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념을 넘어 이성의 시대로 - 대한민국을 움직이는 사람들의 실전논리
문성규 지음 / SensibleNews(센서블뉴스) / 201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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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일 전 재보궐 선거가 끝났다. 미니총선이라 불릴만큼 재보궐 선거구도 많았고 얼마전 지자체선거까지 겹쳐 3개월간 선거정국이었던 국내 정치가는 세월호 참사로 야기된 정권심판론과 노인층의 아이돌박근혜 정부에 대한 재신임여부를 가리는 리트머스와 같인 총선에 올인하면서 개인의 정치생명은 물론 차기 대권의 향방마저 가늠할 시험대에 올랐다. 결과는 야당의 참패, 참패의 원인은 다양하지만 고질적인 병폐로 드러난 전략공천에 따른 공천파동과 청년층과 중년층의 투표율 저조에 따른 여권의 우세였다.

 

흔히 정치는 더럽다고 표현한다. 한마디로 이해타산에 따라 헤쳐모여를 거듭하면서 적의 적은 내 동지이자 영원한 적도 친구도 없음을 극명하게 드러내기 때문이다. 그런데 잘 생각해보자. ‘강호의 도리라는 정의의 실체가 무얼까? 단순하다. 살아 남는게 강한 것이다. 중용이나 대의를 앞세우는 것이 중요하다지만 끊임없이 견제하거나 도전해 오는 세력과 맞서기 위해서는 이전투구가 필요할 때도 있다. 그것이 비정한 현실이다. 하지만 받아들일 수밖에...

 

<이념을 넘어 이성의 시대로>은 이처럼 현실속에서 부닥칠 수밖에 없는 다양한 상황에서 위기를 극복하고 때론 상대를 제압하거나 지혜롭게 관계를 개선하는 등 현명한 처세를 위해 자신이 직간접적으로 경험한 사례 등을 바탕으로 설명해 주는 책이다. 전략, 관계, 논술, 처세, 조직, 싸움, 인식, 상술 등 8개 카테고리에서 총 200여개의 상황을 설정하여 대응 방식을 충고해 주는 이 책은 현실적으로 맞닥뜨리는 고충을 해소하기 위해 조언이 필요함에도 막상 큰 틀에서 관용을 베풀라고 하거나 추상적인 충고로 일관된 책들에서 오는 실망감을 해소시켜주는데 확실한 역할을 한다.

 

읽다보면 뭐야? 이런 정도는 나도 구사할 수 있는데?“하는 충고들도 있지만 전체적인 맥락을 감안할 때 상황발생에 맞춰 순발력있게 대응해 나가는데 쉽게 구사했다고 자부할 수 있을까? 특히 언론과의 대응이나 강력하게 압박해 오는 상대(국정감사에서 국회의원들의 질의 등)의 예봉을 지혜롭게 피하고 깔끔하게 마무리하는 스킬 등은 오랜 언론기자 생활을 통해 다양한 사람들과 그들의 스타일을 자연스레 접해 온 저자가 아닌 이상은 쉽사리 공감하기 만만치 않은 주제들을 간명하게 풀어내고 있다.

 

이 책은 8개 주제별로 간단한 사례와 함께 짧고 간결한 설명을 통해 독자들의 이해를 돕고 있다. 따라서 글의 전후를 읽어야지 그 맥을 잡을 수 있는 다른 책들과 달리 어느 주제 어떤 사례를 펼쳐서 읽더라도 상관이 없으므로 바쁜 일상을 살아가는 독자들에게 쪽집게식 강의로서 충분한 역할을 하지 않을까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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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발짝만 옆으로 한 발짝만 앞으로 - 완전한 주식, 펀드 투자의 정석
이진호 지음 / 가나북스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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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조한 책이 가지는 총체적인 부실이 바로 이런 것일까? 주식투자에 대한 책이니까 종목 챠트 많이 넣고 일러스트레이트와 관련 사진 넣어서 대충 버무린다 해도 어설픈 화장에 불과한 것을 알고 있을까? <한 발짝만 옆으로 한 발짝만 앞으로>은 이처럼 아쉬움으로 가득한 책이다.

 

자산관리 영업 및 사모펀드 등을 운용하는 저자는 증권투자 분야에서 잔뼈가 굵은 경험을 개인 블로그에 정리해서 올렸고 이를 책으로 엮어 낸 것이 바로 이 책이란다.

이 책은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론 위기로 촉발된 세계경제위기 속에서 주식 및 채권투자자들의 움직임과 투자종목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전문가적 식견으로 풀어낸다. 하지만 이러한 저자의 지식과 충고는 철지난 것에 불과하다 하나의 교훈으로서 주식투자에 늘 조심해야 하고 애널리스트와 언론사의 보도를 있는 그대로 믿지 말라는 점은 이미 주식시장에서 개미투자자로서 잔뼈가 굵은 소액투자자들에게는 금과옥조이다. 몇 년전 주식, 채권시장에 대한 설명을 이제야 독자들에게 다시 환기시킨다 해서 어떤 의미가 있을까?

 

하나의 교훈으로서 언급했다면 모를까 반복적으로 얘기하는 당시의 주식시장과 투자자들의 투자 방향에 대한 설명은 하루가 다르게 급변하는 세계경제와 금융시장의 속성을 감안할 때 여러모로 독자들에게 아쉬움을 주기에 충분할 정도다. 빈약한 텍스트와 단순한 시장설명 등을 반복적으로 재생하고 있는 이 책은 퀄리티를 논하기 조차 버거울 정도다. 거기에 비싼 책값까지 확인하면 누가 선뜻 이 책을 읽고자 선택할 수 있을까?

 

저자의 역량을 의심하는 것이 아니다. 저자의 내공을 깎아 내리려는 것도 아니다. 하지만 증권투자에 많은 지식과 나름의 내공을 쌓고 있는 수많은 개미투자자들에게 이 책이 감히 어떤 의미로 읽히겠는가? 당최 읽힐 수나 있을까? 서평을 쓴 이래 이처럼 두서없는 공격과 비판을 가한 책은 아마 이 책이 처음일 것이다. 하지만 독자들의 수준을 직시하고 관심을 반영한 내실있는 기획과 저술을 통해 앞으로 <한 발짝만 옆으로 한 발짝만 앞으로>와 같은 책의 발간은 지양됐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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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론 이펙트 - 자본주의 체제에 대한 냉철하고 뜨거운 분석 10 그레이트 이펙트 9
프랜시스 윈 지음, 김민웅 옮김 / 세종(세종서적) / 201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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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역사상 최고의 천재라고 칭해도 부족함이 없는 인물 중의 하나가 바로 <자본론>(엄밀히 말하면 책 제목은 자본이다)의 칼 마르크스이다.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의 경제체제인 자본주의의 속성과 폐해를 예견하고 부작용에 대한 해결방향을 제시한 그의 통찰은 철학, 경제학, 수학 등 다양한 학문에 깊은 조예가 결합된 산물이며 그 집합체가 <자본론>인 것이다.

 

그동안 자본론과 칼 마르크스는 자본주의체제의 반대 개념인 사회주의와 공산주의체제의 바이블화로 인해 민주주의에 배치되는 교조주의적 개념으로 배척되어 왔다. 특히 지난 1990년대 초 구 소련의 붕괴는 자본주의의 승리이자 소련의 경제체제의 근간으로 여겨진 공산주의=칼 마르크스의 자본론의 패배로 여겨져 왔다.

하지만 지금도 그렇다고 주장할 수 있을까? 자본주의가 고도화 되면서 사회 여러분야에서 문제점이 드러나기 시작하고 해결은커녕 오히려 더 심화되고 있다. 비정규직의 확대와 청년실업문제로 구매력이 떨어지는 수요층의 확산은 경기순환을 더 어렵게 하고 있으며 아무리 열심히 일해도 가난에서 벗어나기 어려운, 이미 사회 계층의 분화가 고착화 되면서 자본주의에 대한 근본적인 의문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화폐경제에 경도된 신자유주의의 폐해로 발생한 세계 경제위기는 다시금 케인지안의 부상과 케인즈 이론의 부활을 떠올리지만 지금까지 바뀌지는 않고 있다.

 

그런데 이러한 고민의 해법으로 칼 마르크스의 <자본론>의 역할이 가장 필요하다고 꼽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다. 그런데 천재의 명저는 독자들의 이해를 쉽게 하는데 한계가 있다. 따라서 자본론을 본격적으로 읽기 전에 칼 마르크스의 생애와 <자본론> 출간시 칼 마르크스에 대한 당시 사회의 반응, 그의 사망 이후 현재까지 이 책이 자본주의 사회에 미친 영향 등이 담긴 <자본론 이펙트>의 출간은 독자들에게 칼 마르크스와 그가 살아간 시대에 대한 이해와 어려운 <자본론>을 독파하는데 중요한 백그라운드로 충분한 도움이 될 것이다.

 

<자본론 이펙트>은 칼 마르크스가 자본주의에 대해 치밀한 분석과 미래 예측을 통해 자본주의를 바꾸고자 노력했던 과정 등을 소개하면서 자본론의 역사와 지금 우리 사회에 미치는 영향을 한권의 책으로 요약 이해시켜주는 책이다. 자본론의 탄생부터 현재까지의 일대기를 그려 놓았으며. 또한, 마르크스의 사망 이후 자본론이 어떻게 소비되어지고 지금의 위치까지 도약하게 되었는지를 설명하고 20세기 자본주의의 역사를 돌아볼 때 자본론은 오히려 자본주의 체제를 유지시켜 나가는데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고 생각한다.

 

자본주의가 심화될수록 필연적으로 나타나는 문제들, 이를테면 빈부격차, 계층갈등, 실업, 끊임없이 반복되는 버블의 문제는 칼 마르크스가 <자본론>에서 그 발생을 예측하고 지속적으로 경고해 왔던 일이기도 하다. , 수십년이 지났어도 그의 역저는 사장되기는 커녕 더욱 지금의 경제위기를 돌파할 필수불가결의 해법이라고 인정받고 있다.(지난 2007년 서브프라임 모기지론 부실로 야기된 경영위기에서 특히 칼 마르크스에 대한 조예가 깊은 저자가 담담히 써내려간 텍스트의 주제는 자본론을 읽기 전에 충분히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개인적으로도 강신준 교수의 <자본>시리즈를 읽고 있지만 진도도 잘 안나가고 어렵게 여겨졌던 부분에 대해 <자본론 이펙트>가 좋은 역할을 해 줄 것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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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가는 미술관 - 기억이 머무는 열두 개의 집
박현정 지음 / 한권의책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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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명 그림을 바라보고 있는데 그 그림에 숨겨진 작가의 애환은 모른다. 아니 알고 싶어서 뚫어져라 쳐다보고 가이드 멘트를 주의깊게 들어도 전시관 주변 분위기가 쉽사리 허용하지 않는다. 작가의 산고도 치열한 예술가적 고민도 알지 못하는 것은 당연할 테고... 대신 끊임없는 인파의 줄 속에서 밀려밀려 주마등처럼 스쳐가는 작품들을 보면 귀한 시간을 내서 찾아 왔건만 수박겉핥기 같은 관람에 대한 속상함에 더해 이러자고 미술관을 방문한 게 아닌데라는 깊은 후회감이 밀려온다. 함께 온 아이들 역시 아직 예술관을 논하기에는 어리지만 잠재된 감성을 일깨우고 아름다운 예술품을 보면서 정서적 건강함을 키울 수 있다면 좋겠다는 생각에 달래서 데리고 온 나와 와이프의 노력을 무색케 하는 인파속에서 자주 길을 잃고 짜증 섞인 표정으로 변해가는 모습을 확인하곤 한다. 관람객이 한적한 평일 시간대에 왔으면 더 좋았을 텐데... 이런 한탄을 미술관을 찾았던 이들이라면 누구나 한번쯤 했을 것이다.

 

하지만 이런 기회를 갖기가 어려운게 도시인의 삶이 아닐까? 그래서 펼쳐든 책이 <혼자 가는 미술관-기억이 머무는 열두 개의 집>이다. 대리만족일 수도 있지만 오랜 동안 미술사를 공부한 저자가 한적한 시간에 찾아가는 미술관의 모습과 작품과 저자 그리고 예술가와의 3자 대면 속에서 새록새록 솟아나는 아름다운 감성을 보면서 언젠가 나 또한 찾아갈 어느 한적한 날의 미술관에서의 생경함을 덜어줄 수 있으리라는 기대감에서였다.

저자는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시립미술관은 물론 삼성미술관, 서울대학교 미술관 등 다양한 미술관을 방문하면서 자신이 전공했던 역사와 미술사를 배경으로 작가들의 시대적배경을 바탕으로 작품에 담긴 예술가의 고민과 아픔을 공감하고 작품속 인물들의 한맺인 삶을 함께 짊어지기도 한다.

 

오얏꽃 문양에서는 망국의 책임을 뒤집어 쓴 채 오욕의 모습을 남긴 고종의 사진속에서 격동의 시기에 어쩔 수 없었던 개인으로서 그의 한계를 수용하면서 오얏꽃(梨花)의 아픔을 설명하며 조선조 단종복위를 위해 자신을 사지로 내던진 사육신의 문초 장면을 담은 ‘1456년 그해 초여름, 사육신에서는 그들의 억압을 현대인들의 제한된 행동과 자유를 연계하여 떠올리면서 생계와 사회의 규제 속에 아스라히 저물어가는 이들을 무표정한 모습에 처연함을 담는다.

 

젊은 시절 화가가 아니라 의사가 되었다면 가능했을 여동생의 죽음을 막지 못했던 무기력함과 끝이 보이는 유부남과의 사랑으로 무너졌던 아픔을 뱀으로 형상화 하면서 비상구로 삼고자 했던 화가 천경자의 삶을 소개하는 아무도 탐내지 않을 고독한 사막의 여왕되기’. 꽃다운 시절을 일본군 위안부로서 잔인하게 짓밟힌 나눔의 집 방문을 통해서 질곡의 역사 속에서 특히 차별받던 여성으로서의 처절한 삶을 같은 여성으로서 공감하고 치유하고자 하는 저자의 속 깊은 정에 독자들과 그 작품간의 거리감은 좁혀진다.

 

닭모양 토기와 십장생도를 보면서 학교 앞 병아리와 죽음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 등 우리들 어린 시절에 누구나 한번쯤 비슷한 경험을 했음직한 가족의 에피소드를 작품 감상에서 떠올리면서 미술관의 방문과 작품에 대한 감상은 작품에만 집착하는 것은 편견임을 깨닫게 한다.

 

12곳의 미술관을 방문하면서 저자가 품게 되는 감정들이 동행이 있거나 북적이는 미술관이었다면 가능했을까? 비단 혼자가는 미술관 방문이 다른 방문보다 훨씬 더 낫다는 얘기가 아니다. 그만큼 빨리빨리에 익숙해진 우리에게 시간보다는 또 효율보다는 시간의 흐름을 잊을 만큼 예술가와 작품과 긴 호흡을 함께 하고 단 하나의 성과를 얻더라도 투입된 시간은 수치화 할 필요가 없음을 깨닫는다면 나름의 성과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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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전투 - 제2차 세계 대전 최대의 공중전
마이클 코다 지음, 이동훈 옮김 / 열린책들 / 201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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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당시는 국민학교) 1학년 때로 기억하는데... <공군 대전략>이란 제2차 세계대전 중 영국과 독일의 공중전을 다룬 영화를 텔레비전에서 방영했었다. 적에게 공격당해 조종석이 불타오르면서 처참하게 죽는 모습들도 나오지만 흑백텔레비전임에도 은빛 하늘을 종횡무진하며 적기와 벌이는 공중전의 모습은 어린 마음에도 강한 인상을 뇌리에 남겼던 기억이 난다. 다음날이면 학교에 가서 가장 친했던 친구와 어제 본 그 영화에 대한 얘기를 나누며 흥분했었고....그 친구는 파일럿이 되겠다고 결심했던 계기가 이 영화를 본 그 즈음이었다고 훗날 털어 놓았었다.

 

<영국 전투 - 2차 세계대전 최대의 공중전>은 바로 영화 <공군 대전략>의 배경이 되는 ‘Battle of Britain'의 역사를 돌아보는 책이다. 이 책에서는 히틀러의 나치 독일이 전 유럽을 석권하고 마지막 보루로 남은 영국을 제압하기 위해 구상하는 상륙작전 바다사자의 성공을 위해 사전 작업으로서 영국의 제공권 장악에 나서는 나치 독일 공군의 파상공세에 맞서 싸운 19407월부터 10월까지 영국 전투기사령부와 예하 전투기비행대대 파일럿들의 고군분투를 다룬다.

 

이 기간 동안 영국 공군은 1,963, 독일 공군은 무려 2,550대의 항공기를 영국 상공에서 벌어진 건곤일척의 결전에 투입하였고, 영국은 500여 명의 승무원과 1,500여 대의 항공기를, 독일은 2,500여 명의 승무원과 1,900여 대의 항공기를 잃었다고 한다. 가히 인류 역사상 유래가 없었던 최대 규모의 공중전이었다.

 

<영국 전투 - 2차 세계대전 최대의 공중전>은 영국 독일 양국이 결전을 앞두고 처한 공군내 상황과 전투기 개발 과정 등을 소개하면서 시작한다. 상대적으로 메서슈미트 Bf109라는 최고의 전투기를 보유한 독일은 이미 2차 대전 초 폴란드와 프랑스 침공시 제공권을 손쉽게 장악함으로서 유럽 하늘을 지배하는데 성공했었고 이는 스페인 내전때 자국 전투기와 조정사들을 파견함으로서 많은 실전경험이 축적되었기에 가능했었다고 한다. 결국 영국전투는 분명히 개전 전만해도 일방적인 독일의 승리가 점쳐졌었고 실제 나치 공군의 제국원수인 괴링 이하 모두가 어린아이 손목 비틀기보다 더 쉽다고 내다봤었다. 하지만 영국에서도 차근차근 공중전에 대비하기 시작했고 천운인지 몰라도 이러한 대응에 몰두하는데 천부적인 역량을 보인 전투기사령부 지휘관 휴 다우딩 대장이 그 중심에 있었다고 한다.

 

다우딩은 최첨단 발명품인 레이더를 실용화함으로서 적기의 침입방향, 고도, 목표 예상을 가능케 하였으며 이를 종합적으로 파악, 분석하여 각 전투기 비행대대에 하달함으로서 완벽한 공중요격을 통해 독일 공군의 공격을 분쇄하는 중앙집중형 전투기 통제 시스템을 마련하여 전투기, 지상관제시스템, 일선 레이더 기지간 유기적인 공지(空地)협력을 통한 방어체제를 가동하는데 성공하였고 결과적으로 이러한 시스템의 완벽한 사전대비가 숫적 열세에도 불구하고 영국전투의 승리를 가져왔다고 저자는 평가한다.

 

여기에 더해 Bf109에 필적하는(오히려 기동성이나 선회반경에서는 Bf109보다 훨씬 우수했다고 한다.) 전투기인 수퍼마린 스피트파이어와 허리케인의 개발은 위와 같은 중앙집중형 전투기 운용 방식에 훌륭하게 접목되어 효과적인 공중전이 가능케 한 요인이 되기도 했다.

 

이 책에서 소개하는 항공전의 묘미는 파일럿들의 회상과 다양한 사료를 바탕으로 실제처럼 묘사하는 당시 공중전의 긴박함과 현장감 뿐만 아니라 당시 영국과 독일 군부 내의 상황 오판(주로 독일측이 영국전투 내내 저지른 실수였다), 다우딩의 전술전략에 대한 영국 공군 내의 갈등 및 끊임없는 견제(다우딩의 부하 중 12전투비행단장인 리맬러리와 더글러스 바더의 빅윙전략 채택 주장은 결국 영국전투후 다우딩이 현직에서 물러나게 하는데 결정적인 갈등요소가 되었다) 속에서도 고집있게 자신의 전략을 실현해 나가는 상황 또한 상당한 흥미와 몰입을 유도한다.

일례로 독일 공군은 194097일의 공격목표를 전투기 사령부에서 런던에 대한 무차별 폭격으로 전환하는데 기존대로 전투기 사령부에 대한 공격에 치중했다면 영국 공군은 숫적인 열세를 이겨내지 못하고 제공권을 내주게 되었다고 저자는 진단한다. 역사의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조국의 영공을 수호하기 위해 그리고 비록 조국을 잃었으나 언젠가 다시 찾을 그날을 위해 영국공군에 투신하였던 젊은 조종사들의 처절한 항전의 기록은 전시수상인 처칠은 물론 영국 국민 모두를 감동시키며 전의를 다지는데 계기가 되었다. 처칠은 영국전투가 한창인 1940820일 하원 연설에서 전투기 조종사들에게 경의를 표한다.

 

전쟁의 역사에서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이렇게 적은 사람들에게 이렇게 큰 빚을 진 적은 없다

 

밀리터리 매니아 들이라면 대부분 잘 아는 전투이지만 영국항공전에 대해 책 한권으로 낼 정도로 상세하게 설명한 책은 이 책이 처음이다. 흥미진진하면서도 눈으로 보는 듯한 착각이 들 정도로 현장감 넘치는 <영국 전투 - 2차 세계대전 최대의 공중전>은 여러모로 흠잡을 데 없지만 아쉬운 부분도 있다. 당시 영국전투의 상황을 그린 전쟁 지도라든가 하늘을 수놓았던 영국 및 독일의 항공기의 모습을 자료사진으로 첨부하였다면 독자들에게 더 큰 반향을 일으키지 않았을까? 텍스트로만 꽉 채워진 이 책의 아쉬움을 굳이 꼽자면 관련자료의 부족일 것이다. 옥의 티일 것이다.

 

끝으로 꼬맹이 시절 <공군 대전략>이란 영화에 나와 함께 열광했던 그 친구는 세월이 흘러 얼마전 동창회를 통해 다시 만나게 되었다. 그 영화가 그 친구 인생의 방향을 결정지었다면 과장일까? 하지만 그녀석은 분명히 다시 확인해 주었다. 그리고 지금 그 친구는 대한민국 공군중령으로서 조국 영공의 수호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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