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인지법(觀人之法), 사람을 보고, 쓰고, 키우는 법 - 사람을 알면 세상을 얻고, 알지 못하면 세상을 잃는다
임채성 지음 / 홍재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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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장으로 직원을 관리하면서 정말 많은 것을 배우고 또 실패하고 후회한다. 최근에는 업무능력이 현저히 부족해 부득이 해고할 수밖에 없을 정도로 타 직원들의 원망의 대상이 되고 있는 한 직원의 거취를 어떻게 해야할지 고민에 빠져 있다. 자괴감이 든다. 내가 이렇게 사람 보는 눈이 부족했단 말인가? 이 직원으로 인해 피해와 스트레스를 받은 직원들에게 머리 숙여 사과하고 책임을 지려 하지만 동일한 일이 반복되서는 안되기에 무언가 내가 가진 인재관에 대한 근본적 리셋이 필요하다.

 

삼국지의 인물중 가장 인기가 많은 제갈량은 역사적으로 탁월한 전략가이자 촉한을 혼자 이끌어 나갈 정도로 빈틈없는 행정가로 인정받지만, 군사전술면에서 역량은 라이벌이었던 위나라의 사마의에 미치지 못한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런 근거에는 물론 사마의가 역량을 충분히 펼칠 수 있을 정도로 위나라에 출중한 인재들이 많은데다 도저히 경쟁할 수 없는 국력의 차이도 크다. 하지만 백제성에서 못난 아들 유선을 맡기며 운명하는 유비가 제갈량을 넘어서는 제왕의 면모를 갖춘 점은 바로 마속에 대한 시각에서 드러난다. 그리고 마속에 대한 유비의 평가와 예상은 정확했음이 드러난다. 제갈량은 마속을 장차 자신의 후계자로 꼽았고 첫 번째 기산 진출을 통한 북벌에 나설 때 가장 중요한 가정 지역의 수비를 맡겼지만 결과는 대실패였다. 그리고 어찌 보면 촉한의 위와의 결전은 이미 끝장나 버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제갈량이 인재를 보는 눈은 비교적 정확했지만 마속만큼은 틀렸고 유비와의 차이가 결국 국운을 갈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것이다. 천자를 끼고 제후를 호령하는 것은 조조가 차지했고 풍부한 물산(物産)을 자랑하는 지리적 이점은 강동의 손권에게 있다면 결국 유비는 인재를 확보했어야 했는데 그게 결국 그의 사후 발목을 잡은 것이다.

 

그렇다면 어떤 인재를 찾아야 할까? 어떻게 필요한 인재인지 찾아낼 수 있을까? <관인지법-사람을 보고, 쓰고, 키우는 법>은 바로 그런 현실적 고민과 해법을 찾기 위해 읽은 책이다. 이 책은 5천년 지혜를 가진 동양 고전을 공부하고 참고해 온 저자가 과거의 사례를 반면교사 삼아 인재경영의 실체를 파악하고 독자에게 설명해주는 책이다. 국내 굴지의 글로벌기업 삼성의 창시자인 고 이병철회장은 직원 채용시 옆에 역술인을 대동할 정도로 중요시 여겼다고 한다. 그만큼 하나의 훌륭한 성품과 굳은 의지, 추진력을 가진 인재의 유무는 기업의 명운을 가를 정도임을 깨달았기 때문일 것이다.

 

저자가 동양고전에서 찾은 인재활용법은 4단계라고 한다. 어떤 사람이 진정한 인재인지 알아야 하고(知人), 알았으면 쓰고(用人), 쓰되 소중하게 써야하며(重用), 일단 썼으면 믿고 맡겨야 한다(委任)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4단계를 근거로 동양사에서 나타난 인재경영의 성공과 실패 사례를 통해 자신의 주장을 설득력있게 전달한다. 4단계는 개인적으로 어느 정도 알고 있다. ‘일단 믿었으면 쓰되 절대 의심하지 마라는 가르침은 저자의 4단계 인재활용법과 큰 맥락에서 동일하기 때문이다.

 

물론 이 책의 조언이 모두 맞는 것은 아닐 수 있다. 잘생기고 번지르르한 말에 현혹되지 않아야 하지만 반대로 외모만으로 판단하지 않겠다는 기계적 인재 선정 기준이 결코 맞는 바는 아닌 경우도 있다. 개인적으로 최근 골머리를 앓고 있는 여직원은 외모보다도 차분한 성격에 후한 점수를 주었지만 결과적으로 우리 조직에서 원하는 업무능력과는 거리가 멀었음을 뒤늦게 깨달았기 때문이다.

 

지엽적인 예외상황을 감안하더라도 이 책에서 인재활용법은 어찌보면 리더들이 가장 잊지말고 기억해야 할 원칙일 것이다. 나 역시 이번 일을 교훈삼고 이 책을 통해 끊임없이 인재를 찾는 공부를 게을리하지 않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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