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에서의 하룻밤 - 캠핑 장인 김민수의 대한민국 섬 여행 바이블
김민수 지음 / 파람북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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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연이란 새삼 대단하다는 생각을 하곤 한다. 경기 북부의 휴전선이 국토 남단보다 훨씬 더 가까운 중소도시에서 태어난 내가 저 바다 넘어 작은 섬에서 태어난 여자와 맺어지리라고는 상상조차 하지 못했었다. 그런데 청춘의 시기에 서울에서 만났고 또 당연하다는 듯이 백년 가약을 맺었다. 그렇게 해서 시작된 처갓집 방문은 작은 섬으로의 여행이었고 돌아보면 그 어떤 것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하면서 아름답고 애틋한 추억이 24년째 쌓여가고 있다.

 

내 아내는 고향이 섬이다. 이국적인 미모에 반해 대시했는데 고향이 섬이라고는 상상조차 못했다. 그렇게 연애를 시작했고 찾아간 섬은 설레임과 동시에 온갖 싱싱한 해산물을 먹을 수 있는 즐거움을 맞이하게 되었다. 첫날 밤...일렁이는 파도에 너울거리며 멀리 보이는 어선의 등불과 짭쪼름한 바다 내음은 방파제에 앉아 마시는 소주가 달콤할 정도로 힐링 그 자체였다. 뜨거운 태양아래 섬 바위에서 낚시대를 드리우며 잡는 감성돔과 희열은 모 방송국에서 방영하는 도시어부들의 짜릿함에 절대 꿇리지 않았다.

    

그 추억을 그대로 담은 채 도시 속에서 살아가는 내게 <섬에서의 하룻밤>이라는 책은 새로운 설레임이었다. 우선 저자가 반드시 1박을 묵고 가는 섬들 중에 엄선한 책이라는 점에서 내 개인적인 경험과 어떤 부분에서 차이가 있을지 궁금했고 두 번째는 두 딸아이 입시 때문에 3년간 가지 못했던 처갓집이 이 책에서 소개된다는 점이었다. 처음에는 섬이 주는 아름다움이나 매력이 다 거기서 거기 아니겠나?’싶었다. 그래서 이 책을 펼치는 독자들 중 상당수는 그런 마음으로 책에 다가갈지 모른다. 하지만 저자는 우리 국토 곳곳에 위치한 섬들을 찾아서 그 섬들만이 가진 매력을 텍스트에 충분히 담았고 사진으로 아쉬움을 달래 주기에 충분했다. 역시 3년 동안 가지 못했던 친정의 모습을 사진으로 바라보는 아내의 눈시울도 붉어짐을 느꼈다. 외갓집 섬이 나온다는 신기함에 싱글벙글 웃는 두 딸아이의 모습도 즐거웠고....

    

여행 정보와 별미, 특산품을 소개하는데 그치지 않는다. 저자의 글 속에는 섬에 대한 따뜻한 시선을 느낄 수 있으며 섬을 일상의 터전으로 삼아 살아가는 이들을 바라보는 시선 역시 친근하기 그지 없다. 물론 모든 섬이 다 애틋함만으로 느끼기에는 문명의 장난이 어린 경우도 많다. 그걸 저자도 부인하지 않는다. 있는 그대로의 시각, 뭔가 치장하고 꾸미려는 시선보다 그대로 바라보면서 동시에 담담하게 그려내는 모습을 누구보다도 난 처갓집에서 느꼈던 감정과 같은 곳을 바라보기에 공감할 것이다.

섬을 관광의 목적만이 아니라 좀 더 삶을 여유롭고 차분하게 바라보고 싶다면 꼭 읽어보시기를 권하고 싶다. 특히 저자가 붙여 준 치유의 섬’...꼭 가보시기를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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