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바비를 개봉하자마자 그 날 봤다.

그러려고 했던 것은 아닌데 그렇게 되었다.

그리고 깨달았다

아 맞다 나 영화 보는 거 좋아했지!!!!


6년전인가? 취준생 시절에 일주일 내내 아침부터 저녁까지 영화를 잘도 보러 다녔다

왕십리 cgv에서 조조영화를 보거나

서울극장, 대한극장 할인티켓을 사거나

카드혜택을 영끌해서 어떻게든 싸게 봤던 기억이 난다

cgv 아트하우스, 건대 시네마테크도 아주 내집처럼 드나들었었는데!!


고시생 시절에도... 고시반 친구들이랑 영화관 엄청 자주갔었다....ㅋㅋㅋㅋㅋㅋㅋㅋ

그 때 봤던 위플래쉬랑 재개봉해준 센과치히로 아직도 생각난다 엔딩에서 울었음 ㅅㅂㅋㅋ


그때 진짜 스크린에 걸린 영화 중에 내 취향이다 싶은 건 다 극장에서 봤었는데

그렇다고 영화관만 갔냐?

집에서 온갖 예전에 개봉한 영화들 다 봤었음 흑백영화 무성영화 레전드영화 등등

좋아하는 영화는 또 몇 번씩 보고...


어떻게 이렇게 까맣게 까먹고 있었지?

그 때 오히려 더 바빴었는데 어떻게 이렇게 많이 봤을까?

아마 낮 시간엔 날 만나주는 사람이 없었어서 그랬나봄


지금은 넷플릭스를 매달 결제해서 볼 게 차고 넘치지만 한 달에 한 편도 안 본다는 게 믿기지가 않는다

그리고 그 땐 나름 내향형 인간이었는데 요즘은 퇴근하면 날 만나주는 사람도 많고 그래서 밖에 너무 나돌아다녀서 그런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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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세계관은 거칠게 말하자면 need와 want의 이분법이라고 할 수 있다.


이것은 내가 필요해서 산 것인가? 원해서 산 것인가? 하는 기준으로 카테고리를 나누어 가계부를 쓰던 것에서부터 출발한 것인데

그 시절엔 need를 1순위로 두고, want는 가능한 자제해야 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요즘은 need를 줄이고 싶다(줄여도 된다)는 생각을 한다.

오히려 삶에서 want가 무엇인가... 내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에 초점을 맞추고 살아가는 게 더 중요한 듯.


가령 나는 에어팟 없으면 죽을 줄 알았는데, 호주 올 때 실수로 한국에 에어팟 놔두고 왔는데 전혀 불편함 없이 잘만 살아간다. 알고 보니 need가 아니었던 것인데 하루 종일 끼고 사니까 착각한것임.


결국 마케팅의 본질은 이 제품을 'need'라고 인식하게 만드는 것이 아닐까?

코스메틱, 전자기기 시장이 이게 정말 심한 것 같다.


가령 립 메이크업 제품들... 제형별로 색깔별로 모두 가질 필요가 있다고 마케팅 함. 아주 약간의 차이도 아주 대단한 것처럼! 하늘아래 같은 색조 없다! 이런 식으로 바이럴 마케팅을 함. 블로그 리뷰를 보면 입술만 클로즈업해서 보여주니까 그 차이가 아주 대단해보이지만 다들 현실 세계에서 립스틱 쉐이드의 미묘한 차이를 인지하면서 살아가나요? 정작 입술에 얹으면 다 거기서 거기임,


스킨케어 제품들... 스킨-로션-크림-아이크림 등 코스가 당연히 필요한 것이라고 마케팅 함. 아마 이것은 너무 유명해서 다들 알 것임 로션이나 크림이나 되직한 정도만 달랐지 본질은 큰 차이없다는 것을,


그들의 의도대로 인식하지 말자 내가 need라고 인식하고 있는 것도 자본주의 마케팅에 농락당한 것이 아닌지 다시 한번 생각해보자


그리고 무엇보다 이 말을 쓰고 싶었는데

예전에 나는 어디서든 꼭 필요한 존재가 되어야지! 내가 없으면 일이 안 돌아가는 중요한 사람이 되어야지! 하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제 난 누군가에게 필요한 존재가 되고 싶지 않다.


날 필요로 한다? 내가 없으면 안 된다? 이런 생각을 하는 것만으로도 숨막힌다. 그래서 엄마, 딸, 아내, 여자친구 같은 '역할'을 맡게 되는 것이 정말 정말 싫다.


나는 내가 꼭 필요하지 않아도 모두가 날 원했으면 좋겠다!!!ㅋㅋㅋㅋ 그것은 짜릿한 일이다!

꼭 필요한 것도 않은데 내가 그 자리에 있기를 바란다는 게 훨씬 더 기분좋은 일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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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아는 동생과 코스트코 구경을 갔는데, 몇 가지 사고 싶은 건 있었지만 다 대용량으로 팔기도 했고 굳이 사 먹고 싶은 게 그리 많진 않았다. 신기하긴 했지만!!


그래서 대용량이어도 충분히 내가 다 먹겠다 싶은 것만 샀는데, 퀴노아와 리조또(말린 버섯이 들어있다! 얼른 먹고싶다....), 인도커리를 샀다. (커리도 팔락파니르, 코르마같은거좋아함ㅋㅋㅋㅋ)


구경 다 하고 나오면서 여러명이서 와서 나누면 좋겠다~ 같은 얘기를 하고 있었는데 동생이 '언니 아무도 퀴노아는 안 나눌걸ㅋㅋㅋ'이라고 해서 음.. 내가 사고 싶은 건 여러 명 와봤자 같이 사겠다는 사람이 아무도 없겠군 싶었다.


자극적인 세상에서 자극적이지 않은 음식 좋아하기 정말~ 고독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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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식재료를 살 때 극한의 효율충이 된다. 가격을 가장 우선시하고, 그 외 먹고싶은 정도, 맛, 영양성분, 만족감 등 요소들의 오각형을 최대한 크게 채울 수 있는 것으로 고른다. 그래서 늘 사는 게 비슷비슷한데, 난 음식에 쉽게 질리지 않는 편이고 내가 해 먹으면 다 맛있기 때문에 전혀 불만이 없다.


하지만 단 하나의 예외가 있다면 그것은 용과!


한국도 그렇지만 호주도 용과가 비싸다. 하나에 대충 6-7달러 하는데

- 한국 돈으로 5-6천원 정도이며 이 돈으로는

- 오렌지 3.4kg

연어스테이크 한 덩어리

- 닭다리 1.5kg을 살 수 있다.


과일 한 알을 5천원 주고 사먹기ㅋㅋㅋㅋㅋ 라는 엄청난 사치를 하는데

또 이 용과가... 정말 드라마틱하게 5천원어치의 맛이냐? 오렌지 3.4키로보다 맛있느냐? 하면 또 아니다! 먹어봤다면 알겠지만 용과는 아주 밍밍한 과일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용과를 사먹는 이유는

먹는 내내 처음부터 끝까지 모든 감각이 즐거운 유일한 과일이기 때문이다.


화려한 색채, 반으로 한 번에 부드럽게 썰리는 감각, 촉촉하고 매끈한 단면,

숟가락으로 떴을 때 너무 무르지도 단단하지도 않게 파고드는 느낌,

씹히는 감촉, 강하지 않아서 느리게 음미할 수 있는 맛

이 모든 과정이특별한 과일인 것이다!!


귤 오렌지 까먹는 거, 수박 써는 거, 사과 배 등등 먹기 전에 씻기,

심지어 내가 환장하게 좋아하는 망고도 먹고 나서 즙 뚝뚝 떨어진 거 닦아내는 거 다 노동이라고밖에 생각이 안드는데


용과는 이 모든 과정이 우아하고, 지저분하지 않고, 즐겁다.

먹는 데 전혀 노동이 필요없다.



그리고 tmi지만 본인은 강경 밍밍파로서

굳이 빵을 먹는다면 바게트, 치아바타 등 온갖 밍숭밍숭한 빵만 사먹으며

굳이 국물을 먹는다면 지리탕, 훠궈도 백탕

굳이 치킨을 먹는다면 굽네 오리지널만 겨우 먹을 수 있는(튀기고 양념 맛 센 치킨거의 못 먹음)

그런 입맛의 소유자로...

용과와 사랑에 빠질 수밖에 없는 사람인 것이다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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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로또 1등돼도 이렇게 살고싶다.

평일 오전 6시부터 오후 2시까지 몸을 움직이는 일을 한다.

건강하고 맛있는 음식을 먹는다.

대화가 통화는 사람들과 새롭고 흥미로운 사람들을 반반 정도의 비율로 만난다.

시끄러운 장소와 조용한 장소를 역시 반반 정도의 비율로 돌아다닌다.

주말에는 빨래와 집 청소를 하며시간이 이렇게 느리게 갈 수도 있구나 하며 놀란다.

음악은 스피커로 듣는다.

해를 쬐며 산책한다.

레몬차를 마신다.

내가 흥미롭다고 이야기한 책을 바로 사서 읽고 역시 흥미로워하는 친구와 책 얘기를 한다.

만족감이 밀물처럼 밀려든다! 하하하.


#2

취향이 뚜렷하지 않은 사람들은 정말이지 지루하다. 다수의 취향을 따라가는 그들의 일상은 내게는 너무 따분해서 전혀 흥미가 없다. 그 사람이 얼마나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는가는 상관없다. 매일이 똑같더라도 자신만의 세계가 명확한 사람들이 좋다. 그래서 모두가 유행하는 영화를 보고 유행하는 맛집을 가고 늘 똑같이 잔을 부딪히는 부메랑을 찍어 올리는 인스타그램은 내게 전혀 흥미가 없는 것이다.


#3

- 행복은 그저 순간일 뿐

- 행복은 삶의 목적이 될 수 없다

- 살아야 하는 이유 같은 건 없다

- 인간관계도, 상황도 오고 가는 것이 당연하므로 허무함은 인생의 본질이다

- 따라서 허무함을 억지로 없애려는 행동(예를 들어 영원히 서로를 이해하고 지지해줄 것이라는 환상에 사로잡힌 결혼 같은 것)을 하거나 허무함에 우울해할 필요가 없다. 그냥 인생이 그렇다는 걸 받아들이는 편이 낫다.

- 빙수에 따뜻한 롱 블랙을 곁들이면 극락이다


내가 설명하지 않아도 이 사실들을 이해해주는 사람들이 곁에 있다는 것은 확실히 행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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