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요사이 마음이 뒤숭숭합니다. 주위에 벌어지는 일련의 사건들 때문에요.T_T 늘 그랬듯 책과 음악으로 위안을 받고 있을 뿐, 몇 주 전부터 글을 쓰지 않아요. 그림도 손 놓고 있어요. 즐거운 상상을 계속 이으려 하지만, 달아나기 바쁩니다. 우울 모드가 튀어나와요. 소설의 결말도 우울 일색입니다. 2003년의 그때처럼, 유쾌한 소설을 다시 쓰고 싶어요.

각오를 다지고, 정리를 위해 리스트 붙입니다. 다음 주 주문할 예정이라, 머그는 제 손에 들어올 거 같아요. 데스크매트 탐나지만…… 근데, 참고서를 사기는 좀. 이벤트 끝나고, 따로 살 수 있을까요. T_T

 

 

 

 

셜로키언

셜록 홈스의 ‘창조자’와 ‘계승자’의 구도를 이루는 듯 나란히 늘어선 두 이야기는 100년의 간극을 지닌 주인공들이 각기 홈스의 의미를 되새기며 막을 내린다. 창조자는 한때 홈스를 증오했지만 결국 자신의 일부이기도 한 그를 인정하게 되고, 계승자는 자기 삶에서 홈스가 지닌 가치와 의의에 대해 깨우친다. ‘셜록 홈스의 팬’이라는 제목이 암시하듯, 이 소설의 초점은 셜록 홈스라는 인물보다는 ‘홈스의 사람들’ 쪽에 더 또렷하게 맞춰져 있다.
아울러 작가는 소설을 통해 홈스를 비롯한 추리소설 전반의 낭만에 대해서도 부르짖는다. 소설 곳곳에는 가스등이 막 전기등으로 바뀌던, 20세기 초반 풍경에 대한 묘사가 담겨 있고 작중 코난 도일은 그러한 격변의 물결을 경외한다. 새로운 세기를 맞이하던 격동의 시기, 역사가 역동하는 시기를 살아가던 빅토리아 시대 인물들은 어딘지 2016년의 우리와 닮았다. 어슴푸레한 가스등이 태양만큼 밝은 전기등으로 모조리 바뀐 세상, 알 수 없는 것보다 알 수 있는 것이 더 많아진 시대에 살고 있지만 우리는 오히려 갈수록 허구의 세계에 더 열광한다. 작중 브램 스토커의 말처럼 때로 사실은 너무나 덧없고, “영원히 남는 것은 낭만”이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이런 측면에서 본다면 《셜로키언》은 홈스를 사랑하는 셜로키언들의 이야기인 동시에, 전세계의 예비 셜로키언들에게 미리 발송된 아주 낭만적인 초대장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바텐더

집에서 어머니의 시체를 발견한 이후 충격을 이기지 못해 정신병원에 들어간 저스틴 체이스. 전도유망하던 미래와 풍비박산 난 가족 관계를 뒤로하고 정신병원에서 나와 머나먼 여정을 떠난다. 잭 케루악을 읽으며 선(禪)을 통해 마음을 다스린 그에게 나타난 추악한 노인의 충격적인 말에 그는 다시 과거를 되돌아본다. 원수지간이 된 아버지와 형과의 관계, 아버지의 애인이었던 애니 오버마이어와의 관계에서 허우적거리며 진실을 향해 나아간다.

 

 

 

 

 

 

 

더스티 블루

- 카엘 탈라스의 진실 l 블랙펜 클럽 36
『더스티 블루』는 현실과 악몽, 환상과 꿈이 한데 뒤섞인 세계다. 진실을 파헤치면 파헤칠수록 현실이라고 믿었던 것들이 서서히 무너져내린다. 놀라운 반전으로 카엘 탈라스의 세계와 그에 대한 진실이 밝혀지면서 독자는 의문을 가지게 된다. 우리가 믿는 것이 과연 진실일까, 진실이 정말 존재하기는 하는 걸까. 서로를 불신한 채 가면을 쓰고 연극을 하는 사람들의 세계는 어딘지 낯설지 않다. 그 세계에서는 진실과 거짓의 경계가 모호하고, 그 구분 또한 무의미해 보인다. 작가는 카엘 탈라스의 분열된 세계를 통해 우리 사회의 진실을 보여주고, 삶과 행복, 죽음에 대한 차가운 질문을 던진다.

 

 

 

 

 

제멜바이스 / Y 교수와의 인터뷰

l 제안들 13
루이페르디낭 셀린의 『제멜바이스 / Y 교수와의 인터뷰』가 워크룸 문학 총서 '제안들' 13권으로 출간되었다. 이 책은 작가이기 이전에 의학도였던 셀린의 의학 박사 학위논문이면서 일종의 소설로 읽히는, 즉 작가 셀린의 씨앗을 엿볼 수 있는 『제멜바이스』와 셀린 전작의 전환점이라 할 소설 『Y 교수와의 인터뷰』를 함께 묶어 루이페르디낭 셀린의 방대한 작품 세계를 미리 조망할 수 있도록 했다. 뒤이은 부록 「기갑부대 데투슈 병사의 수첩」은 열여덟 살 젋은 시절 병사로서 전쟁을 마주했던 셀린의 내면을 보여주고, 연이어 실린 「졸라에게 바치는 헌사」는 『Y 교수와의 인터뷰』와 더불어 중후기 작품들의 면모를 감지할 수 있도록 돕는다.

 

 

 

 

 

엔진의 시대

- 15대의 자동차로 보는 현대 문명의 비밀
저자는 가장 상징적인 차 15대(포드 모델 T, 라살 모델 303, 쉐보레 콜벳, 캐딜락 엘도라도, 폭스바겐 비틀, 폭스바겐 마이크로버스, 쉐보레 콜베어, 포드 머스탱, 폰티액 GTO, 혼다 어코드, 크라이슬러 미니밴, BMW 3 시리즈, 지프, 포드 F-시리즈, 토요타 프리우스)를 선택했다. 미국을 무대로 활약한 차들과 자동차 회사들이 중심이지만 자동차와 영향을 주고받아 온 것이 비단 미국 사회와 문화만이 아님은 너무도 분명하다. 『엔진의 시대』는 인류를 사로잡은 차 15대를 통해 현대 문명의 변화상을 한눈에 살펴볼 수 있는 책이다.

 

 

 

 

 

 

지식

- 인류 최후 생존자를 위한 리부팅 안내서
영국 우주국에서 우주생물학 분야를 연구하는 천재 과학자 루이스 다트넬은 이 책에서 핵전쟁이나 천재지변으로 인해 대재앙을 맞이한 인류를 전제로, 살아남은 사람들에게 무엇이 제일 필요한지 살펴보는 동시에 인류의 지식 발전 과정을 독특하고 흥미롭게 정리했다. 물론 최악의 종말이 닥친 후에도 생존자들이 곧바로 자급자족해야 하는 건 아니다. “영국 환경식품농무부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쌀과 말린 국수 및 통조림처럼 부패하지 않는 비냉동식품이 영국 전역에 11.8일치가 비축되어 있다. 재앙으로 인구가 크게 줄어들어 약 1만 명 정도가 살아남는다면, 그 비축량으로 50년가량 견딜 수 있을 것이다.”(59쪽) 그러나 이러한 것들은 어느 정도의 유예기간이 지나면 여지없이 분해되고 부식되며 퇴락하고 부패한다.
그래서 이 책에서는 먼저 사라진 문명이 남긴 쓰레기더미에서 생존을 위한 최소한의 것들을 찾아내 재사용할 수 있는 최적의 방법에 대해 알아보고, 의식주에서부터 의학, 의약품, 전력, 운송, 커뮤니케이션, 고급 화학, 시간과 공간 등 생존과 문명 재건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핵심 지식과 과학 기술을 압축적이고 실용적으로 전한다.

 

 

만물과학

- 이 세상 모든 것이 궁금했던 한 남자의 과학 이야기
이 책은 생각할 수 있는 가장 작은 세계에서부터 상상할 수 있는 가장 큰 세계까지, 우리 눈앞에 펼쳐진 생생한 현실에서부터 마음의 눈으로만 관찰할 수 있는 보이지 않는 세계까지 미시와 거시의 모든 세계를 들여다보고 전체를 조망한다.
이 매혹적인 지적 여정에서 다윈의 진화론부터 하이젠베르크의 ‘불확정성’ 원리, 앨런 튜링의 ‘생각하는 기계’, 밴 밸런의 ‘붉은 여왕 가설’, 리처드 도킨스의 ‘이기적 유전자’, 현대 물리학의 양대 이론인 양자론.상대성 이론에 이르기까지 인간 앎의 지평을 확장해 온 위대한 과학적 발견과 이론들이 22가지 주제 아래 일목요연하게 펼쳐진다. 그리하여 우주를 떠돌던 먼지에서 원자로, 별과 행성으로, 세포와 생명으로, 유인원에서 인간으로, 그리고 인간이 만든 문명으로 이어지는 한 편의 장대한 서사시가 완성된다.

 

 

온 더 무브

- 올리버 색스 자서전
“두렵지 않다고는 못할 겁니다. 하지만 감사하는 마음이 가장 큽니다. 나는 사랑했고 또 사랑받았습니다. 많은 것을 받았고 일부는 되돌려주었습니다. 나는 읽고 여행하고 생각하고 썼습니다. 세상과 소통했고, 특히 여러 작가와 독자와 소통했습니다.
무엇보다도 나는 이 아름다운 행성에서 의식 있는 존재, 생각하는 동물로서 살아왔습니다. 그리고 그 사실 자체가 내게는 크나큰 특권이자 모험이었습니다.”

모험과 호기심으로 점철된 중단 없는 삶의 열정
“나는 모든 신경학이, 세상 모든 것이 일종의 모험이라고 믿습니다.” 우리 시대의 위대한 지성이자 의학계의 큰 별 올리버 색스. 그가 타계 직전 남긴 자서전 《온 더 무브》는 올리버 색스가 추구한 끝없는 모험, 중단 없이 나아가는 삶의 뜨겁고 생생한 기록이다. 모터사이클과 속도에 집착했던 젊은 날로 시작하는 이 회고록은 휴식을 모르는 에너지와 열정으로 넘쳐난다. 오랜 세월 세상으로부터 잊힌 질환과 그 환자들을 만나 삶의 진로를 결정하고 환자들의 삶 속으로 들어가고자 결정한 이후, 대륙과 대양을 넘나들면서 뇌, 의식, 정신의 비밀과 인간 존재의 본질을 파헤쳐나간 파란만장한 인생의 궤적이 오롯이 담겨 있다.
사람과 지적 탐구에 대한 애정과 열정, 성정체성에 대한 고뇌와 죄의식, 환희와 절망, 유대감과 깨달음, 자신에게 영향을 준 작가들과 과학자들과의 우정 등, 더없는 솔직함과 유머로 써내려간 《온 더 무브》는 무한한 호기심과 예리한 통찰력으로 인간과 세상을 읽고 이해하고 또 기록해나간 색스의 진면목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이 “걷잡을 수 없는 연상 정신을 지닌 터무니없는 모험가, 신경학의 모든 것과 세상의 모든 것을 일종의 모험으로 여기는 열정가의 생생한 자화상”은, 너무나 인간적이기에 오히려 화성인적으로 보이기까지 하는 그의 특별함이 유독 빛을 발하는, 그가 세상에 전하는 마지막 선물이다.

 

 

맹자여행기

- 절망의 시대, 사람의 길을 묻다 l 책 밖으로 나온 사상가 1
맹자가 활동하던 춘추전국시대에는 제자백가라 불리는 사상가들이 있었다. 그들 모두와 구별되는 오직 한 명의 사상가를 꼽으라면 단연코 맹자일 것이다. 당시의 제자백가들이 왕의 처세와 부국강병, 전쟁의 기술 따위를 말할 때, 오로지 맹자만이 백성을 말했다. 맹자는 사람은 본디 선한 존재라는 성선을 바탕으로, 죄 없이 고통 받는 백성을 위한 정치를 역설하고 사람을 살리는 세상을 설계한 유일한 사람이었다. 또 마음 ‘心’을 사람을 이해하는 주체로 확립한 최초의 심리학자이기도 하다.
이 책이 다시 해석한 맹자는 혁명가다. 왕과 사직은 백성의 삶을 보살피기 위해 존재한다. 백성의 고통을 외면한다면 더 이상 왕이 아니며, 그런 왕은 바꾸고 사직도 갈아엎으라고 맹자는 일갈한다. 백성을 모든 것의 중심에 두는 애민의 정치가 바로 맹자에게서 시작된 것이다.
이제 그런 맹자를 만나러 간다.

 

 

작가와 고양이

길고양이를 돌보고, 아기 고양이를 구조하고, 가족으로 여기며 함께 동거하는 작가들의 솔직담백한 이야기는 때론 유쾌하고 때론 가슴을 울린다. 아무리 자세히 들여다보아도 절대 완전히 알 수는 없는 비밀 같은 고양이의 매력에 빠져 그들을 바라보고 돌보며 마음을 주고받는 작가들의 애정 가득한 고백을 통해, 고양이라는 기묘한 존재에 대한 매력을 만끽할 수 있다. 작가들이 키우거나 돌보는 개성 만점의 고양이들도 사진으로 만나볼 수 있어 더욱 흥미롭다.

 

 

 

 

 

 

 

예술가의 서재

- 당신의 마음이 쉬어가는 다락방, 출판진흥원 제작지원도서 선정작
고흐의 그림 [프랑스 책과 장미가 있는 정물]을 처음 접한 작가는 그림 속 책의 제목을 알고 싶어 도록을 살펴보았지만 책에 대한 정보는 들어 있지 않았다고 한다. ‘고흐가 읽은 프랑스 책’에 대한 궁금증은 ‘예술가들은 어떤 책에 매혹되었을까’ 하는 궁금증으로 이어져 이 책을 쓰게 되었다. 방송 일을 하면서 베토벤, 고흐, 고갱, 톨스토이, 찰리 채플린, 이사도라 덩컨, 제임스 딘, 헤밍웨이, 프리다 칼로 등 음악,미술,문학,사진 각 분야의 예술가들의 삶과 작품, 그들이 읽었던 책에 대한 수많은 자료들을 모으고 답사하며 쓴 《예술가의 서재》는 다독가이자 애서가인 이하영이 ‘불멸의 예술 작품 속에 밑그림으로 숨어 있는 책의 흔적들’을 더듬어 찾아 읽은 열혈 독서일기라 할 수 있다.

불멸의 예술가들이 고난과 역경의 시기에 항상 책과 함께, 책 속에서 위안을 삼은 경우가 많았다. ‘오직 할 수 있는 건 독서 뿐’일 만큼 영혼을 휘감던 고통과 절망은 자연과 문학 속에서 누그러지고 숙성되어 새로운 예술의 밑거름이 되었다. 예술가들이 자신의 운명과 화해하게 되고 새로운 도약과 내면의 평화를 향한 발걸음을 내딛기 시작할 때 그들 곁에는 늘 책이 있었다. 책을 읽고, 영화를 보고, 음악을 듣거나 그림을 보고 글을 쓰는 일은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다. 십 년간 수천 권의 책을 읽어야 한다거나, 별다른 학위나 자격증이 필요하지도 않다. 내가 살고 있는 지금 여기에 흐르는 의식의 한 단면을 잡아채듯 기록해놓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예술가의 시선이 머물다 간 책갈피 속에서 창작의 고통을 이겨낸 예술가의 삶과 작품 세계를 엿볼 수 있는 책 《예술가의 서재》는 음악가가 피아노 위에 올려놓은 책, 화가가 화구 곁에 놓아둔 책, 작가가 글 쓰는 책상에 펼쳐놓은 책을 소개하고 있다.

 

미싱 유

할런 코벤은 《미싱 유》를 쓰면서 가장 중요한 키워드로 ‘온라인 데이트’를 떠올렸다고 한다. 미국의 유명한 온라인 데이팅 사이트 애슐리 메디슨이 해킹당해 대다수의 회원 정보가 노출되고, 이와 유사한 사건들이 전 세계적으로 일어나는 걸 보고서 온라인으로 세상이 얼마나 달라질 수 있는지를 생각했다는 것이다. 그래서인지, 소설 속 장면들은 때때로 지나치리만치 생생하다. 마치 내 주변에서 생길지도 모르는 일, 혹시 내가 겪을 수도 있는 사건들이 이야기의 껍질을 쓰고서 달려드는 듯하다.

 

 

 

 

 

 

 

레버넌트

l 버티고 시리즈 
『레버넌트』는 1820년대 미국 서부 개척시대의 전설적인 실존 인물 ‘휴 글래스’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다. 푼케는 거친 대자연을 맨몸으로 뚫고 다녔던 사냥꾼들의 생활을 역사적 사실들을 동원하여 현실감 있게 되살려냈다. 극한을 달리는 기후와 사나운 짐승들, 곳곳에 터를 잡고 맞서는 적대적인 인디언들 등 온갖 위험이 도사리고 있는 광활한 대지에서 그들이 느껴야 했던 두려움과 고독, 생존을 향한 집착이 이 작품 속에 선명하게 녹아들어 있다. 반송장이 되어 대자연의 한복판에 버려진 주인공 휴 글래스의 공포와 분노에는 간담이 서늘해지고, 끝내 살아난 그가 고통과 추위, 배고픔과 싸워가며 3천 마일에 달하는 여정을 이어나가는 데서는 경외심마저 든다. 이냐리투 감독은 “휴 글래스의 이야기는 ‘삶의 모든 것을 잃었을 때 우리는 과연 누구인가, 인간은 무엇으로 만들어졌으며 또 무엇을 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을 던진다”고 하며 이 이야기를 바탕으로 영화를 연출하게 된 계기를 밝혔다. 주인공 ‘휴 글래스’를 연기하는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역시 “인간의 놀라운 정신력을 보여준다”고 하면서 “생존 본능의 가장 내적인 요소를 파헤치는 작품이라는 점에서 끌렸다. 지금까지의 캐릭터와 달리 대사 없이 수많은 감정을 전달해야 하는 독특한 도전을 했다”고 전했다.
 “괴물과 싸우는 사람은 스스로 괴물이 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당신이 심연을 오래 들여다본다면 곧 그 심연도 당신을 들여다볼 것이다”라는 니체의 글만큼 미스터리를 즐기는 독자들의 공감을 자아내는 표현도 없을 것이다. 인간의 추악한 욕망, 배신과 음모가 난무하는 장르소설의 세상을 통하여 우리는 어느새 우리 자신의 모습을 엿보게 된다.

 

 

좋아서 웃었다

- 오늘, 편애하는 것들에 대한 기록
어느 날 오래 살고 있는 집의 창으로 깊숙하게 들어온 햇빛을 유심히 본다. 그것이 문득 예쁘고 좋아서, 그 빛 닿는 곳에 오늘 유독 좋아진 물건이나 꽃을 가져다놓고 사진으로 글로 기록했다. 둘러 입고 밖으로 나가서 나무, 풍경, 장소 등 빛 고인 계절의 얼굴들을 좋아라 담아 모았다. 여기에 어울리는 음악을 고르고 시집을 들추었다. 그런 날들이 이어졌다. 사람의 마음은 날씨처럼 변덕스러울지라도 취향이란 참으로 완강한 것이어서, 하루의 기록들은 어느덧 고유한 윤기로 색과 리듬을 이루었다.
 <GQ Korea>의 에디터 장우철. 그가 홀로 꺼내 보며 비밀처럼 웃던 일들을 성심껏 매만지고 찬찬히 걸러, 1년 365일 중 약 200일을 캘린더 형식으로 나날이 묶었다.

 

 

 

사소한 것들의 거룩함

- 에세이 ㅣ 고종석 선집 
이번 책 《사소한 것들의 거룩함》에는 모두 54편의 에세이가 담겨 있다. 사랑, 언어, 여자, 도시, 영화 등 다양한 주제의 글을 모두 4부 구성 아래 정연하게 갈무리했다. 선집을 마무리하는 책답게 이른바 ‘고종석 스타일’이 자유로운 형식 아래 총체적으로 드러난다. 즉 지적인 섬세함과 유려한 언어감각, 빼곡한 지식교양이 두루 갖춰져 있다. 거의 대부분의 글이 〈한국일보〉에서 최초 발표된 것들이며, 더러 《인물과 사상》《문학과 사회》《씨네21》 등이 출처인 글도 수록했다. 그의 에세이 글쓰기는 대개 저널리즘 안에서 이루어졌지만, 그것은 저널리즘을 뛰어넘는 저널리즘이었다. 고종석은 지성적인 에세이의 한 절경으로 독자들을 안내하며, 그 사유의 폭과 깊이를 통해 각자의 삶과 생각을 돌아보도록 이끈다.

 

 

 

교양인을 위한 수학사 강의

- 수의 탄생에서 카오스 이론까지, 20가지 주제로 살펴보는 수학의 역사
▼ 세상을 흐르게 하는 ‘수학’
세상은 수학 없이는 돌아가지 않는다. 현재 우리가 당연하게 여기는 거의 모든 것이 수학적 개념과 방법에서 나왔다. 특히 최근에는 그 정도가 더 심해졌다. 텔레비전에서부터 휴대전화, 대형여객기, 자동차의 GPS, 기차 운행 일정표 그리고 의료용 스캔 장비에 이르기까지 모두 수학에 바탕을 둔다. 그런 의미에서 저자는 지금이야말로 수학의 황금시대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이 현대 기술문명에 수학이 항상 작동하고 있음을 알아차리지 못한다. 일상생활에서 나타나는 이런 기적들을 당연하게 보아 넘기고 있는 것이다. 물론 사용자가 기적을 현실로 만드는 숨은 원리까지를 굳이 알 필요는 없다. 만약 비행기 승객이 탑승 전에 삼각법 시험에 모두 통과해야 한다면, 하늘을 날 수 있는 사람은 극소수에 불과할 것이다.
사실 수학사는 그 범위가 너무나 광대해서 온전히 한 책에 다 담기란 불가능하다. 다 담았다 해도 그 내용은 전문가조차 읽기 힘들지도 모른다. 이 책은 내용을 선별해서 실었다. 당연히 책에 내용이 실리지 않았다 해서 수학사에 중요하지 않은 부분이라는 뜻이 아니란 말이다.
이 책은 시간순서대로 각 장마다 한 가지의 주제를 중심으로 수학의 흐름을 설명한다. 수학사는 주제만 가지고 나열할 수도 없고, 시간 순으로만 배열할 수도 없기 때문이다. 수학을 논할 때는 무엇보다 먼저 과거를 말하지 않을 수 없다. 과거의 어느 한 시점에서 시작된 이야기들이 발전을 거듭하면서 지금 현재를 만들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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