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제, 연재하던 소설 몇 줄을 끼적끼적 이어 썼습니다.(환호) 조금씩 천천히, 들러붙어 있는 ‘우울’이란 녀석을 저 멀리 내치려고 합니다. 그림도 그리고, 다른 소설 구상도 하고, 리뷰도 쓰자 도전하고, 여러 가지 덤벼야겠습니다. 서재 친구들도 모두 아자아자! 좋은 하루 보내세요.

이번 리스트에는 인문도서가 많습니다.:)

 

 

쾌락

l 을유세계문학전집 80
이탈리아 유미주의 문학의 기수 가브리엘레 단눈치오의 대표작 『쾌락』이 을유세계문학전집 80번째 작품으로 출간되었다. 이현경의 충실한 원전 완역으로 국내에 처음 소개되는 이 작품은 토마스 만, 제임스 조이스 등에 큰 영향을 준 탐미주의 문학의 백미다. 단눈치오는 『쾌락』과 『죄 없는 자(L’innocente)』, 『죽음의 승리(Il trionfo della morte)』 자신의 세 작품에 “장미소설”이라는 이름을 붙여 3부작임을 밝혔다.

단눈치오는 한 편의 드라마 같은 이 작품을 통해서 여전히 우리에게 유효한 질문을 던지고 있다. “복잡한 사랑의 열정과 관능적인 모험의 끝은 어디인가?” “진정한 사랑의 모습은 무엇인가?” 1889년 출간된 『쾌락』에는 단눈치오가 경험한 로마 사교계의 모습이 그대로 담겨 있다. 안드레아 스페렐리라는 ‘또 다른 자아’를 통해 자신의 야망과 모순, 이상과 예술적 취향을 묘사했다. 향락적이고 세기말적인 분위기의 로마를 계속 등장시키며 귀족 세계를 표현했다.

『쾌락』은 서사 구조나 표현 방식에서는 자연주의적인 방법을 택하고 있지만 미세한 심리 분석과 비밀스러운 감각들, 지식인의 복잡한 삶을 심도 있게 파헤치면서 자연주의의 경계를 벗어나, 오히려 데카당스하고 유미주의적인 분위기를 만들어 낸다. 특히 안드레아를 둘러싼 르네상스 시기의 예술 작품들을 묘사할 때 유미주의는 절정에 이른다. 다양한 문학 작품을 인용하고 라틴어, 프랑스어, 영어를 함께 사용함으로써 소설의 분위기를 한층 세련되게 만들어 19세기 말부터 많은 독자들을 매료시켰다. 그리고 수많은 비유와 은유로 안드레아의 심리를 한층 깊이 있게 표현하여 비난받아 마땅할 부도덕한 행위들을 오히려 공감할 수 있게 만든다.

 

 

쓰쿠모주쿠

l 비판세계문학 2
▶ 포스트모던 시대의 새로운 실존 문학
 드디어 미스터리의 ‘진상’, 그리고 인생의 ‘진상’에 다가서나 싶다가도 사실 그 ‘진상’이랑 애당초 없었던 것이라는 전개가 되풀이되지만, 그럼에도 주인공 쓰쿠모주쿠는 결코 절망하는 법 없이 이야기의 ‘바깥’으로 나아간다. 이야기의 연쇄 속에 쏟아지는 말과 의미의 홍수 속에서 어떠한 말과 의미를 받아들이고 생각하며 살아야 하는 것인지에 대한 고민을 담고 있다는 점에서, 유명 평론가 아즈마 히로키는 이 작품을 두고 ‘포스트모던 시대의 새로운 실존 문학’이라며 극찬한 바 있다. 또한 그 번민의 과정을 속도감 넘치는 문체로 에로틱하게, 그로테스크하게, 그리고 난센스하게 그려냈다는 점에 소설 <쓰쿠모주쿠>의 참신함과 매력이 있다고 할 수 있다.

 

 

스페이스 크로니클

- 우주 탐험, 그 여정과 미래
타이슨은 이 책에서, 인간과 지구를 더욱 잘 알고자 한다면 우리는 역설적으로 지구 밖으로 눈을 돌려 우주를 연구해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우주에서 가장 흔한 원소 다섯 가지는 수소, 헬륨, 산소, 탄소, 질소이며, 이 중에서 다른 원소와 반응을 하지 않는 헬륨을 제외한 네 가지는 인간을 비롯한 지구 생명체를 구성하는 주된 원소이기도 하다. 이것은 결코 우연의 일치가 아니다. 바로 지구와 우리가 별의 잔해에서 태어났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인간은 우주 속에서 특별한 존재가 아니고, 우리의 몸이 지금과 같은 구성 성분으로 이루어진 것은 지극히 당연한 결과였다. 우주 탐험이야말로 생명의 탄생에 대한 궁극의 답을 제시해줄 수 있는 길인 셈이다.
20세기 초, 과학자들이 분자와 원자라는 극미세 영역을 관찰하면서 양자역학이 태동했고, 빛의 속도라는 인간이 체감하기 불가능한 속도를 연구하면서 상대성 이론이 생겨났다. 이런 발견을 통해 우리는 이 세상이 인간의 상식을 뛰어넘는 법칙에 따라 존재하고 변화한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우리가 가늠할 수조차 없는 거대 시공간인 우주를 탐구하다 보면 세상을 지배하는 또 다른 법칙이 발견될지도 모르는 일이다. 그러면 우리의 세계관은 또 한 차례 변혁을 맞이할 것이다.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

l 웨스 앤더슨 컬렉션 
앤더슨 감독의 영상미를 일컫는 신조어 ‘앤더슨 터치’를 완벽하게 구현했다는 찬사를 받는 이 아트북은 일러스트레이터 막스 달튼의 그림을 표지로 시작한다. 촬영장 곳곳을 담은 사진들, 귀여운 캐릭터 일러스트, 드로잉, 모형, 우표 형식의 필모그래피, 레퍼런스 영화 카드, 다양한 아트워크 등 이전에 공개된 적 없는 볼거리가 250여 장에 걸쳐 풍성하게 수록되어 어느 페이지나 시선을 붙들어 고정시킨다. 단번에 읽고 덮어버리기 아쉬울 만큼 세심하고 풍성한 만듦새를 만끽하시길. 웨스 앤더슨의 다음 작품까지 기다리기 힘든 사람들이라면 조금씩 아껴가며 한 장씩 감상하기 충분한 예술적 감성 가득한 아트북이다.

 

 

옛사람이 건넨 네 글자

- 생각을 잊은 인생에게
차고술금(借古述今), 옛일을 빌려와 지금을 말한다는 뜻의 사자성어다. 흔히 하는 ‘역사는 반복된다’는 말과도 의미가 닿는다. 과거에 일어난 사건, 고전에 담긴 이야기 속에서 현실을 직시하는 안목과 문제를 해결하는 통찰을 얻으라는 의미일 것이다. 하지만 처음부터 역사에서, 고전에서 그런 안목과 통찰을 얻기란 쉽지 않다. 옛이야기 뒤에 숨은 지혜, 현상 이면에 담긴 본질을 찾아내기 위해서는 꾸준한 공부와 비판적 독서가 필수적이다.
이 책은 옛글에서 찾은 결정적 장면, 고전에서 뽑은 사자성어를 통해 현대를 사는 우리가 세상과 마주할 수 있게 해주는 지혜를 전한다. 옛글에서 시대정신을 길어 올리는 우리 시대의 인문학자 정민 교수는 단순히 사자성어와 그에 관련된 고사를 소개하는 데 머무르지 않고, 그 속에 담긴 귀한 사유와 성찰을 함께 전한다. 더불어 날카로운 분석과 풍부한 해석으로 옛글을 넓고 깊게 살피는 그의 글을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역사와 고전을 어떻게 바라보고 읽어야 할지, 그 지혜를 어떻게 현실에 적용할 수 있을지를 함께 체득하게 된다.

 

 

파이어스톤 도서관에서 길을 잃다

- 일상과 그 너머에 대한 인문적 성찰
“우리의 삶에서 진정으로 중요한 것은 무엇인가?”

역사학은 사회적 산물이다. 하지만 우리의 삶에서 진정으로 중요한 것이 무엇인가에 관한 답변은 수천 년의 역사를 통찰한다고 해서 얻을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니다. 오히려 한 개인의 인생을 깊이 들여다봄으로써 그 답에 접근할 여지가 충분하다. 개인의 일상과 그 너머에 대한 인문적 성찰은 곧 인류가 구축해온 역사와 궤를 같이하기 때문이다. 삶과 죽음, 시간과 영원, 문학과 역사, 현상과 본질, 기억과 인식 등 자신이 지나온 삶에 켜켜이 쌓인 시간의 지층 속에서 건져 올린 인문적 성찰을 통해 저자는 삶의 진실에 끝없이 접근하려 한다. 영문학, 구약학, 기독교 역사, 미국사 연구에 평생을 바친 학자의 고뇌가 일상의 탐구에서 그 빛을 발한다. 《파이어스톤 도서관에서 길을 잃다-일상과 그 너머에 대한 인문적 성찰》에서 저자는 자녀와 제자들에게 자신의 학문 세계와 삶에 대한 성찰을 담백하게 들려준다. 삶의 길을 묻는 후학들에게 답할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는 고백에서 여전히 삶의 진실을 탐구해나가는 겸허한 학자의 모습을 엿볼 수 있다. 하지만 이 책을 읽는 독자라면 우리 삶에 대한 그의 인문적 성찰이 실로 깊고도 넓다는 사실을 깨닫게 될 것이다.

 

 

김광석과 철학하기

- 흔들리지 않는 삶을 위한 12가지 행복 철학
거대담론의 철학보다 일상을 이야기하는 철학을, 삶과 격리된 동굴 속 철학이 아닌 삶의 크고 작은 고통을 함께 나누는 철학을 지향하는 김광식 교수는 우리 저마다의 사는 방식에 어울리는 행복을 스스로 깨우칠 수 있도록 돕는다. 행복을 꿈꾸지만 그 방법을 모르겠는 이들에게 “행복은 삶의 방식, 곧 라이프스타일이다”라는 아리스토텔레스의 꿈결의 철학을 전하며, 왜 사는지 이유를 모르겠는 이들에게 “존재의 의미는 의미를 만드는 자가 결정한다”라고 말하는 하이데거의 죽음의 철학을 전한다. 감정과 이성 사이에서 갈팡질팡하는 이들에게 데카르트의 이성의 철학을 전하며 칸트의 자기비판의 철학으로 행복을 낳는 생각과 불행을 낳는 생각을 전한다. 니체의 초인의 철학으로 나를 끊임없이 넘어서는 노력에 행복을 위한 실마리가 있음을 알려준다. 철학자들의 행복론을 현대인의 삶에 맞게 재해석하여 설명한 것도 유용하다.

 

 

가치 있는 책 읽기 같이 있는 책 읽기

- 경쟁보다 상생을 찾는 독서 수업
책 읽기는 단순하고 가벼운 행위가 아니다. 한 페이지 한 페이지, 한 챕터 한 챕터, 한 권 한 권의 책을 고르고 읽고, 읽은 뒤 글로 생각을 정리하고, 서로 얼굴을 맞대고 토론하는 행위는 우리의 머릿속에, 가슴속에 한 차원 더 높은 ‘생각의 집’, ‘감성과 이성의 집’을 짓고 ‘작은 우주’를 만드는 고차원적인 일이다.

 

 

 

 

 

 

 

 

 

셜록 홈스, 기호학자를 만나다

- 논리와 추리의 기호학
◈ 세상 모든 미스터리를 푸는 열쇠, 기호학과 추리소설
 셜록 홈스를 비롯한 탐정/추리소설에 대한 주목은 19세기 말 이래 인식론의 차원에서 일어난 패러다임의 변화와 직간접적인 상관관계가 있다. 이성과 비이성, 직관과 이성의 기계적 대립이 무너지고 감각과 무의식 차원이 부상하면서 이들의 방법론 역시 호응을 얻게 된 것이다(미술사가 모렐리, 프로이트, 홈스의 유사성을 다룬 4장 긴즈부르그의 글 참조). 또 사회 통제를 정교화하기 위해 사용된 추측적 패러다임의 발전과도 관련이 있다. 실제로 홈스의 방법론은 현대 범죄(심리)학에 큰 영향을 미쳤고 코넌 도일이 수사에 참여한 사례도 있다(3장 참조).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 추리소설에 드러난 추리 모델은 고대부터 사냥으로 생계를 꾸린 인류가 몸에 익혀 온 근원적인 추측 모델이고(볼테르의『자딕』을 분석한 4, 9, 10장 참조), 퍼스가 말한 대로 인간의 “추측에 대한 독특한 본능”이나 다름없다. 기호로 가득 찬 세상에서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의미를 해석하며 일상을 살아가는 우리이기에 추리소설에 끊임없이 매혹되는 것이 아닐까.

 

 

미치광이, 루저, 찌질이 그러나 철학자

- 은둔형 외톨이 칸트에서 악의 꽃 미셸 푸코까지 26인의 철학자와 철학 이야기
이 책은 철학에 관심 있지만 심오하고 난삽한 철학서들을 읽을 엄두가 나지 않아 포기한 이들을 위한 철학 에세이다. 이름만 들으면 누구나 아는 철학자지만 그들의 책은 두껍거나 난해해서 선뜻 손이 가지 않는 사람들, 좀 더 가까이 다가가 철학자들과 그들의 철학을 알고 싶은 사람들, 좀 더 재미난 방법으로 즐겁게 철학을 알아가고 싶은 사람들을 위한 책이다. 차례는 다소 주관적으로 저자의 선호에 따라 뽑혔으나 철학 하면 떠오를 철학자들을 한 편씩, 본편과 번외편으로 나누어 총 스물네 편에 소개한다. 각 사상이 철학사 전체에서 어떤 순서로 제기되어 발전되었는지 볼 수 있도록 ‘편년체’ 차례를 함께 실었다. 이 책은 철학자와 그들의 사상을 이해하는 새로운 방식을 제시해줄 것이다. 물론 철학이 무엇인지 알려주는 철학책이다. 그런데 진짜 재미있다.

 

 

 

베란다 프로젝트 - Day Off

기타리스트 이상순과 싱어송라이터 김동률의 프로젝트 '베란다'의 첫 앨범 'day off'
이 앨범엔 10 곡의 노래가 빼곡히 자리잡고 있다. 친구의 연애, 나의 바람, 누구나 한 번쯤 단꿈에 빠져 꾸었을 법한 백일몽에 대한 얘기, 동네 화원을 지나치다 한 눈에 반해버린 여인에 대한 고백(도 사실 제대로 못하는 맥없는 청춘), 불안함, 두려움, 여행의 체험 등 두 사람의 소소한 삶의 이야기들이 노래가 되고 음악이 되어 우리 앞에 펼쳐진다. 같이 모여 '그래, 우리 이렇게 같이 모여 음악을 하게 되었구나' 하며 어깨동무를 한 채 맥주 한 잔을 들이키는 두 내로라하는 음악가들의 웃음소리가 들리는 앨범. 바로 'day off'이다.

 

 

L'Arc-en-Ciel - Wings Flap

[Single]
이번 싱글 앨범의 타이틀 곡인 [Wings Flap]은 8비트를 기본으로 하는 멜로디에, 기타와 베이스의 16비트 어레인지가 매칭하여 역동감을 느끼게 한다. 특히 보컬 hyde의 이모셔널한 목소리가 전체적인 흐름을 압도하는 댄서블한 락으로 완성되었다.

추가로 수록된 커플링 곡은 1998년에 릴리스한 싱글 [HONEY]의 셀프 커버로써 [HONEY-L'Acoustic version-]이 수록되어있다. 어쿠스틱 기타의 음색과 더불어 정열적이면서 애수가 느껴지는 곡조로 17년 만에 새롭게 탄생하였다.

 

 

Yuhki Kuramoto - Misty Lake Louise [2CD 한정반]


"오직 어떻게 해서든 좋은 피아노곡을 만들고 싶다는 갈망과 바람만 강했고, 그렇게 허덕였던 적이 있었습니다. 그런 시기에 신의 선물처럼 완성된 곡이 'Lake Louise'입니다."
- 유키 구라모토

 

 

 

 

 

 

David Bowie - Blackstar


어느 누구와도 차별되는 정체성을 지니는 위대한 아티스트 데이빗 보위는 지난 반세기 동안 행했던 다채로운 사운드에서 한걸음 더 나아가 새 앨범에서 실험적 재즈의 형식을 도입했다. 현실과 동떨어진 부자연스러움과 과장을 담아낸, 때로 뒤틀리고 그로테스크하기까지 한 그만의 사운드스케이프 역시 진화하여 일상성이 배제된 아스라한 환상이 시종일관 귀와 감각을 자극한다. 강렬한 그 여운은 길게 남아 심장의 두근거림이 잦아들지 않는다. 대단한 여정, 멋진 경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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