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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국가를 생각하다
토드 부크홀츠 지음, 박세연 옮김 / 21세기북스 / 2017년 4월
평점 :
대한민국은 중대한 기로에 놓여 있다. 애초에 돼서는 안 될 두명의 전직 대통령이 야기한 정치, 경제, 외교상황은 그야말로 최악이다. 오래되어 온 지역감정 조장은 해결은커녕 자신들의 정치적 이익과 기득권을 위해 교묘히 이용해 왔으며 한동안 국제적인 창피함을 유발시킨 비선실세의 국정농단은 국가를 만신창이로 만들었다. 개개의 존재는 미약하지만 하나로 모였을 땐 그 어떤 힘보다더 더한 위력과 상징성을 발휘하는 촛불은 대통령을 퇴진시켰고 새로운 대통령을 선출하며 희망이 꺼지지 않았음을 확인하려 한다. 하지만 녹록치 않은 주변 정세는 새로운 대통령을 시험에 들게 한다. 북쪽 철없는 젊은 수괴는 끊임없이 핵으로 위협하고 있으며 사드배치로 중국은 여전히 우리를 불편하게 한다. 일본은 전대통령이 저지른 과오를 빌미로 계속 위안부합의 이행을 종용하고 있다. 우방이라는 미국은 말할 것도 없다. 트럼프는 미국 우선주의를 기조로 한미 FTA재협상은 물론 북한의 핵위협을 해소하기 위해 군사적 조치도 거론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우리는 지금 대한민국이라는 공동체의 정체성은 물론 발전 방향에 대한 점검과 현명한 대처가 필요한 시점이다. 이는 역사에서 시사하는 바를 교훈 삼는 것도 중요할 것이다. 과거 세계사에서 부유하고 강력한 국력을 자랑하던 국가들의 흥망성쇠를 들여다 보면 우리가 경계해야 할 점들을 발견할 수 있기 때문이다. 비록 우리가 서구 선진국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기는 다소 부족할지 몰라도 개발도상국에서는 벗어난지 오래다. 하지만 이미 선진국과 개발도상국 사이에 낀 ‘넛크래커’현상에 빠지면서 길을 잃고 있다. 여기에 앞서 말했듯이 나와서는 안 될 2명의 대통령이 저질른 실정으로 소위 ‘골든타임’을 잃었다는 비관론도 나오는 상황에서 그래도 피해를 최소화할 마지막 시점이 아닐까?
이런 상황에서 <다시, 국가를 생각하다>는 <죽은 경제학자의 살아있는 아이디어>라는 경제사에 대한 통찰을 담은 역작을 통해 익히 알려진 저자가 정치, 사회학적 측면에서도 만만치 않은 식견을 나타내는 책이다. 저자는 이 책에서 부유했던 나라가 활력을 잃고 쇠망하는데 다섯가지 원인을 지목하고 있다. 역사 속 부유한 국가들은 출산율 하락, 국제무역의 활성화, 부채 증가, 근로 윤리의 쇠퇴, 애국심의 소멸이라는 다섯 가지 번영의 대가를 치르며 분열과 파국의 길로 들어선다고 분석한다.
여기서 이미 출산율 하락, 부채증가, 근로 윤리의 쇠퇴 등은 이미 우리의 현실에서 흔히 나타나고 있다. 번영의 대가가 벌써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물론 이 원인들에 대한 근거가 우리와 다소 다를 수 있지만 분명 국가의 발전에 있어 높은 출산율 유지를 통한 인적자원 확보와 부채 감소를 통한 경제활력 유지는 필수적인 사항일 것이다. 그리고 근로윤리의 쇠퇴와 다소 다를지 몰라도 정규직과 비정규직간 노노갈등의 확산은 또다른 사회갈등을 야기하면서 위기를 내재하고 있다.
저자는 이러한 위기에 대한 해법으로 역사적 교훈을 공유하고 현명한 지도자를 선출, 모두가 이러한 위기상황을 극복하는데 힘쓴다면 충분히 가능하다고 전제한다. 저자는 특히 리더의 역할을 강조한다.
당연하겠지만 역사에 나오는 훌륭한 리더들을 거론하면서 그들이 후세에 길이 기억되는 것은 바로 위기상황에서 국가를 수습하고 국민들을 훌륭히 영도했기 때문이란다. 그들의 덕목과 자격은 우리가 앞으로 기억해야 한다.
우리는 새로운 지도자 문재인 대통령을 선출했다. 이제 그의 지도자로서 품격과 리더십에 기대해 위기를 돌파해야 할 상황이다. 물론 앞선 대통령보다 절대로 못할 리는 없을 것이다. 그래도 우리는 그에게 새로운 희망을 봤고 함께 걸어가야 한다. 그리고 이 책은 그의 리더십을 확인할 때 중요한 기준이 될 것이다. 꼭 읽어 보길 권한다. 개인적으로 올 해 읽었고 앞으로 읽을 책들 중에 반드시 열손가락 안에 들어갈 책임을 확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