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진지함으로 말하라
리 시걸 지음, 이종인 옮김 / 세종(세종서적)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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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지함이란 단어가 주는 느낌을 솔직하게 생각해보자. 위선? 교만? 가증스러움? 이 서평을 쓰는 내가 꼬인 성격일지 모르지만 진지하게 얘기할 때 그 상황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상대방은 속칭 진지털고 자빠졌네라는 비속어를 쓰며 경멸조로 반응할 것이다. 그만큼 사회가 경박해지고 속물스러워졌다는 한탄도 마냥 과장됐다고 하긴 어려울 것이다.

 

그렇다면 진지함이 왜 이리도 홀대 받고 있을까? 진정한 진지함을 회복하는 길은 없을까? <이제 진지함으로 말하라>의 저자 리 시걸은 대의민주주의 사회에서 과거에는 각 분야에서 진지하게 자신만의 세계를 구축해 나간 이들을 쉽게 볼 수 있었으나 어느새 아마추어적인 사이비들에게 점령당한 정치와 문화 분야가 현대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진단한다.

 

진지함에 필연적으로 반진지함이 나타나기 마련인데 반진지함의 출현으로 그치지 않고 다시 진지함으로 돌아가야 하는데 현대는 그러지 못하다 보니 모든 분야의 권력의 위치에 그러한 경박한 반진지함의 소유자들로 채워져 있다고 저자는 일갈한다.

 

그리고 반진지함만을 가진 이들이 주류로 대접받는 사회는 결코 건강하지도 변화시킬 수 있지도 않다고 지적한다. 진지함으로 위장한 채 위선과 허풍으로 살고 있는 이들의 반진지함이 가져다 줄 해악은 진지한 척 하는 행동으로 속아 넘어가는 이들이 많기 때문이다.

 

비단 진지함에 대한 통찰이 미국만의 사례고 문제일까? 결코 아니다 우리 정치판도 더하면 더했지 덜하지 않는 반진지함을 갖고 있다. 그리고 더 심하게 진지함으로 포장해서 우리의 눈과 귀를 차단하고 있을 것이다. 미국을 들여다 보는 기제로서 진지함을 이용하고 있지만 있는 그대로 우리에 적용해도 전혀 생소하게 느끼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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