 나도 어쩔 수 없어, 불법 주제에 공부는 뭐하러 해? 어차피 공장에나 가고 청소나 할 텐데." -이란주의 [로지나 노, 지나]중

 

부모의 선택으로 한국에 오거나, 부모가 일하는 한국에서  태어나 자란 아이들이 미등록아동이 되어 한국 아동이 선택할 수 있는 경험을 하지 못하고 자란다. 주민번호가 없어 통장을 개설하지 못하고,  자격증 시험도 응시하지 못하고, 당연히 수능시험도 보지 못한다.

모든 가능성이 차단되어 있다고 느낄 때 아이들이 느끼는 절망을 차마 상상하지 못하겠다.

여기 분명히 있지만 없는 존재처럼 대우받고 사는 이들을 위해 애쓰는 분들도 있고 글로 쓰는 작가도있다. 이런 분들의 노력으로 미등록 이주아동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제도가 마련되기를 빈다.

 

고통받는 존재들의 소리를 들어주고 그 소리들을  모아 글을 쓴 작가의 노고에 감사드린다.

이 이야기가 듣는 이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을  윤동주 시인 이야기를 하고 싶다. 책을 쓰면서 가슴이 답답할 때마다 부암동에 있는 '윤동주 시인의 언덕'에 올랐다. 키 큰 나무 밑에 누워 '슬퍼하는 는 복이 있나니'가 반복되는 시 <팔복>을 읊었다. 시인은 먼저 슬퍼한 자, 깊이 슬퍼한 자, 끝까지 슬퍼한 자들이 슬픔에 짓눌리지 않고 슬픔을 말하는 것으로 세상이 조금씩 나아졌다고 말하고  있는 것 같았다.

그렇게 슬픔은 보시가 된다. 우리는 타인의 슬픔에 빚지고 살아가고 있다는 것, 이 엄연한 사실을 잊지 않고 또 갚기 위해서라면, 시인의 기도대로 우리는 영원히 슬퍼야 하리라.

 

- 에필로그 228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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