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승한 열차에서 운 좋게 자리에 앉아 한동일 바티칸 대법원 변호사의 책 `라틴어수업`을 펼쳐 읽다가 한 문장에 눈길이 머문다. "당신이 잘 있으면, 나도 잘 있습니다."라틴어로도 쓰인 이 글귀는 로마인들이 편지를 쓸 때 첫인사로 사용하던 말이라고 한다. `그대가 평안해야 비로소 나도 평안하다`는 로마인들의 인사법에 마치 그런 인사를 건네받은 것처럼 마음이 먹먹해진다. 오늘 스쳐 지나간 당신이 잘 지내는 것은 나의 안녕의 조건이다.37도의 열덩어리가 아닌 사람들의 평안을 기원한다.ㅡ194p타인의 평안을 기원하는 작가의 목소리가 나직하다.끓어오르지 않아도 충분히 기도가 전달 되어서 고마운 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