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마다 축제
강영숙 지음 / 창비 / 200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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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보 제 북로그에 올렸던 것입니다.
쭉 올리고 나서, 새로운 리뷰 쓸 예정입니다.

 

“나는 삶과 유리된 소설을 쓰고 싶지는 않았다. 총체적인 삶과 대면하고 있는 인간을 그리고 싶었고, 뜨겁고 격렬한 서사를 가라앉히는 쿨한 문장을 갖고 싶었다.”
"소설을 쓰면서 삶의 절박함이 창조성과 만나는 빛나는 순간을 보리라고 꿈꾼다"


-작가의 말-

첫 단편집보다 문장 면에서 섬세해지고, 더욱이 환상적 이미지는 점차 강렬해진 것을 느꼈다. 단편집의 각각 주인공들은 지루하기만 한 일상에 별다른 흥미를 느끼지 못하고 어디론가 떠나기를 희망한다. 좀더 자극적인 것을 원하고, 뭔가의 전환을 필요로 한다. 육체를 짓누르고 있는 갑갑함을 떨쳐내고 훌쩍 떠나려 했지만, 그것도 잠시, 다시 돌아올 수밖에 없다는 것을 스스로 느끼고 있음에 영원히 제자리(일상)걸음이라는 암시를 곳곳에서 던져주는 것 같다.

인물들의 내면은 한층 우울하고 일그러져서 어딘가 그로테스크해 보인다. 주변의 사물(따가운 햇볕, 말라버린 돌의 표면, 깨진 술병, 들소 떼, 고래, 상아색 쌘들)은 그러한 내면을 상징하는 장치의 구실을 하고 있다. 메말라버린 내면을 드러내거나, 소품을 뛰어넘어 자체적으로 추상적 분위기를 띄며 상황을 압도하는 것이다.

우리네 삶의 이면을 환상적 이미지에 덧씌워 때로 고통이 따를 수도 있음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경우도 있다. 그 쪽이 더욱 비극적일 것이다. 이 소설집은 우리에게 직접 사실을 확인시킨다.

소설 곳곳에서 발견되는 상징물들은 서로 연관되어 있지 않다. 또한, 이른바 일회용으로 재등장하지 않는다. 그렇기에 앞 문장과 뒷 문장의 상호관계를 따지려면 끝이 없을 거라는 생각을 한다. 문장 읽기에 꼼꼼해져야 소설에 몰입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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