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국지의 영웅 조조 - 책 읽어드립니다, 삼국지에서 유비를 압도한 용병술과 리더십
장야신 지음, 장윤철 편역 / 스타북스 / 2020년 2월
평점 :
품절


동서양을 막론하고 남녀노소를 떠나 오랜 세월 독자들의 사랑을 받아 온 <삼국지>는 나관중의 소설에 대한 평역 못지 않게 조조, 유비, 제갈량, 사마의 등 역사적 인물을 포커스로 삼아 그들의 성공요인과 차별점을 다룬 서적들도 끊이지 않는다. 그만큼 그들의 삶이 치열한 경쟁과 약육강식의 냉혹한 현실 속에서 승리한 요인들이 현대인들에게도 드라마틱한 매력 못지 않게 군사, 기업경영, 인재활용 등 다양한 분야에서 레퍼런스하는데 충분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위왕 조조가 있다.

 

<삼국지의 영웅 조조>은 비록 사마의의 손자 사마염에게 왕조를 찬탈당하지만 왜 조조가 유비의 촉한과 손권의 오나라를 압도할 수 있었는지 그 성공요인을 되짚어 보는 책이다. 삼국지를 통한 사실도 있지만, 역사적 사실에 기반해 그의 정치, 군사, 행정, 인적자원의 활용 등 다방면에서 탁월했던 역량을 설명해 준다. 저자는 조조가 치열한 무력투쟁의 시기에 가장 중요한 점은 바로 누구보다 먼저 능력있는 인재를 구하고 적재적소에 활용했다는 점을 강조한다. 물론 인재를 활용하는데 있어서 조조 자신의 노력과 인재를 담아낼 수 있는 관용등이 남달랐음은 중요한 부분이다. 허유, 심배, 전풍, 저수 등 참모의 역량과 안량, 문추, 장합 등 장수의 경험 측면에서 결코 조조보다 부족하지 않았지만 우유부단하고 정치, 군사적 상황을 냉철하게 분석하는데 부족했던 원소는 조조에게 패해 멸문지화를 피하지 못했다는 점은 조조가 그만큼 뛰어난 인물이었음을 방증한다.

 

삼국지는 유비, 관우, 장비 세명의 의형제를 중심으로 후한말 어지러웠던 군웅할거의 시대를 묘사한 책이다. 물론 실제와 다른 부분도 있지만 등장인물은 모두 실존 했던 인물들이다. 나관중 <삼국지>의 주인공은 유비와 제갈량의 군신관계를 중심으로 하는 촉한정통론이다. 그러다 보니 위의 조조와 오의 손권 등은 상대적으로 조연에 머물며 심지어 조조는 악인의 이미지까지 덮어 쓴다. 물론 세월이 지나면서 조조에 대한 재평가는 충분히 이뤄졌고 지금도 현재 진행형이다.

 

삼국시대에 있어서 가장 뛰어난 재능은 군사, 정치, 행정, 문학·예술 등의 모든 면에서 조조한테 속칭 몰빵되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무너지는 한왕조를 부흥하려는 명분으로 뭉친 유비와 제갈량에게서 심리적 동정심이 생길진 몰라도 유비의 인과 덕에 기반한 리더십은 그 자체로 제국을 창건하는데 충분한 자질을 갖췄다고 평가 받을 순 있어도 조조와 비교한다면 한참 뒤처짐을 피하진 못할 것이다. 이미 조조는 유비가 관우, 장비와 함께 의탁할 곳이 없이 떠돌아 다닐 때, 위의 기틀을 만들고 중원의 80%를 장악했다. 제갈량이 아무리 자신의 재능을 총동원해도 어쩔 수 없었던 것이 바로 위의 국력이 강했으며 굳이 사마의를 꼽지 않아도 출사표를 던진 제갈량과 그를 계승한 강유의 촉한을 제어할 수 있는 인적자원이 충분했던 것은 바로 재능에 기반한 인재 등용에 최선을 다한 조조의 노력이 후대에 와서 꽃을 피웠기 때문이다. 이 책은 왜 중국의 문학가 루쉰조차 조조에게 늘 탄복한다고 표현할 정도로 뛰어난 인물이었는지를 상세하게 설명하며 왜 유비, 제갈량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평가되었는지도 살펴 본다.

 

이 책에 나와있지 않지만 조조에게 아쉬운 점은 바로 당시 시대상황 때문에 어쩔 수 없었던, 철저한 능력위주의 인재 등용에 있다. 윤리적, 인성 측면에서 흠이 많더라도 능력이 출중하면 과감히 기용했던 용인술은 조조라는 걸출한 위인이 존재하는 시기에는 큰 문제가 없지만 그가 죽고 난 후, 유약한 황제들, 조방과 조모, 조환 등의 시기에는 충성심 보다 찬탈의 야욕을 서슴치 않았던 사마의의 두 아들 사마사, 사마소 형제들에게 능멸당하며 비참한 최후를 갖기 때문이다. 그런 면에서 한제국을 창건한 유방의 토사구팽은 나름 이해갈만한 조치일지도 모른다.

 

개인적인 소회를 더 얘기하고 싶진 않다. 이 책은 그야말로 왜 조조가 최고의 인재였고 중국 역사상 그 어떤 위인들과도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인물인지 독자들이 충분히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해 준다. 삼국지 매니아들에게 꼭 읽어보기를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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