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경제대기획 부국의 조건 - 국가의 운명과 국민의 행복을 결정하는 제도의 힘
KBS <부국의 조건> 제작팀 지음 / 가나출판사 / 201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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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역사를 중요하게 생각해야 하는 이유중의 하나가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는 점에서다. 흔히 역사는 반복된다는 말을 한다. 과거에 유사한 일을 겪었음에도 또다시 비슷한 과오를 저지르는 경우가 그만큼 적지않기 때문이다.

 

대한민국의 경제발전은 세계적으로도 유례를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기적에 가깝다고 해외에서는 평가한다고 한다. 우리가 후진국에 있으면서 전화의 참상에서 벗어나기 위해 몸부림칠때 필리핀은 부국이었고 1900년대초 아르헨티나 역시 부국이었다고 한다. 하지만 지금은 그 누구도 필리핀이나 아르헨티나가 경제대국이라고 칭하지 않는다.

 

우리나라는 국민소득 3만불을 앞두고 계속 경제가 정체되어 있으며 반복되는 경제위기 속에서 오히려 부실화되어가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걱정한다. 왜 경제발전의 화룡점정을 찍지 못할까? 공영방송 KBS는 국가의 운명과 국민의 행복을 결정하는 요인에 대해 찾아나섰다. 이상적이라고 하기에는 정치적 후진성으로 인해 한계가 있었지만 그래도 한국전쟁 이후 90년대 중반까지 국민 대다수가 성실하기만 하면 골고루 부를 나눠갖음으로서 기회균등과 공평한 분배가 가능한 사회였다. 하지만 어느 순간 그러한 원칙이 무너지면서 더이상의 발전을 이루지 못하게 되고 이러한 난관을 극복하기 위해 KBS제작진은 역사에서 원인을 찾고 과거와 현재의 경제대국의 흥망성쇠에서 해결방향을 얻었다고 한다.

 

해결방향은 바로 제도의 힘이라고 제작진은 단언한다. 물론 MIT 경제학과 대런 애쓰모글루 교수와 하버드대 정치학과 교수 제임스 A. 로빈은 진정한 부국이라면 지리, 인종, 기후적 조건이 아닌 제도적 요인이 있었고 이러한 제도적 힘이 바로 기회균등과 공평한 분배를 통해 구성원 각자에게 골고루 부가 돌아갈 수 있도록 조치하고 정치적으로도 소수 엘리트 등 기득권에 경도되지 않았기에 가능했었다고 명쾌한 결론을 도출하기에 이른다. 제작진은 여기에서 아이템을 얻고 부국과 빈국의 차이를 만드는 것이 정말 그 사회의 제도인지 멕시코, 미국, 영국, 소련, 베네수엘라 등 다양한 국가의 성공과 실패에서 확인하고 있다.

 

특히 착취의 개념으로 식민지를 경영한 스페인령 멕시코의 과거와 당시 영국의 지배하에 있었지만 자치권을 인정하고 식민지로 부터 지나친 수탈을 하지 않았던 미국의 사례는 인접국가이면서도 정치제도 및 부의 축적측면에서 엄청난 차이에 대해 궁금해 한다면 이 책을 통해 왜 멕시코가 이렇게 병들어가고 있는지에 대한 정확한 이해가 가능할 것이다. 제도로 공평한 기회를 보장한 미국의 성공은 어떻게 보면 너무나도 당연한 것이 아닐까?

 

꼭 읽어볼 것을 권유한다. 우리가 처한 위치와 세계적으로 어떤 흐름으로 경제가 변화해 왔는지도 확인할 수 있는 소중한 책이 아닐수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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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 창업의 힘 - 자영업 잔혹사 시대, 위기를 시너지로 바꾸는
서영열.권순희 지음 / 더시드컴퍼니 / 201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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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직장이 사라진 시대, 100세 인생이라지만 대부분의 샐러리맨들은 인생의 반환점을 지날 무렵인 50세도 채 안돼 직장에서 퇴출되는 비정함을 맛보게 된다. 그러기에 늘 가슴속 한켠에 사표를 준비하고 제2의 인생을 준비하지만 용기가 나지 않고 또 실제 제2의 삶을 살기 위해 정든 직장을 떠나지만 고민의 정도를 떠나 대부분 요식업에 뛰어들게 된다. 막상 선택지가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먹는 장사가 그리 녹록치 않다. 가뜩이나 인구대비 자영업자의 비율이 비정상적으로 높은 우리나라 현실을 감안할 때 장사로 성공하기는 하늘에 별을 따는게 더 쉽다는 자조섞인 말이 나올 정도다. 생계형 자영업자의 5년후 생존율 29.6%는 그래서 더 처절하게 다가온다.

 

그렇다고 먹는 장사의 경우 식자재비를 줄이는 악수를 둔다면 스스로 자멸하고 말겠다는 자살골에 다름이 없는 상황에서 결국 인건비를 얼마나 효율적으로 줄일 수 있느냐가 관건일 것이다. 이를 감안할 때 <부부 창업의 힘>은 부부가 합심해서 백억대 매출을 일으키는 음식점을 일군 성공일화를 소개함은 물론 결국 인건비를 줄일 수 있었기 때문임을 알 수 있다.

 

<부부 창업의 힘>은 저자인 서영열, 권순희 부부가 남부럽지 않은 장어와 낙지 전문점을 성공시킨 노하우를 소개하는 책이다. 하지만 이 책은 수없이 고민하고 또 고민하며 요식업 창업에 골몰하고 있는 창업준비생은 물론 음식점을 개점했지만 마땅히 매출 하락의 원인을 찾지 못해 암담해 하는 창업주들이 궁금해하는 그들만의 비법이 있는 것은 절대 아니다. 누구나 기시감이 있는 내용들로 가득차 있다. 부부가 합심해야 하고 서로 양보해야 성공할 수 있으며 성공가능성보다 실패가능성을 줄여야 하며 서로를 멘토로 삼으라는 조언은 에이~ 이정도는 나라도 알 수 있는 거잖아라고 가볍게 볼 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 기본을 제대로 지키지 않아 지금껏 매출신장이 이뤄지지 않아 고민이며 또 창업에 앞서 숱한 고민들이 괜한 시간낭비로 귀결될 수도 있음을 깨달아야 할 것이다. 결국은 기본기가 얼마나 충실히 쌓여 있느냐에 따라 작은 차이가 엄청난 결과로 나타남을 이 책은 자연스럽게 드러내고 있다.

세상에 공짜 점심은 없다는 서양 속담이 있듯이 그들의 노하우는 가벼이 읽고 넘길 만한 것이 어느 하나 없다. 담담하게 조언하고 있지만 그 모든거 하나하나가 숱한 고생 끝에 얻게된 치열한 분투기였으니까.

 

급하게 알짜 만이라도 파악하고 싶다면 4장의 장사의 신이 알려주는 성공 식당 8원칙만 봐도 좋은 도움이 될 것이나 가급적 이 책을 정독하고 틈틈이 나태해지거나 스스로 세운 원칙과 다른 방향으로 걷는 것을 느낄 때 다시 가다듬는데 활용한다면 좋은 멘토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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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 읽는 힘 - 지적 교양을 위한 철학 안내서
사이토 다카시 지음, 홍성민 옮김 / 프런티어 / 201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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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에 대한 정보를 찾게될 때 우선 신문 신간소개나 아니면 서점에서 책 앞뒤표지에 있는 소개 문구를 통해 흥미를 갖게 되면 목차와 서문을 통해 저자의 출간의도와 대략의 내용을 짚어내고 독서 여부를 결정한다.

 

그런데 가끔은 너무 단정적이거나 마치 이 책 하나로 모든 것이 해결 가능하다는 표현(자기계발류의 책들에서 많이 나타난다)을 보면 일단 제외하곤 한다. 수박 겉핥기 식으로 책을 보는 단점을 갖고 있지만 대부분의 그런 책들에게서 만족을 느낀 적이 많진 않기 때문이다.

 

<철학 읽는 힘>도 처음 접했을 때는 그런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 “당신도 1분안에 데카르트를, 3분안에 서양철학을 설명할 수 있다!”?? 하지만 이 책은 오히려 이 광고문구가 책의 진가를 가리는 경우가 아닐까 싶을 정도로 서양철학사에 대해 독자의 눈높이에 맞춰 알기 쉽게 이해시켜주는 책으로 근래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좋은 책이기 때문이다.

 

저자는 서양철학사의 근원을 소크라테스,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의 1세대에서 시작해서 칸트, 헤겔, 데카르트로 이어지고 철학의 다양화와 깊이가 더해지면서 니체, 다윈, 프로이트, 마르크스, 하이데거, 메를로퐁티, 후설, 소쉬르, 레비스트로스를 거론하며 하나의 연결고리로서 산맥이라는 표현을 통해 큰 철학사조를 알기 쉽게 이해시켜준다.

 

특히 시대적으로 정리하면서 각 철학자들의 이론전 토대와 성과물은 그 전시대 철학자들이 제기한 진리의 토양 위에서 이를 더 발전시키거나 때론 극복함으로서 더욱 사상의 깊이와 이론을 강화시켜 왔음을 독자들에게 이해시킨다.

 

철학에 대해 어려워 함은 물론 수많은 철학자들의 사상에 대해 어디서부터 접근해야 하고 수용해야 할지 난감해 하는 철학 초짜(?)들에게 이 책은 그야말로 철학의 흐름, 맥을 짚어주는데 제격이 아닐까 싶다. 철학분야에 있어서 기초영문법과 같은 책이 <철학 읽는 힘>일 것이다.

 

철학을 알고 싶지만 막상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난감한 독자들이라면 이 책을 읽고 서양철학 사조의 흐름을 알고 제대로 파고 들어가는 것도 충분히 유용하리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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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른 판단의 힘 - 누가 먼저 가져갈 것인가
고세키 나오키 지음, 김효진 옮김 / 어언무미 / 201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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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속한 의사결정은 변화와 속도가 경쟁에서 성패를 가늠하는 요인으로 작용하는 현대에 있어 상당히 중요한 인자로 부상하게 되었다.

결국 기업의 흥망성쇠는 결정적인 순간의 의사결정에 달려 있는데 이 결정을 지지하는 배경에 판단력이 작용하게 된다. , 빠른 판단이 필요하며 자칫 머뭇거리거나 정확성을 강조하는 측면에서 판단을 늦추게 되면 오히려 발빠른 경쟁상대에게 우위를 내주면서 몰락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판단의 결과가 나쁜 쪽으로 나오더라도 재빨리 시행착오를 수정할 시간을 벌수 있다는 측면에서 빠른 판단은 상당히 유용하다. ‘수익을 최대화하는 의사결정이야말로 최선의 판단인 시대, 속도를 중시한 빠른 판단이야 말로 현대사회에서 필수 비즈니스 스킬이 되었다고 한다.

 

<빠른 판단의 힘>은 이처럼 현대에서 판단의 중요성은 물론 어떻게 빠른 판단의 힘을 기를 수 있는지 노하우를 전수해주는 책이다. 저자는 특히 판단의 정확성 보다 속도에 더 우위를 두고 있다. 이는 그만큼 의사결정의 신속성이 판단의 순간에는 미세한 차이일지언정 종국에는 큰 격차가 벌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은 빠른 판단을 위해 트레이드오프, 트리구조, 압축, 게임이론으로 판단을 내리는 네가지 유형으로 구분한다. 수익성이 낮고 선택지나 협상요소도 적은 의사결정이 필요하다면 선택과 포기중 어느 한쪽을 선택해 의사결정을 내리는 트레이드오프가 있으며 양자택일이 아니라 다수의 선택지 중에서 명확한 판단기준을 찾지 못해 시간만 흘려 보내고 의사결정을 못하게 될 경우 나뭇가지가 뻗어나가듯 세부사항을 전개해 나가는 의사결정 방식인 트리구조를 활용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또한 무수히 많은 선택지가 있다는 점에서는 트리구조와 비슷하나 수익을 얻기 위한 경쟁이 존재할 경우에는 손실을 감수하고 자신이 승부를 걸어야 할 선택지를 찾는 압축 방식을 활용하라고 조언한다. 끝으로 위 세가지 방식만으로도 빠른 판단을 하는데 손색이 없지만 경쟁상대와 협상이 필요할 경우 상대의 행동을 예측해서 협상에 나서는 게임이론이 있다고 한다.

 

이와 같은 판단은 물론 판단의 기술을 배우기 위해 저자는 역사교과서를 탐독하므로서 과거의 교훈을 통해 유사한 사건 반복시 의사결정에 큰 도움이 되며 매일 점심 메뉴를 속전속결로 결정하는 습관을 들이다 보면 자연스럽게 빠른 판단이 가능할 정도가 된다는 것이다.

 

빠른 판단은 그만큼 어렵고 또 부담되는 분야임에는 분명하다 하지만 이를 잘 익혀서 내 것으로 만든다면 오히려 협상을 통해 양측이 모두 윈-윈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의 중요함을 새삼 강조할 필요가 있을까? 머뭇거리고 우유부단해서 결정이 늘 늦는 우리 흔한 직장인들에게 좋은 교훈을 담은 책이 될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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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누스의 여신 이은주 문화 다 스타 산책
박명진 외 지음 / 문화다북스 / 201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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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가신 어머님은 일산에 위치한 C추모공원에 모셔져 있다. 자주는 아니지만 두 달에 한 번 정도는 휴일을 기해 꼭 찾아 뵙고 어머님을 추억하고 그리워하는 시간을 갖는다. 그 시간이 끝나면 추모공원을 떠나기 전 어머님이 모셔진 안치실 맞은 편 건물에 있는 기독교관을 찾는다. 우연이지만 필연이라고 믿는, 지금도 안타깝고 그리워하는 한 여배우가 있기 때문이다.

 

그 여배우는 와이프가 재미있게 보던 드라마 <카이스트>에서 수재지만 까칠한 성격이 그대로 묻어나 있는 여학생이었으며 <불새>에서는 천방지축에 버르장머리 없는 부잣집 딸네미였지만 집안이 풍비박산 나면서 생계를 위해 가난했고 오해로 인해 헤어졌던 첫사랑이 성공한 후 귀국하면서 가정부로 들어가면서 재회하는 비운의 여주인공을 맡았었다. <불새>를 통해서 외모는 물론 다양한 캐릭터를 훌륭하게 소화해 내는 아우라가 비범한, 제대로 된 배우를 만났구나 싶은 생각이 들었다.

 

이은주, 젊은 나이에 요절했기 때문에 정확히 부르자면 이은주는 그렇게 배우로서 내 머릿속에 각인되기 시작해서 팬의 가슴에 간직되면서 잊을 수 없는 배우가 되었다. 지금도 비오는 날이면 <번지점프를 하다>에서 처럼 불현듯 나타나 혼자 쓰고 가는 내 우산 속에 불쑥 뛰어들 것 같은 아련한 여인같으며, 첫사랑의 순수함은 물론 섹시한 모습까지 다양한 스펙트럼을 버거워하지 않고 맡겨진 곳에서 영롱하게 빛을 발할 것 같았던 여배우이자 한국 영화계에 큰 복으로 자리매김할 그녀였건만... 서럽게도 그녀는 우리의 곁을 떠나고 말았다.

 

<야누스의 여신 이은주>는 그녀가 배우로서 살아갔던 짧지만 강렬했고 또 안타까웠던 시간을 기억하기 위해 발행된 책이다. 그리고 기록이 기억을 지배하듯 점차 옅어져만 가는 여배우 이은주에 대한 우리들 기억의 소멸을 방지해 줄 발자취이다.

 

이 책은 배우 이은주의 삶과 예술에 대해 평론가들이 다양한 관점에서 바라보는 바를 정리한 책이다. 비록 그녀의 영화는 대박난 적 없고 드라마 역시 크게 히트치진 못했으며, 국제영화제서 수상한 바도 없지만 요절하지 않았다면 분명히 큰 발자취를 남겼을 매 력넘치고 성장가능성이 너무나도 분명해 보였던 배우 이은주에 대한 가치를 재조명함은 물론 자연인 이은주에 대한 팬들의 애착을 기리기 위해 발행되었다고 생각한다.

 

천의 얼굴을 소화해 낼 수 있었고 자신이 맡은 배역에 절대로 버거워하지 않으며 대중의 기대이상으로 소화해 냈던 배우 이은주.

세련된 도시형의 외모를 가졌지만 그렇다고 이미지에 갇혀 연기의 스탠스를 도시적 이미지로만 절대로 가둬둘 수 없었던, 풋풋함과 순수함도 충분히 구현해 낼 수 있었고 공감을 얻을 수 있었던 그녀였기에 우리는 그녀의 이러한 측정불가한 매력에 더욱 빠져들었는지도 모른다.

 

영화 <연애소설>에서 이은주가 보여준 모습은 남성이 바라보는 여자로서의 모든 면, 미성숙에서 성숙으로 성장하고 발랄함과 슬픔이 교차하며 보이시한 이미지에서 청순함으로 발전하는 입체적인 캐릭터를 완벽하게 그려냈고 주인공이자 청순함의 대명사였던 손예진을 오히려 넘어서는 존재감을 보였다. 아직도 <연애소설>을 성장기 풋풋한 첫사랑을 대표하는 영화로 주저하지 않고 손에 꼽는 이들이 많은 것은 손예진은 물론 이은주가 그 역할을 120% 해냈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본다.

 

그녀에 대한 그리움과 찬사는 한도 끝도 없을 것이다. 물론 이 책을 읽고 서평을 씀은 바로 배우 이은주를 다시 마음속에 불러내서 함께 하는 소중함이 있기 때문이지만 개인적인 선호도를 강조하고 싶은 마음은 없다. 다만 아직 그녀에 대해 잘 모른다면 이 책을 통해 필모그래피에 있는 영화(워낙 짧은 배우생활을 했기에 출연작이 8편 정도로 그리 많지 않다)를 보면 왜 이은주를 안타까워하고 배우로서 짧은 생을 마감한 것이 야속한지를 깨달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수많은 억측을 낳고 세상을 떠난 원인이나 배경에 대한 설왕설래가 분분하지만 그 어떤 쪽에도 심증을 두고 싶은 마음은 절대 없다. 하지만 자신이 가진 배우로서의 잠재력을 충분히 펼쳐 보이기도 전에 이은주라는 여자를 소진시키고 황폐화시키는데 관련이 된 영화 <주홍글씨>는 지금도 보고 싶은 마음이 전혀 들지 않는다.

영화 속 재즈바에서 매혹적인 모습으로 재즈곡을 부르던 장면은 그래서 기억 속에서 선명하지만 그녀의 비극적 운명과 연결고리이기에 이내 한숨이 터져 나온다. 재즈싱어의 모습을 너무나도 훌륭하게 소화해 냈고 누구라도 그녀에게 흠뻑 빠져들 만큼 매력적이었는데도 말이다. 그만큼 그녀가 우리 곁을 떠났다는 사실이 안타깝고 앞으로도 인정하기 어려울 것이다.

 

이은주에 대한 모든 것을 담은 이 책은 소중한 기록이자 내 책장에 항상 있을 것이다. 추모공원을 찾을 때마다 늘 순수하고 환한 모습으로 미소 지으며 반기는 그녀가 때론 야속하다. 심리적으로 힘들었을 때 조금만 더 강인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억지도 부리고 싶다. 그녀 이후 대한민국 영화계를 대표하는 젊은 여배우를 선뜻 떠올리기 어려운 현실이 그녀를 더욱 그리워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녀는 <! 수정>의 수정보다 <번지점프를 하다>의 태희를 선택했고 태희가 되었다. 그리고 나와 그녀를 지금도 기억하는 팬들은 평생 그녀를 기억하며 때론 마음 아파하는 인우의 길을 걷게 되었다. <번지점프를 하다>에서는 태희가 현빈으로 환생한 듯 인우를 흔들지만 현실에서는 그럴 일이 없을 것이다. 그래서 더 쓸쓸하다. 다시 한번 고인의 명복을 빈다. 우리는 영원히 그녀를 만났다는 것에 행운임을 느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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