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간 소설 중에서 우선순위로 읽고 싶은 목록이에요.
쉽게 읽히는 문장이지만, 그리 쉽게 쓰이지는 않은, 몰입도가 상당한 소설 위주입니다.
때로는 단순히 빠져들고 싶을 때 손이 갈 듯한 책이랄까요.

 

 

ㅋㅋㅋ

장주원 초단편소설집 『ㅋㅋㅋ』의 매혹을 가동시키는 첫번째 요인으로 들고 싶은 것은 서사의 강렬한 흡인력이다. 이 강렬함을 독자의 감성을 자극하고 정서적 감응을 이끌어내는 힘이라고 명명할 수 있다면, 장주원은 짧은 분량 안에 자신이 공감각적으로 체험하는 일상의 에피소드를 무시무시한 흡인력을 가진 서사로 직조해 내는 능력을 보여준다. 그를 위해서 장주원은 자신이 동원할 수 있는 놀라운 문학적 장치들을 소설 안으로 끌어들이는데, 반전이나 위트, 역설, 풍자 등이 그것이다. 또한 장주원이 만들어 내는 서사의 강렬함은 독설 혹은 직설과도 같은 작가 특유의 화법에도 적지 않게 기대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독설과 직설의 내러티브가 설득력에 부합하는 매혹을 감당하기 위해서는 사건을 대하는 화자의 인식의 균형이 필수적인데, 장주원은 지적 분별력과 문화적 감식안으로 이 균형을 끝끝내 지켜낸다. 독설과 직설이 균형을 잃을 때, 그것은 추한 선동문이나 광고문안, 천격의 유언비어로 전락하는 법이다. 하지만 균형잡힌 독설과 직설의 호위를 받는 그의 서사는 폭주하는 기관차처럼 거칠 것 없이 단숨에 주제의 핵심에 육박하면서도 어느 순간 놀라운 제어력에 의해 반드시 도달할 곳에, 그 대미에 도착한다. 여기에 작가로서 장주원의 숨길 수 없는 재능이 여실히 드러난다.
위트와 풍자와 반전 같은 허구적 에피세트로 가득한 그의 글들이 독자들에게 현실적인 진정성과 설득력을 전하고 있는 것은, 그의 글쓰기 전략이 일상의 사건과 인물을 결합시키고 또 다른 사건과 인물을 파생시켜 내는 방식을 문학적 장치로 사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것을 우리가 편의적으로 장주원식 하이퍼리얼리즘이라고 명명해도 큰 무리는 없을 것이다.

 

 


유괴

본격 미스터리의 거장 다카기 아키미쓰의 법정 추리극. 1960년 실제 일어난 유괴 사건을 집요할 정도로 취재해 그린 법정 미스터리에 본격 미스터리 요소를 적절하게 가미한 범죄 소설이다. 당시 사회적으로 화제가 되었던 사건을 중립적인 시선으로 다뤄 사회파적인 색채는 물론, 논픽션 소설의 리얼리티, 본격 미스터리의 반전까지, 작가 다카기 아키미쓰의 진면목을 볼 수 있는 작품이다.

붉은 눈

미스터리, 더 Mystery The 시리즈 6권. 호러와 본격 미스터리 양 분야에서 왕성한 집필 활동을 이어오며 일본뿐 아니라 국내에서도 탄탄한 팬층을 확보한 미쓰다 신조의 첫 호러 단편집이다. 단편 소설 여덟 편과 엽편 소설 네 편이 수록된 이번 작품집은 작가가 실제로 근무했던 잡지사의 편집자가 등장하는가 하면 ‘도조 겐야’ 시리즈를 쓰는 작가가 이야기를 풀어나가기도 하고, 실존하는 사진집이 언급되기도 하는 등 미쓰다 신조가 직접 겪은 괴이한 일들을 들려주는 듯한 형식을 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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