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은 이제 막 태어난 것이니
장석 지음 / 강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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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

사람과 사람
사람과 섬
섬과 섬에는
사이가 있고

사이에는
내부와 내면보다
넓고 깊고
가고 싶고 보고 싶은 것들이
바람에 부푼 돛처럼

사이에는
바람이 있고
기도가 있고
그리움과 친밀함이 항해한다

사람과 사람을 합쳐버리면
섬과 섬을 이어버리면
세상은 쪼그라들고
사랑은 말라가며
섬의 동백나무는 시들 것이다

그리하니
사이여
모든 존재와
모든 관계와
모든 생각에서 풍부해져서

우리 삶을
공감으로 채우고
떠남과 다시 돌아옴 사이에서
부드러운 바람으로
늘 불어가게 하여다오

바람은
내게서 그대게게로
섬과 섬 사이로
불어간다


사이가 있어 기도와 그리움과 친밀함이 항해한다.
참 그렇구나 하고 고개를 끄덕인다.
지나치게 사이를 붙어버리면 말라가겠구나
그럴수 있겠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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