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을 읽다
서현숙 지음 / 사계절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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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는 시간에 잠깐 인사하러 들르면, 선생님이 환하게 웃어주셔서 기분이 좋아요.
선생님은 왠지 다른 선생님과 다른 것 같아요.
저는 이제 다른 반 학생인데도, 간익을 챙겨놓았다가 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를 늘 환대해주셔서 고맙습니다.

일주일에 한번, 그것도 잠깐 만나서 인사만 나누는 나를 위해 도운이는 방에서 펜을 들고 마음을 담아 편지를 썼다. 편지를 쓰는 소년의 시간을 떠올렸다. 사람에게 사람은 어떤 의미인가 아이들과 나는, 그러니까 우리는 누가 누구를 가르치는 관계는 아니게 되었다.ㅡㅡ우리는 서로의 마음을 조금씩 물들이고 있었다. 도운이가 '환대'라는 말을 정확하게 쓴 것을 보고, 팔뚝에 약하게 소름이 끼쳤다. 특정한 말을 공유한다는 것은 말에 붙어서 오는 마음도 함께한다는 뜻이다. 도운이는 환대라는 말을 배웠다. 사람이 사람을 반갑게 맞고 정성껏 대하는 마음을 배웠다. 사람을 소중히 여기는 영혼이라면 아무렇게나 살지 않을 것이다. 아무렇게나 살지 못할 것이다.ㅡ 69p

소년원에서 소년을 만난 선생님이 아이들에게 물들었다. 물론 소년도 선생님에게 물들었다.
소년이 책을 읽고 반응하는 모습, 모르는 단어를 배워 정확하게 쓰는 모습을 보고 기뻐하는 선생님의 모습이 눈에 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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