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한 문장
장훈 지음 / 젤리판다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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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엔 실망했다. 물론 급한 성격을 갖고 있는 내 특성 때문이지만 이 책을 <대통령의 글쓰기>로 유명한 강원국 전 연설비서관의 추천이 있었기 때문에 긴 고민 안하고 읽기로 결심했었다. 하지만 책 내용을 대략 훑어보니 내가 생각하던 글쓰기에 대한 책과는 거리가 멀었다. 아니 한참 멀었다.

 

하지만 일산에서 인천까지 대중교통으로 도시의 일상을 글로 남기고 싶어 매일 한편씩 쓴 글이 100편이 되었고 그 글은 저자 본인의 감성을 고백하고 가족사와 고 노무현 대통령을 모시던 시기의 연설비서관으로서의 애환을 내비치면서 소회와 함께 글쓰기에 대한 저자의 원칙, 기준, 신념 등이 설명되자 오해는 풀린다.

 

그리고 짧은 글들 속에 드러나 있는 글을 쓸때의 마음의 중요성, 그리고 온갖 감정에 휩싸여 과장하고 부풀린 단어들로 가득한 글을 볼 때 단어 본연의 뜻은 물론 무게와 부피, 파장을 이해하지 못한 채 탄생한 실패한 글에 안타까워하고 글쓰기는 결국 성찰이고 성찰의 핵심은 솔직히 보기라는 설명에서 출근길 일상의 소회를 담았지만 그 짧은 표현 속에 글쓰기를 어떻게 해야 할지 조언하는데서 절제되고 간결한 문장의 힘을 느끼게 해준다.

결국 강원국씨의 <대통령의 글쓰기>와는 또 다른 방식으로 글쓰기를 설명하는 힘은 다르지 않다.

 

사족을 붙이자면 아쉬운 부분은 어공(어쩌다 공무원, 별정직 특채 공무워)인 저자를 드러내기 위해 늘공(늘 공무원, 공채 공무원)과 비교하는 부분이다. 어공은 마치 복지부동의 관료사회에 신선한 충격과 자극을 주는 존재인양 찬양하고 늘공은 관료주의에 물들은 수동적인 조직과 인적자원으로 비춰지게 하는데 어공이 기존 틀을 자신의 입맛대로 바꾸려다 이도저도 아닌 결과를 낳는 경우도 많이 봤기 때문에 인정하기 어렵고 또 늘공 역시 치열한 고민과 업무 열정으로 낮은 처우에도 불구하고 열심히 일하는 공무원들을 많이 봐왔기 때문에 받아들이기 어려운 것은 사실이다. 이런 부분은 큰 틀에서 넘긴다면 많은 부분에서 글쓰기에 대한 독자 개개인의 생각을 바꾸고 받아들이기에 어렵지 않은 노하우를 설명하고 있어 충분히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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