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은 꼭 끝까지 읽어야 하나요

책은 꼭 끝까지 읽어야 하나요? - 내 맘대로 읽어도 술술 읽히는 독서의 비밀
변대원 지음 / 북바이북 / 2019년 6월

지적 탐구의 수단이자 취미로 즐길 수 있는 독서가 어느 순간 참 힘겹게 느껴진다. 스마트폰 등 IT기기가 우리의 눈과 즐거움을 책으로부터 빼앗아간 현재는 그래서 더 독서에 대한 애착이 생소하게 여겨지기 시작한다.

여전히 학습은 책으로 하지만 그 외에 스스로 결정에 따른 독서는 거의 이뤄지지 않는다. 특히 우리나라는 연간 독서량이 세계적으로 낮기로 유명하다. 꼭 이때문은 아니지만 그래서인지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사람들을 보면 스마트폰을 들여다보는건 많아도 책을 보는 이는 거의 찾아보기 어렵다.

책을 비교적 많이 읽는 나 역시 책 읽는 시간이 줄어들고 있어 걱정이다. 직장생활의 고단함이 가장 큰 이유지만 어느샌가 책 읽기가 의무가 되어버린다는 생각에 부담을 느낀 것도 사실이다.

그렇다면 책을 어떻게 읽어야 할까? 과거 고시공부하듯 다 읽고 책을 찢어 먹어버릴까? 아니면 요약해서 중요부분만 읽을까? 그럴 경우 책 한권 다 읽었다고 자부하는데 양심에 찔리진 않을까? 어떤 독서법이 가장 나한테 적합할까?

<책은 꼭 끝까지 읽어야 하나요?>은 책 읽기, 독서에 대한 나만의 원칙과 방향을 잃어버렸거나 재정립해야 할 시기에 만나게 된 의미 있는 책이다. 단순히 책을 많이 읽어야 하고 그러면 좋을 것이란 고정관념에서 벗어나게 만들어 준 책이고 책을 읽기 시작하면 반드시 다 읽어야 한다는 강박관념도 잘못된 것임을 알려준 책이기도 하다. 그리고 결국 책을 즐겨야 한다는 것이 내가 책을 읽는데 있어서 지향해야 할 목표임을 깨닫게 해준 책이다.

이 책에서 가장 인상깊은 저자의 충고는 책을 좁게 읽으면 안목이 안생기고 넓게만 읽으면 깊이가 안생긴다는 부분이다. 실용서 위주의 책에만 천착한 나머지 안목을 키우지 못한 부분을 깨닫게 해준다. 이 책의 장점은 특히 책에 대해 어떻게 다가가고 반응해야 하는지 너무 부담가지지도 말고 그렇다고 너무 가볍게 여기지도 말 것을 자연스럽게 설명해주는데 있다. 특히 다독을 위해 너무 오버한 나머지 갖게 되는 속독이 결코 좋을 수 없다는 지적도 받아들여야 하고 내 스스로 원하는 책을 발견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점도 새삼 절감하게 한다.

책읽기의 당위성이나 필요성에 대한 근원적 물음에 빠진다면 이 책이 잃어버린 방향을 찾아주는데 가장 의미있는 역할을 할 것이다. 오랜만에 기억에 남을 책, 항상 염두에 두고 원칙을 바로 잡는데 방향이 되어줄 책을 접하게 되어 너무너무 반갑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