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들의 밥그릇 - 잘 나가는 재벌들, 그 뒤에 숨은 불편한 진실
곽정수 지음 / 홍익 / 201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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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로벌경쟁이 가속화 되면서 한 기업의 흥망성쇠는 그 기업이 속한 국가의 국민경제에 미치는 타격이 만만치 않게 되었다. 미국이나 중국, 유럽 등 세계 500대 기업 리스트에 무수히 많은 글로벌기업을 올린 국가들이야 반드시 그렇지 않겠지만 삼성, 현대자동차와 같이 소수의 기업만이 극심한 경쟁속에서 외로이 싸운다면 말이다.


 이러한 경제상황에서 삼성, 현대와 같은 재벌들에 대한 날 선 비판은 과거와 달리 논란에 빠지게 되었다. 경제지를 위시한 주류 언론에서는 재벌들이 국제시장에서 거둬들이는 경제적 효과에 대한 찬양일색의 나팔수를 자임하며 열심히 언론플레이를 한 결과이기도 하지만 마치 삼성이 망하면 나라가 망할 것처럼 겁을 집어먹는 이들이 늘어나면서 재벌 개혁에 대해서는 날이 무뎌지기 시작한 것도 사실이다. 물론 삼성, LG등이 무너질 경우 미치는 악영향은 상상조차 하기 싫은게 사실이다.


 하지만 이러한 대표기업들이 가진 글로벌 경쟁에서의 생존에 대한 당위성 뒤에 숨은 불편한 진실마저 외면해서는 안된다. 바로 이런 점을 주목하여 문제제기를 통해 해결책을 제시하는 책이 나왔다.

<재벌들의 밥그릇>은 바로 재벌이 어떻게 국내 경제의 양극화를 심화시키고 중소업체들을 빈사상태로 몰아 넣음으로서 자신들만의 이익을 축적해 가는지를 다양한 사례와 반복적인 지적을 통해 신랄하게 비판한다.


글로벌 경쟁의 가속화와 2007년 금융위기로 촉발된 경제상황의 악화는 오랜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며 백년기업을 꿈꾸던 세계 유수의 기업들을 하루아침에 나락으로 떨어 뜨렸다. 국내 재벌기업 역시 더 이상 성장의 난관에 봉착하게 되었고 이를 타개하기 위해 집요하게 요구하는 중소 하도급 거래업체에 대한 납품단가 인하 압박과 국제 원자재 가격 급등에 따른 납품단가 연동 방해행위로 원가절감에 성공하면서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율의 급격한 신장을 시현하게 된다.


이는 부품공급을 담당하는 중소업체들로 하여금 양질의 인력충원과 기술개발을 위한 최소한의 이익률인 5%이하를 넘어 마진율 제로를 강요하는 수요독점적인 재벌의 강압에 도산의 위기에 빠지게 된다고 저자는 지적한다.


이러한 폐해를 타파하기 위해 동반성장위원회를 설치, 운영하면서 대중소기업간 상생을 지속적으로 유도, 권고하지만 아직은 요원하기만 한 것이 답답하다고 저자는 개탄한다.


이처럼 재벌의 중소하청업체 목 죄이기를 통한 이익창출은 결과적으로 고용률이 높은 중소기업들의 고용창출과 이익의 공유에 따른 전반적인 국민경제 향상에 방해가 된다. ‘고용 없는 성장’이란 무서운 현실이 나타나는 것이다.


이 책은 이러한 문제점을 다양한 사례와 도표, 통계를 통해 독자들을 설득시키고 폐해를 각인시킨다.


<재벌들의 밥그릇>은 비판에만 그치지 않는다. 포스코의 4조 2교대 등 교대조 확대를 통한 직장 내 평생학습 강화와 경쟁력 제고를 핵심으로 하는 뉴패러다임 경영혁신 모델은 노사는 물론 국가 경제적으로도 상생의 성과를 낳고 있다고 언급한다.


노사갈등, 비정규직 남용, 불공정 하도급거래 문제를 해결하여 상호 이익을 추구하며 새로운 성장동력까지 확보하는 ‘플러스 게임’을 위한 저자의 이 책이 많은 독자들의 호응 속에 재벌들에게도 훌륭한 고언이 되길 바라마지 않는다. 재벌들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 궁금해진다. 물론 씨알도 안먹히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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