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신예찬 - 라틴어 원전 완역본 현대지성 클래식 45
에라스무스 지음, 박문재 옮김 / 현대지성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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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구문학사상 고금을 막론하고 엄청난 영향을 주었다는 평가를 받는 <우신예찬>은 결코 쉬운 책은 아니다. 이 책은 저자 에라스무스가 1506년부터 3년 동안 이탈리아에 머물며 보고 들은 경험과 영국 여행 중 받은 인상과 기억을 토대로 하여 쓴 풍자 글이다. 단1주일만에 썼으며 토마스 모어에 증정하기 위함이었는데 이런 평생의 역작이 나오리라고는 에라스무스도 몰랐을 것이다. 그런데 풍자를 놓고 보면 가히 천재적인 문장력이 아닐수 없다.

에라스무스는 어리석은 여신(우신)인 모리아를 통해 스스로 똑똑한 줄 아는 진짜 바보들을 비판한다. 철학자와 신학자의 무의미한 논쟁과 성직자의 위선은 그의 펜앞에선 무사할 순 없다. 또, 특히 교회의 온갖 악습에 대한 고발은 종교계를 긴장시키는 풍자로 충분하다. 그리스·라틴 문학과 철학은 물론 성경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출처에서 인용한 우화와 상징은 현란함을 넘어 그의 천재성에 새삼 놀라게 만든다. 만일 조선왕조사에서 유명한 예송논쟁을 에라스무스가 봤다면 어떤 풍자와 고발이 나왔을지 궁금하다.

에라스무스의 영향을 받은 문장가는 한둘이 아니라고 한다. 돈키호테의 세르반테스, 영국문학의 정수 셰익스피어에게 영향을 주었고 미셸 푸코도 '광기의 역사'에서 '하찮은 일을 심각하게 다루는 것보다 더 어리석은 일이 없고, 하찮은 것들을 가지고 진지한 일에 도움이 되게 하는 것보다 더 재치 있는 일이 없다.'는 표현을 통해 에라스무스에 대한 오마쥬(?)를 했다.

제일 흥미로운 점은 하늘나라에서 죄의 용서가 오로지 어리석음에만 주어지며, 지혜로운 자들은 용서받지 못할 것이라는 부분은 역으로 성서의 가치를 인식시킨다. 그가 왜 종교개혁에 집착했는지도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이다. 고전의 힘은 시대를 넘어 여전히 독자들을 아우르는 명석함과 제대로 된 지적수준의 활용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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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의 얼굴 - 우리가 몰랐던 난세 영웅들의 또 다른 얼굴
임채성 지음 / 루이앤휴잇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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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중국 공산당의 전횡 때문에 중국이 세계 대부분의 국가들로부터 비호감 대상으로 전락했지만. 역사상 동양사상의 근원이자 아시아 문화권의 맹주로서 오랜 영향력을 끼친 점은 부정할 수 없을 것이다. 특히 유구한 역사 속에 등장하는 많은 인물들의 모습은 소위 리더십을 연구하는 이들에게 좋은 교훈이 되고 있다. 특히 난세에서 오로지 생존을 위해 모략과 술수를 견뎌내고 때로는 모략과 술수를 지어내는 인물들의 군상은 많은 시사점을 갖게 한다.

 

리더의 얼굴은 춘추전국시대부터 위(), (), ()로 대변되는 삼국시대에 이르기까지 900여 년을 포함해 당, , , 청 등 중국 통일왕조의 황제와 권신들을 등장시켜 그들의 삶 전체를 관통하는 처세의 핵심을 들여다 본다. 저자는 특히 리더들의 처세에 가장 중요한 판단근거로 삶의 변곡점을 주목하라고 조언하며 많은 역사적 인물을 사례로 내세운다. 삶의 중요한 순간에 어떻게 행동했느냐에 따라 참모습을 알 수 있다고 한다.

그리고 승자의 관점에서 쓰여진 역사서만으로 리더를 해석하는데는 한계가 있음을 절감하고 삶의 변곡점에서 그들이 어떤 행동을 했는지 들여다보고 이를 통해 그들의 인간 됨됨이를 해석하고 설명한다. 일례로 진시황과 조조의 역사 속 모습은 폭군, 간웅에 지나지 않았지만 현대에 들어서 새롭게 재조명되고 그들의 실상을 다시 알게 되는 것에 대해 저자는 긍정적인 일이라고 생각한다.

진실에 가까운 영웅들의 삶을 찾아가는 이 책이 지금까지 알려진 모습과 다른 진면목을 파악하는데 이 책이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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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이 조조에게 말하다 1 - 살아남는 자가 강한 자다 심리학이 조조에게 말하다 1
천위안 지음, 이정은 옮김 / 리드리드출판(한국능률협회)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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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 나관중의 삼국지(정확히 삼국지연의) 만큼 많은 문학가들에 의해 다시 해석되어 출간되거나 삼국지 인물을 대상으로 새롭게 재해석해 접근하는 책들이 무궁무진한 것도 유사한 사례를 찾기 어려울 것이다. 그만큼 삼국지는 중국 역사에서 상당히 매력있고 그들의 치열한 음모술수와 목숨을 걸고 싸우는 전쟁은 수천년이 지난 지금 현대인들에게도 충분히 반면교사로 삼을 만한 책이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단순히 역사적 사건을 재해석하는데 그치지 않고 등장인물들의 당시 행보를 토대로 어떤 심리상태였을지 추론하는 시도도 독자들의 관심을 끈다.

<심리학이 조조에게 말하다1 : 살아남는 자가 강한 자다>는 삼국지 주요 인물 조조, 유비, 제갈량, 사마의 등을 현대 심리학으로 읽는 삼국지인물 열전 시리즈의 첫 번째 책이다.

조조는 삼국지에서 간웅으로 이미지화 됐지만 정치, 군사 뿐만 아니라 건안칠자에 속할 정도로 뛰어난 문재(文才)를 가졌던 천재였다. 그가 온갖 군벌이 난무하는 난세에 살아남기 위해 몸부림치고 결국 위나라를 세우는 압도적인 성과를 얻기까지 많은 사건들이 있었다.

 

특히 왕윤과 의기투합해 역적 동탁을 제거하려 했던 일과 쫓기는 와중에 여백사 가족을 몰살시킨 사건 등은 혼탁한 세상에서 얼마나 냉정하고 때로는 비정한 인물인지 보여준다. 이런 과정에서 조조가 가졌을 심리상태를 이 책은 찬찬히 분석하고 유추한다. 마치 근대 고고학에서 탄소14를 이용해 유적이나 유물의 제작 시기를 분석하는 일처럼 말이다.

 

앞으로 이 시리즈는 조조에 이어 제갈량, 관우, 유비, 손권, 사마의 순으로 발간된다고 한다. 과연 심리학이 역사 연구의 또다른 도구가 될 수 있을지 궁금해 진다. 이 책만으로는 접근방식의 신선함과 타당성 측면에서 상당히 유의미한 결과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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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가올 미래, 부의 흐름
곽수종 지음 / 메이트북스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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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적 처음 갖게 된 반도(민물고기를 잡는 어망)를 가지고 의기양양 집 근처 개천에 나가 붕어를 잡겠다고 연신 그물을 개천가 수풀 밑에 쑤셔 넣은 적이 기억난다. 하지만 매번 송사리만 나올뿐. 낙담한 내게 형은 고기들이 헤엄쳐 다니는 주요 길목에 반도를 깊숙이 꽂고 반대편에서 물장구 치듯 몰고 오면 된다고 했다. 결과는 대성공 붕어는 물론 생각지도 못한 민물가재 까지...소위 대박을 친 것이다. 그렇다. 물고기의 오가는 길은 흐름이다. 그 흐름을 가로 막고 구함을 다한다면 꼭 물고기만 잡는 법은 아니리라.

 

돈도 마찬가지. 돈의 속성과 흐름을 알면 험난한 세상 탓을 하기 전에 충분히 위험을 회피할 수 있고 돈도 벌수 있다. <다가올 미래, 부의 흐름 돈의 흐름을 아는 사람이 승자다>는 바로 그런 의미에서 우리가 눈여겨 보고 충고를 오롯이 간직해야 할 좋은 출판물이 아닐 수 없을 것이다. 경제전망 등 거시경제는 물론 미시경제까지 해박한 지식과 분석능력을 바탕으로 제대로 된 향후 경제의 움직임을 예측해 온 저자(곽수종 교수)의 이번 신작은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시작된 글로벌경제위기가 러시아vs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심화되면서 여전히 안갯속을 헤메는 주요 국가들의 경제상황을 상수로 어떻게 자신의 자산을 보호하고 최대한 돈을 벌 수 있을지 경제분석 측면에서 바라본 책이다. 저자는 우선, 돈의 흐름에 주목한다. 하지만 일반 독자들이 돈의 흐름에 주목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지만 정작 뭘 주목해야 할지 어려운건 또 사실. 이에 대해 저자는 분명하게 금값의 변화를 들여다 보면 된다고 정의한다. 금값의 변화가 결국 돈의 가치의 향방을 결정하고 이 방향이 가늠되면 주식 또는 채권, 현금보유의 타당성, 차라리 부동산이 나을지 판단하는데 유용한 지표가 될 것임을 의심치 않는 책이다.

 

솔직히 뉴스, 유튜브, 블로그 등 온갖 플랫폼을 통해 경제정보의 접근이 그 어느 때보다 편리해진 것은 사실이나 그 반대로 변별력 또한 많은 것을 요구하는 시기이기도 하다. 그리고 그 결정에 대한 책임과 댓가는 가혹할 것이다. 그렇기에 주저한다면 난 주저없이 이 책을 참고서로 삼으라고 감히 권하고 싶다. 개인적으로 올해 읽은 책들 중 Top 10안에 꼽고 싶을 정도로 유용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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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머노믹스 - 경제학에도 인문학이 필요하다
디드러 낸슨 매클로스키 지음, 박홍경 옮김 / 세종연구원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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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서브프라임 모기지론 부실로 촉발된 미국발 경제위기가 유럽을 휩쓸고 브라질 등 신흥국 경제를 박살내자 금융자본주의의 폐해를 주장하는 많은 이들이 자본주의의 상징 월스트리트를 성토하며 기존 경제학의 문제점에 대해 진지한 고민을 시작했다.

오직 수요공급곡선을 통해 가격결정이론을 도출해 내고 수리적 접근 방식으로 경제를 바라보던 기존 주류 경제학은 심각한 비난에 봉착했고 이를 극복할 마땅한 대안 조차 없는 상황이 찾아왔다.

 

수학적 분석툴에 염증을 느낀 경제학자들이 이의 보완책으로 관심을 가진 행동경제학 등 경제분석 이론은 이해보다 관찰을 중시하는데 이 또한 심각한 문제점을 갖고 있다고 주장하는 경제학자들이 많다. <휴머노믹스>는 이처럼 행동경제학에 반대하는 입장에 선 저자가 경제학에 인문학적 요소를 가미해 인간 행동에 대한 종합적 이해에서 출발하는 책이다.

 

, 인간의 의사결정이 반영되는 경제학에서 수학적 분석을 넘어 행태주의에 대한 연구만으로는 부족하며 윤리학, 수사학, 철학 등 모든 학문을 아우르는 종합학문으로 탈바꿈해야 한다는 것이 이 책의 요지다. 인문학적 소양을 키우고 인문학에 더욱 더욱 겸허하게 접근하고 자유와 창의성을 포용해야하는 것이 휴머노믹스의 요체인 것이다.

 

지금 생각해보면 세테리스 파리부스(다른 모든 조건일 동일하다고 가정하면)로 시작하는 경제이론은 출발부터 한계를 인정하는 것이 아닐까 싶다. 조건이 동일하다는 가정부터 제한적인 분석임을 전제하는 것이고 인간은 이성적인 존재라는 것은 현실과 아주 동떨어진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인문학적 요소가 담긴 휴머노믹스가 관심을 받고 인정받아야 할 이유의 출발도 명확해 지는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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