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해하기 짝이 없는 업계 용어들을 나 같은 머글들도 이해할 수 있도록 친절한 한국어로 바꾸어 보는 시도! 사전을 옆에 두고 읽으니 더욱 흥미롭다. 작가의 제안과 반론 자체보다도 읽을수록 모호vague했던 개념들이 명료clear해지는 경험이 즐겁다. (ㅋㅋ)


서론에 '이해할 수 없는 것을 읽고 이해했다고 생각하는 것은 자기기만'이라는 문장이 나온다. 꽤나 공감이 간다. '객관적'이라는 단어를 생각해본다. 나는 얼마나 이해하고 이 단어를 사용했던 걸까? '객관적'과 '객체'의 관계를 연결지어 본 적 없이, 깊이 생각해 본 적 없이 지금까지 접해 왔던 문장 속의 쓰임만으로 대충 그 의미를 짐작한 후 관성적으로 사용해왔다.


내가  '추상적인 것'에 약하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머릿속으로 그릴 수 없는 것을 이해하는 데에 시간이 꽤 걸린다. 이것이 먹고사는 문제였다면 꽤나 힘들어했겠지만 이것은 취미의 영역이기에 오히려 내가 더 나아질 여지가 이만큼이나 남았다는 것이 즐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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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의 나는 시동이 걸리지 않는 차다. 다른 차들은 달리는데, 나 혼자 멈춰 있을 수는 없으니 끙끙 밀며 조금이라도 앞으로 나아가려는 느낌. 정말 아무런 원동력이 없다. 나는 어쩌다 이 길에 서 있는가? 대체 왜 앞으로 가야 하는가? 하는도움안되는 잡생각을 집어치우고 그냥 뇌 빼고 하자는 다짐을 한 지가 한 달 정도,,, 그러나 아무 소용없다.


하고싶지도 않고 잘 하지도 못하는 분야에 내 인생을 갈아넣어야 되는 이유는

'이미 몇 번이나 진로를 바꿨으니까'

'들인 시간이 아까우니까'

'다시 새로운 것을 처음부터 하기엔 늦었다'

'사회 나가면 수요가 많아서'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렇게 산다 일을 재미로 하는 사람이 어딨어 다 버티는거야 세상 사람들 다들 하는데 너도 그 정도는 해야지 왜 이렇게 철이 없냐 어릴 때 하고 싶은 거 다 시도해봤으면 된 거 아니야? 좀 참아 너가 뭐가 그렇게 특별한데'


다 같잖은 이유들이네


난 정말 내가 이럴 줄 몰랐다,,, 난 항상 하고 싶은 일이 있었고, 배우고 싶은 게 있었고, 되고 싶은 모습이 있었다. 인생을 어떻게 살고 싶냐고 물어보면 망설임 없이 바로 대답할 수 있는 사람이었는데 이제 하고 싶은 것도 삶을 이어가고 싶은 욕망도 아무것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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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공감가는 글을 몇 편 봐서 기록해둔다.

1. 다른 사람이 나에 대한 정보를 요청할 때, 출신 지역과 학교를 밝히지 않는다는 것. 그가 누구든 ‘알려줄 수 없습니다’ ‘출신지와 학교는 내가 누구인지 설명해주지 않습니다’ 하고 거절하는 용기. 어떤 일이든 학연과 지연을 동원하면 그러지 않는 것보다 수월할 것이지만 그러지 않기로 한 것에서 더 나아가 같은 지역, 같은 학교 출신을 밀어주는 관습을 더욱 공고히 하는 데 기여하지 않기로 한 것. 이런 어른이 많아지길.

2. 토론 주제가 될 수 없는 것들에 대하여. 가령 ‘유색인종은 사회로부터 격리되어야 하는가?’라는 주제가 있다면 이에 대해 찬반토론하는 게 의미가 있는가? 소수의 의견을 무시하지 않기 위해 인종차별주의자들의 의견도 들어봐야 한다는 주장이라면, 실현되었을 때 어떤 개인 혹은 집단에게 심각한 권리 침해가 발생하는 의견은 그리 가치있지 않다는 게 내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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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대회에 참가할까 생각중인 학생이 있는데 만약 참가하기로 결정한다면 지도해줄 수 있겠냐는 연락을 받았다. 00은 정확히 내 전공분야로, 물론 가능하다고 했다. 보수는 대상 상금과 같은 금액이었다.와우, 잘 사는 집인가보군. 기뻐야 하는데 전화 통화를 마치고 난 후 기분은 씁쓸했다. 학생은 주제조차 스스로 선정할 의지가 없는 것이었다. 주제부터 고민해달라는데 와우, 역시 세상에 공짜는 없군. 3명까지 팀으로 출전 가능한데, 물어보니 팀을 이룰 생각도 없는 것이었다. 왜냐하면 돈 주고 고용한 '지도교사' 가 다 해 줄 것이거든! 내가 거절한다고 해도 다른 누군가를 구해서 하겠지!


cheating인가 아닌가, 그 경계에 있는 이런 일들 의뢰가 들어올 때마다 진짜 토나온다. 성의껏 상담했는데 결론이 처음부터 끝까지 다 해달라는 거라면. 차라리 처음부터 대놓고 과제 대신 해 달라거나 시험 대신 쳐 달라고 했으면 좋겠다. 시간 낭비 없이 그냥 거절하게.


업 시간에 학교 과제를 가져와서 모르겠다고 풀어달라고 하는 건 풀어준다. 연구과제 하는데 어디에서 막힌다고 하면 도와준다. 그런데 점점 그 비중이 늘어나서 그냥 수업시간이 과제푸는 시간, 보고서 쓰는 시간이 되어버리면 그 때부터 혼란스럽다. 이미 해 오고 있던 걸 갑자기 그만할 수도 없고, 난감하다.


좋겠네, 돈 많은 집에 태어나 인생 쉽게 살아서. 대학 졸업하고도 그럴 수 있을진 모르겠지만(이라고 쓰지만 이들은 계속 그렇게 돈으로 인생의 문제를 해결하면서 편하게 살 가능성 농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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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의 사람들이 얻고 싶어하는 '자본소득', 그리고 구축해 놓으면 알아서 돈이 들어온다는 '파이프라인'ㅋㅋㅋ 이게 요즘 사람들의 최대 관심사인가보다. 이들이 승자로 추앙받는 세계관에서는 '근로소득'으로 삶을 지탱하며 '소비자'로 기능하는 내가 패배자 오브 패배자겠네. 일찍 은퇴하고 투자로 돈 벌고 싶다는 사람들 돈 불려주는 일개미, 월세 꼬박꼬박 내는 세입자, 온라인에서 물건 주문하고 이모티콘 사는 내가 바로 너네의 파이프라인이다. 하하하하하


서점 매대든 다른 매체든 어딜 봐도 나를 협박하는 것 같다. 지금부터라도 투자 공부 안 하면 '남들은 조기 은퇴하는데' 넌 다 늙어서까지 일해야 한다? '남들 다 앉아서 돈 버는데' 너 계속 그러고 살 거야? 그러다가 일조차 못할 지경이 되면 '남들은 부동산에서 나오는 돈으로 먹고 사는데' 연금에 기대어 빈곤하게 살 수밖에 없어! (그리고 그 연금은 너가 늙을 때쯤엔 고갈된단다) 라고 끊임없이 얘기하는 거 같다.


이런 세상에서 휩쓸리지 않고 내 방식대로 살기는 난이도 최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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