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에 관한 짧은 기억 - 무라카미 류 걸작선
무라카미 류 지음, 서영 옮김 / 동방미디어 / 2003년 11월
평점 :
품절


 

 

스탠더드 재즈를 넘버를 매겨 소제목으로 하는 구성을 취하는 소설.

누구도 정확한 위치를 꼬집어 말할 수 없는 비밀스런 장소, 재즈바에서 그때, 그때 적절히 흘러나오는 노래에 얽힌 추억, 떠나간 사랑, 가슴 깊이 스며든 고통 등에 관한 짧은 기록. 이제껏 그의 소설을 읽어오면서 받았던 극단적 충격, 남다른 취향에 근접한 소설은 아니었지만, 특별히 나쁜 건 아니었고, 먹먹한 가슴을 확 풀어주는 작은 감동이 존재하기에 다소 즐거웠던 감정을 되새길 수 있다.
환상 속의 재즈바를 찾아가는 과정에서 만난 사람들의 상황과 절묘하게 맞아떨어지는 소제목이 된 노래들. 주목할 만한 특정 가사를 적어 둔 부분에서 왠지 노래를 직접 찾아서 들으며 소설을 읽는다면, 몸 속으로 파고 들어오는 특별한 감각을 느낄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라는 생각이 매번 들었다. 나중에 행동으로 옮겨 봐야지(;;)
풍성한 추억의 잔상이 표지를 덮은 후에도 오래도록 여운으로 남아 훈훈하게 해준다. 각각 사연의 아쉬움은 후에 빛나는 미래를 만들 수 있을 거라는 희망이 새록새록 솟아나 훌훌 털어 낼 수 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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