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미네 - 신미나
장마지면 정미네 집으로 놀러 가고 싶다 정미네 가서 밍크 이불을 덮고 손톱이 노래지도록 귤을 까 먹고 싶다 김치전을 부쳐 쟁반에 놓고 손으로 찢어 먹고 싶다
새로 온 교생은 뻐드렁니에 편애가 심하고 희정이는 한뼘도 안되는 치마를 입는다고 흉도 볼것이다 말 없는 정미는 응 그래, 싱겁게 웃기만 할 것이다
나는 들여놓은 운동화가 젖는 줄도 모르고 집에 갈 생각도 않는다 빗물 튀는 마루 밑에서 강아지도 비린내를 풍기며 떨 것이다.
불어난 흙탕물이 다리를 넘쳐나도 제비집처럼 아늑한 그 방, 정미는 엄마 제사 지내고 남은 산자며 약과를 내올 것이다.
잘 모르는 정미가 보고 싶고 그 정미네 가서 귤도 먹고 김치전도 찢어 먹고 싶어지는 시다.
제비집처럼 아늑한 그 방, 정미 엄마는 안 계셔도 엄마의 손길로 가득한 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