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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인로커 베이비스
무라카미 류 지음, 양억관 옮김 / 북스토리 / 2004년 3월
평점 :
품절
2004.04.20
3월 27일 구입하여 읽기 시작해 시간 나는 틈틈이 몰입해 들어갔다. 초반부터 후반까지 끝없이 빠져 들어갔지만, 정작 거의 끝 부분에 다다라서는 지루함이 흠씬 느껴져 다른 책에 빠졌다가 드디어 어제;; 완결까지 갈 수 있었다.
무라카미 류는 일본 작가 중, 자신만의 고유한 특성이 소설 곳곳에 자리하고 있는 것 같고, 충격을 많이 주는 소설을 좋아하는지라 1순위로 꼽는 작가다.(물론, 일본 작가에 한해서 말이다.) 매번, 빠지지 않는 깔끔하고 강렬한 문체는 "코인로커 베이비스"에서도 아낌없이 보여줬다. 문장 자체로는 너무나 쉽게 읽혀져 한편으로는 황당하기 그지없었다. 하지만, 결코 그 상황을 빨리 받아들이지는 못할 것 같다. 다시 말해, 건성으로 읽어서는 아무 것도 남는 게 없다는 거다. 끊임없이 자료를 수집하고 수정에 수정을 거듭해서 소설을 완성시켰다는 기분도 든다. 노력 하나만으로도 정말 존경받을 수 있는 작가인 것 같다.
3인칭 시점으로 전개해 나가는데, 심각하게 심리묘사를 풀어내지 않아도 주인공들의 심정을 충분히 이해 가능하다. 일부러 깊게 파고들지 않았다는 느낌을 받았다. 독자들 스스로 소설 집필 의도와 주인공들의 처한 상황과 주제 등등을 찾아나갈 수 있는 방향을 제시하는 것처럼.
기쿠와 하시, 두 주인공은 코인로커에서 다시 살아난 것과 자폐증에 걸렸었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고, 그에 반해서 판이하게 다른 성격을 가지고 있다. 기쿠는 인간관계에 다소 서툰 면이 있고, 하시는 인간관계에 능숙하나, 자신의 감정에 솔직하지 못하다. 기쿠는 자신의 불만을 바깥으로 표출하고, 하시는 마음 속 깊은 곳에 꼭꼭 숨겨두고, 스스로 괴로워한다. 또한, 서로에 대한 각별함을 표현함에 있어서 기쿠는 알게 모르게 하시를 위해주고, 하시는 늘 기쿠에게 의지한다. 초반부에는 이러한 상황으로 전개되지만, 중반에 접어서는 두 사람은 각자의 원하는 길을 찾아간다.
(읽을 때마다 많은 생각을 했었는데, 거의 끝나감에 따라 잠시 접고, 다른 책에 관심 가졌기에 북글을 쓰려하니, 어려움이 따르는구나=_=;;)
마지막의 "새로운 노래" 파트는 은연중에 긍정적 메시지를 상징하는 것처럼 보여서 훈훈한 감동이 느껴진다(나의 관점에서)
*2004.04.20, 교보문고 북로그에 올렸습니다.
쭉 정리하고서, 새로운 리뷰 쓸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