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레인지 데이스 - 무라카미 류 걸작선
무라카미 류 지음, 양억관 옮김 / 동방미디어 / 2003년 12월
평점 :
품절


2004.03.25

 

 

 

 


미소수프랑 비슷한 시기에 구입했었는데, 정작 평(;;)은 이제야 쓸 준비가 된 것 같다.

무력감에 빠져 제대로 된 일상생활을 영위할 수 없어 끝없이 방황하던 주인공 소리마치는 어느 날 편의점에서 12톤 트럭을 모는 소녀 준코를 만나게 된다. 그녀가 롤플레이를 즐기고, 그것에 꽤 재능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된 소리마치는 즉흥적으로 빨려 들어가듯 그녀와 영화를 만들고 싶다는 충동을 느낀다. 전체적 스토리로는 그저 지루한 시간을 흥미롭게 보낼 수 있는 구실이 될 소설일 것 같았는데, 중반쯤 접어들어 자신들의 정체성 문제로 혼란에 혼란을 거듭하는 장면은 이 소설을 쓰기 위해 얼마나 고심했는지 그 노력을 스크린에 비추듯 뚜렷이 보이고 있었다.

보통 주인공들이 보여주는 행위라던가 일상 속의 대사 부분은 별 생각 없이 무심코 읽어도, 곧바로 이해 가능하고, 상황 자체를 즐길 수 있었는데, 정체성의 혼란, 존재의식의 문제가 대두되면서부터는 머릿속에 약간의 복잡함도 생겨났고, 한 장을 넘기려면 수없이 되풀이해서 읽어야할 때도 있었다. 어떤 면에서는 나름대로 생각할 거리가 있어 좋았고, 이런 유의 소설을 즐기는 나로서는 색다른 경험이라고 말을 붙일 수도 있다.

"미소수프"보다는 그나마 시점 선택을 잘한 것 같다는 생각도 했다. 준코와의 의사소통이 가능했으니까.

절망하는 남자와 의지의 여자로 대비되는 두 사람은 각각 독립된 존재로 그들 나름대로 뚜렷한 특징을 보이며, 내 안에 살아 움직인 것 같다. 나를 끊임없이 소설에 반응하게 조종을 한 것 같다. 뭐, 그 느낌이 썩 나쁜 건 아니다(;;)


(나의)교보 북로그에 이미 올렸던 글입니다.
쭉 정리하고 나서, 새 리뷰 올리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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