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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전 리스트에 대부분 다 담아서, 이번 리스트는 올려놓고 추가할 듯해요. 김형술 시인 새 시집이 나와 무척 기쁩니다.

지난 일요일(엄청 추웠어요.T_T), 한 달 전 생긴 새 도서관에 들렀는데 추위를 잠깐 잊을 정도로 신났습니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면, 동네에서 버스로 1시간 30분쯤 가야 한다는 것입니다.T_T 환승도 해야 하고요.

그래도, 제에게 없는 책을 읽을 수 있으니 좋아요.:) 보관할 공간 문제로 더 이상 한 달에 100권 가까이 책을 살 수 없어 슬펐거든요. 전문서적은 비용 문제도T_T

 

 

 

 

 

감옥에 가기로 한 메르타 할머니

   노인을 인간으로 대접하는 대신 요양소에 격리시켜야 할 대상으로만 본다면, 그리고 힘도 욕망도 없는 존재로 여기는 이런 사회는 일자리가 없는 청년도, 불안한 삶을 이어 가는 비정규직 노동자들도 같은 취급을 할 수 있는 사회가 되기 쉽다. 남자가 아니라는 단 하나의 이유만으로 같은 일을 하면서도 훨씬 낮은 임금을 받는 여성들 역시 이런 사회에서는 줄어들지 않을 것이다. 작가 카타리나 잉엘만순드베리가 소설 《감옥에 가기로 한 메르타 할머니》에서 진정으로 하고 싶었던 말은 어쩌면 이런 말이었는지도 모른다. (옮긴이의 말)

 

 

 

 

 

 

 

사이버 스톰

  소설 『사이버 스톰』은 사이버 테러가 발생시 경우에 따라 수만 명에 이르는 인명이 사망할 수 있다는 가상의 시나리오로부터 시작한다. 소설 속에서 국제 정세는 미국이 중국과 군사적 대치 상황이며, 다양한 이해 관계가 얽힌 조직들, 러시아 갱, 이란 테러리스트, 어나니머스 해킹그룹 등의 소행으로 추정되는 사이버 테러로 인해 도시의 모든 시설이 정지된다. 수도나 가스, 전기 등 생활에 필수인 시스템이 마비되자 문명의 혜택을 받지 못하게 된 도시인들은 혹한과 눈 폭풍, 전염병 창궐이라는 자연 재해 앞에 노출된다. 결국 한계에 이른 시민들은 급기야 살인과 약탈을 자행하며 도시는 현대판 지옥도로 뒤바뀐다. 저자는 이 모든 과정을 프로그래머인 주인공과 그의 주변 이웃들 시점에서 촘촘하고도 현실적으로 그려낸다. 평범한 도시인의 일상이 서서히 괴멸되어 극한에 이르는 충격적인 과정이 미래 세계가 아닌 바로 현재를 기반으로 두고 있어, 독자들에게 더욱 더 큰 충격을 안겨주었다.

 

 

셜록 홈즈의 세계

  소설 속의 캐릭터는 작가의 머릿속에서 창조된 것이지만, 일단 세상 밖으로 나온 이후에는 하나의 ‘실체’가 된다. 그 캐릭터가 많은 사람들로부터 사랑을 받은 경우엔 더더욱 그렇다. 이야기 속에 드러난 단편적 면모들이 모여 생명력을 지닌 불멸의 존재가 되는 것, 명탐정의 대명사 ‘셜록 홈즈’는 이러한 현상의 좋은 사례이다. 많은 사람들이 ‘셜로키언’을 자처하며 셜록 홈즈와 아서 코난 도일에 대한 모든 자료를 모으고 탐구하는 작업에 매진해 온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그리고 이 책은 바로 그러한 작업의 대표적 결과물이라 할 수 있다. 디킨스, 새커리, 디즈레일리, 제인 오스틴과 같은 19세기 소설가들에 대한 많은 저작을 쓴 작가 마틴 피도는 『셜록 홈즈의 세계』에서 코난 도일과 주인공 홈즈의 일생, 홈즈가 해결한 사건의 역사적 배경, 그가 만난 인물들, 범죄자들의 정체, 탐정업의 시작과 말년의 기록들을 삽화, 관련 사진과 함께 일목요연하게 정리했다.

 

 

타르초, 타르초

l 문예중앙시선 42
  이번 시집 『타르초, 타르초』는 표제시(※타르초: 티베트 불교의 경전을 인쇄한 깃발)에서도 짐작할 수 있듯이, 현실세계 너머의 언어, 언어 바깥의 언어, 혹은 언어를 버린 이후 세계를 갈망하는 시인의 불운한 숙명을 드러내고 있다. 시인은 언어라는 존재의 사슬에 스스로 얽매인 채, 주체와 언어 사이에 내재된 어떤 불쾌한 통증을 끊임없이 감각한다. 시인에게 현실의 언어는 “입속 가득/삼켜지지 않는 혀들/삼켰다고 생각했지만 실은 뱉어버린/물컹물컹한 흉기들”(「반성」)로서 ‘가면의 언어’이며 ‘타락한 언어’이고 ‘지옥의 말’과 다름없다. 따라서 시인이 다다르고자 하는 곳은, 언어 이전의 몸, 혹은 침묵의 세계이다. 그것은 거울 뒤편의 침묵이며 언어의 한계를 넘어서는 어떤 출구이기도 하다. 이곳에는 “누구에게도 길들여지지 않는, 누구도 길들이지 못하는 강물 같은 혀, 물결 같은 말.”(「별들은 캄캄하다」)로 표현되는 전혀 다른 차원의 ‘혀’와 ‘말’이 존재할 것이다. 시인은 그 ‘성좌’에 다다르고자 한다.

 

 

나만 알고 있는 유럽의 작은 도시

- 여행기자 톰 체셔가 들려주는 소도시 탐방기
‘유럽’ 하면 흔히 파리, 런던, 로마, 프라하와 같은 유명 대도시를 먼저 떠올린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는 대도시가 아닌 슈체친, 포프라트, 파더보른, 탈린처럼 낯설기만 한 소도시에 매력을 느낀 여행 기자가 있다. 이 책의 저자 톰 체셔는 영국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신문인 [더 타임즈]에서 20년간 활동한 여행전문 기자다. 솔직하면서 유머러스하고, 그러면서도 다양한 분야에서 박학다식하게 글을 풀어내는 그는 제2의 빌 브라이슨으로 불리며 각종 언론의 찬사를 받았다.
여행가지로서 전 세계를 여행하며 모르는 관광지가 없다고 자부한 그는 어느 날, 항공 예매 사이트를 둘러보다가 생소한 유럽의 소도시 이름들을 보게 되었다. 그중 폴란드의 슈체친으로 향하는 비행기가 저가항공사 특가로 1펜스(약 18원)로 나와 충동적으로 표를 예매하게 되었고, 그때부터 색다른 소도시 여행이 시작되었다.
저자는 아무도 찾지 않은 소도시를 구석구석 둘러보며 유럽의 진짜 매력을 느끼게 되었다. 단순한 호기심으로 별다른 기대 없이 시작한 소도시 여행에서 그는 아름다운 풍경에 반하고, 깊은 역사에 흥미를 느끼며, 유럽의 새로운 면을 발견해냈기 때문이다. 흔한 여행지, 흔한 여행서가 아닌 아무도 가보지 않은 생소한 소도시 이야기를 담고 있어 유럽의 색다른 매력을 느끼고 싶은 사람들에게 신선함을 주는 특별한 여행서가 될 것이다.

 

 

정민기

- Song Book
어른이 만들고 어른이 부르는,
어른을 위한 동요

   어린 시절, 색칠놀이를 하던 컬러링북이 어른들에게 다시금 인기를 얻은 요즘, 비어있는 그림에 색칠을 하면서라도 머리를 비우고 마음을 비우고 싶을 만큼 우리 삶이 무언가 복잡하고 가득 차있는 게 아닐까?

 "어린 조카들과 놀며 기타 치며 어쩌다 보니 만든 동요인데 어른들에게 들려주니 좋아하길래 어른이 동요 같은 노래를 만들어 부르기 시작했다."는 정민기 자신의 말처럼 순수하고 편안한 마음으로 기타 한 대를 벗삼아 만들고, 또 부른 노래들이다.

음악 없이 가사를 읽는 것 만으로도, 글 없이 노래를 듣는 것 만으로도 머리도 마음도 비워지는 이 음악들을 만나보자. 색칠놀이를 하던 어린 시절, 그 아련한 미소가 지어질 지도 모를 일이다.

 

 

작은 것들의 신

l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135
  대개의 데뷔작이 그렇듯 『작은 것들의 신』도 아룬다티 로이의 삶을 투영한 반(半)자전적 소설이라 할 수 있다. 작품 속 등장인물 설정에서부터 이야기의 사회문화적 배경까지 상당 부분이 아룬다티 로이의 삶과 겹쳐진다. 아룬다티 로이는 『작은 것들의 신』에 대해 “이 소설은 나의 세상이며 내가 세상을 보는 방식이다. 또한 이 소설은 장소나 관습에 관한 것이 아니라 들과 땅과 공간에 관한 것이며, 어떤 특정한 사회에 관한 것이라기보다는 인간 본성에 관한 것이라 할 수 있다”고 밝혔다. 가라타니 고진은 소설이 아닌 에세이와 비평으로 방향을 튼 그녀의 행보에 대해 “로이는 문학을 버리고 사회활동을 선택한 것이 아니라, 오히려 문학을 정통으로 계승했다”고 말한 바 있다. 즉, 여성, 아이, 파괴되는 자연 등 지구상의 작고 연약한 존재들의 대변인으로 활동하는 아룬다티 로이의 인간과 세상에 대한 시선, 그리고 문학의 본질에 대한 정수가 이 작품에 담겨 있다.

 

 

기록되지 않은 노동

- 숨겨진 여성의 일 이야기
  가슴에서 우러나온 목소리들을 하나하나 옮겨 적으며 알게 되었다. 우리는 돈을 위해서 일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이에게 필요한 사람이 되기 위해서, 다른 사람을 만나기 위해서 일하고 있다는 것을. 누구나 자기 일이 다른 사람에게 도움이 되기를 꿈꾸고, 협력하고 싶어하며, 자신이 일에 쓰는 시간이 의미가 있기를 바라면서, 결국 함께 살아낼 수 있다는 것을 믿고 싶어한다. 그 외로운 자부심을, 사람다움을 남몰래 지키고 있는 자부심을 함께 지킬 수 있게, 그녀들을 노동자라고 부르고 그 목소리에 귀 기울여야 한다.

 _안미선, 「들어가는 글-일하는 여자들의 얼굴」 중에서

 

 

 

 

 

완벽하지 않은 것들에 대한 사랑

- 온전한 나를 위한 혜민 스님의 따뜻한 응원
  혜민 스님 4년 만의 신작에는 완벽하지 않은 것들로 가득한 나 자신과 가족, 친구, 동료, 나아가 이 세상을 향한 온전한 사랑의 메시지를 담고 있다. 우리 안에는 완벽하지 못한 부분들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부족한 부분을 따스하게 바라보는 자비한 시선도 함께 있음을 일깨우는 이번 작품은, 마치 엄마가 내 아이를 지켜보는 사랑의 눈빛으로 나 자신을 돌보고 내 본성을 깨치도록 도와준다. 구체적이면서도 쉬운 화법으로 SNS에서 250만 명이 넘는 네티즌들에게 보약 같은 삶의 조언을 나누는 혜민 스님. 이 책은 다른 사람 눈치만 보다 내면의 소리를 잊고 사는 현대인들, 서운한 감정이나 용서하기 힘든 사람 때문에 고통받는 이들, 좌절의 경험 후 용기와 치유가 필요한 사람, 진정한 내가 무엇인지 인간 본성을 깨닫고 싶어하는 이들 모두에게 겨울밤 따뜻한 등불 같은 길잡이가 되어줄 것이다.

 

 

용재총화

l 돌베개 우리고전 100선 22
  『용재총화』(慵齋叢話)는 조선 초기의 문신 성현(成俔, 1439~1504)이 쓴 수필집이다. 총 10권, 237개의 이야기가 실려 있는데, 이 땅의 역사와 풍속, 역사적 인물과 당대 인물의 일화, 시화(詩話), 속담은 물론 제도와 문화, 풍속, 국외 사정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한 내용이 기록되어 있다. 이 책은 성현이 죽기 전 마지막으로 저술한 책으로, 그의 평생의 견문과 지식이 모두 담겨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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