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26, 종합 리스트.]
: 엄청 오랜만에 작성하는 리스트. 몇 가지 더 추가할 예정이고, 간간이 덧붙임을 삽입할 예정입니다. :) 

 

『구운몽 다시 읽기』는 『구운몽』에 국한된 작품 해설·연구서처럼 보이지만, 실상 고전소설 전반에 접근하는 입체적인 관점들을 제시하는 안내서이다. ‘구운몽’이라는 프레임을 통해 고전장편소설의 형성 과정, 그리고 소설을 둘러싼 17세기 조선 사회와 동아시아의 풍경이 펼쳐진다. 그리고 이로부터 도출된 키워드들은 우리 시대의 문제로 확장된다. 10여 년간 『구운몽』을 구심점으로 한국 고전소설을 연구해온 저자의 내공이 빛을 발하는 지점은 바로 이곳이다.
: 학교 다닐 적에 오히려 지금보다 더 고전을 즐겨 읽고, 나름대로 해석을 가하며 함께 했던 것 같다. 요사이는 다른 할 일이 많다거나 밖에 나가 있을 때가 많아서, 예전보다 집중을 많이 못하는 것 같다. 반성하면서, 이 계기로 다시금 리뷰에 몰두해보자 싶다. :)

 

시인 '정지용'에 대한 박태상 교수의 학술연구서. 저자는 그동안 충북 옥천의 지역축제인 '지용제'의 운영위원으로 활동했다. 그리고 '지용제'의 일환으로 진행되는 '지용문학포럼'에서 줄기차게 새로운 자료를 발굴하여 소개했다. 이 책은 지용문학포럼에서 그동안 발표했던 논문들과 새롭게 집필한 논문 등으로 구성되었다.

1부 '정지용은 왜 불안했는가'에는 '정지용과 청록파 시인들'과 '문장에 발표한 정지용 한적시의 특성'을, 2부 '정지용은 무엇을 지향했는가'에는 '정지용과 문장파 근대미술가들'과 '한국문화사의 관점에서 본 정지용'을 실었다. 3부 '정지용은 왜 항상 새로운 것에 집착했는가'에는 '문장과 정지용'을, 4부 '북한에서 정지용은 부활했는가'에는 '북한문학사에서의 정지용'을 수록하였다.
: 조만간 구입해서, [정지용 전집]과 나란히 진열(;)할 것에 궁리 중이다. 교과서에 실린 시를 거듭 풀어내면서, 아련한 향수에 젖거나 그리운 영상을 만들어 푸근함을 불러왔던 기억이 새삼 떠오른다. 10년이 지나도, 더 많은 세월이 흘러도 ‘시의 위안’은 현재진행형이다. 

 

시의 참맛은 비유와 함께 불가시적인 세계를 참신한 가시적 세계로 드러내는 데 있다. 감 춤과 드러냄의 미학, 그런 점에서 김수지 시에 드러난 정신의 깊이와 감성의 촉수는 남다르다. `봉숭아 꽃물′에 견줄 만큼 숨결은 찐하고 뜨거우며, 나아가 현실을 보는 감각도 치밀하다. 허지만, 희로애락에 반응하는 마음의 촉수만은 드라이플라워처럼 매우 여리다. 그런 가운데 남다른 동양적 정신의 깊이로, 미적 감동을 생명적 상상력으로 형상화시킨 점에 주목한다. 이런 점에서 김수지 시의 아우라(aura)가 남다르고, 그의 시의 존재 이유가 충분하다.
 

 


 

어떤 행동도 하지 않을 때조차 그들은 문제적이다. 현재에 속하지만 존재감을 부정당한 것들, 그들의 언어는 발화되는 동시에 ‘소리’가 된다. 그들은 ‘안’에 있지만 항상 ‘바깥’이라고 간주된다. 아니, 유령은 ‘안’에 있는 ‘바깥’의 다른 이름이다. 유령은 결코 무기력하지 않다. 그들은 쉼 없이 떠들어댐으로써 권력의 주파수를 교란하고 새로운 언어를 생산한다. 문학이란 이 언어가 특정한 스타일로 배열된 것이고, 비평이란 이 언어와 더불어 우리 시대의 관념적인 것을 구성하는 행위가 아닐까. 우리는 문학이 유령이 된 시대를 살고 있다.
 

 

 

 

쉬즈모의 시 세계는 종종 1925년을 기준으로 두 가지 특징으로 나뉘어 언급되곤 한다. 그의 초기 작품들에 이상 추구에 대한 열정과 낙관적인 희망이 넘치고 있다면, 1925년 이후의 작품에서는 삶에 대한 비관과 회의, 사랑에 대한 절망이 주조를 이루었다고 볼 수 있다. 그는 ‘단순 신앙’, 즉 ‘사랑’, ‘자유’, ‘아름다움’을 추구하며 살았다. 그의 이상은 순수했지만 현실 세계는 너무 참혹했기에 그의 이상주의는 실패로 귀결될 수밖에 없었다. 그는 문학이 삶과 유리될 수 없다고 여기며, ‘삶’과 ‘예술’ 사이의 긴장의 끈을 놓지 않았다. 스스로 “아마도 나는 천성적으로 감성적인 사람일 것이다”라고 고백한 것처럼, 쉬즈모는 풍부한 상상력과 예민한 감수성으로 사랑을 노래하고, 자연의 소중함과 도시 문명의 폐해를 표현한 시인이었다.

 

 

포의 시는 외면적으로 보이는 현실보다는 외면을 떠난 내면, 현실을 떠난 환상과 이상, 보이지 않는 신성한 세계에 더 비중을 두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또한 암시성을 띠는 상징적인 시를 씀으로써 초현실적인 미의 분위기를 형성시켜 주었는데, 이는 우울하면서도 창의적인 포만의 독창적인 시 세계를 만들어 냈다. 그리고 이는 바로 환상적인 아름다움과 연결되어 낭만적 성향을 유감없이 보여 준다.
이처럼 환상과 이상과 아름다움에 몰두했던 포는 실용적이고 물질적인 것보다는 심미적인 것을 더 좋아했다. 그가 진정으로 다룬 것은 인간 내면의 병든 영혼이라고 할 수 있다. 그는 화려하게 발전하는 미국의 물질적인 삶의 내면에 도사리고 있는 인간 영혼의 악몽을 발견했던 것이다. 그러므로 그의 작품에는, 합리적인 것 같아 보이는 인간 삶의 표면 아래 숨어 있는 인간의 광기 어린 암담한 내면과, 죽음의 무덤에서 벗어나려고 몸부림치는 인간의 의식이 암시되어 있다.

 

작가는 소설을 통해, 한 개인의 비뚤어진 욕망이 어떻게 사회악을 낳고, 비극적인 역사로 이어지는지를 절묘하게 다룬다. 부와 권력에 집착했던 콘셉시온 부인, 어머니의 욕심 때문에 일생이 일그러졌음에도 역시 같은 전철을 밟는 막스 몬로이, 서로를 한 몸처럼 아끼는 두 형제 여호수아와 예리고, 그리고 부친살해라는 위험한 욕망을 품은 채 살아가는 또 다른 형제 미겔 아파레시도….

이들은 약육강식의 법칙이 역사를 지배하는 한, 개인이 감당해야 할 숙명적인 비극은 대물림된다는 것을 보여 준다. 작가는 그 배경에 멕시코 사회의 어두운 현실을 치밀하게 배치해 사회적 부패와 인간 본성 사이의 단단한 고리를 풀어낸다. 멕시코 현대사를 아우르며 근대화의 그림자를 신랄하게 파헤친 작품이다.

 

 

1926년 출간된 『위폐범들』은 앙드레 지드가 자신의 유일무이한 '소설'이라고 했을 뿐만 아니라 '마지막 작품'이라 생각하고 자신의 모든 것을 담고자 한 작품이다.
자신이 사생아임을 우연히 알고 집을 나온 혈기왕성한 청년 베르나르, 온화하지만 세상과 마주보는 것이 서툴렀던 문학소년 올리비에, '글쓰기'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는 지식인 에두아르, 그리고 이들을 둘러싼 수많은 등장인물들의 일화가 얽히고설킨 이 '소설'은 마치 위조화폐처럼 거짓된 모습으로 거짓 세계 속을 표류하는 이들이 진정한 자아와 삶의 의미를 발견해 가는 여정을 그린다.
『위폐범들』에서 앙드레 지드는 제도와 인습에 대한 반항, 동성애, 성실성, 선과 악 문제, 삶의 양식 등, 너무나 “지드적인” 주제를 통해 모순으로 가득한 현실과 자신에게 주어진 불합리한 환경에서도 ‘최선을 다해’ 살아가는 것이야말로 진정함 ‘삶’이며 눈부신 ‘내적 성장’임을 보여 준다.

 

정미경이 오 년 만에 새롭게 써낸 장편소설. "너를 사로잡고 있는 새는 무엇인가." 이 존재론적 질문에서 시작된 이야기는 작가의 손목을 낚아채 사막의 어느 뒷골목으로 끌고 갔고, 작가의 손목을 놓지 않은 채 다시 우리에게 저물녘 햇빛과도 같은 그 긴 손을 내민다.
 

 

 

 

 

이 소설의 특징 중 하나는 끊임없이 반복되는 대화들, 얼핏 보면 어린아이들의 유치한 말장난처럼 보이기도 하는 무의미해 보이는 대화들에 있다. 예를 들면, 슬럼이 무슨 뜻이냐? 가마라고 계속 발음해 보면 그 가마가 그 가마가 아닌 것 같고 뭔가 이상하다, 라고 의심하는 등, 우리가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언어들을 끊임없이 의심하고 질문을 함으로써 진짜 의미, 곧 진실을 찾아내려고 한다.

그녀의 작품 속 인물들은 하나같이 각자 쓸쓸한 존재들이다. 등단 때부터 지금까지 줄곧 인간이라는 존재의 ‘쓸쓸함’을 작품 속에서 표현해 왔다. 작가는 이 작품의 집필 기간 동안 “안에서 바깥을 응시하고 있다가, 이제 손잡는 법을 배워 가는 중인 것 같다. 짧은 순간이라도 사람 사이에 연대가 발생할 수 있고, 그것이 아주 큰 힘이 될 수 있다는 걸 발견했다”라고 밝혔다.

 

도시의 한 구석에서 세상으로부터 소외당한 외로운 인물들이 필사적으로 피난처를 찾는 모습을 그린 작품.
복수의 인물들을 옴니버스 영화처럼 교차시키면서 삶을 살아가기 위해 우리가 놓아서는 안 되는 것들인 사랑과 욕망에 관해 이야기한다.
 

 

 

 

 

 

작가는 이 책에서 야구로 만들어진 주인공의 추억을 이야기한다. 야구 때문에 맺어지고 헤어진 친구를 이야기하고, 야구로 인해 갈등을 겪은 가족을 이야기하고, 나아가 야구가 가르쳐준 인생을 이야기한다.
 

 

 

 

 

 

전쟁 당시 발매된 신보 음반 자료들에는 포화 속에서도 멈추지 않았던 가요인들의 창작열과 노래로 희망을 전하고자 했던 가요인들의 의지가 엿보인다. 맨땅에 천막을 치고 이뤄졌던 공연 사진에서는 위기 속에서 더욱 신명을 냈던 한국인들의 기질을 보여주며, 후방에서 최전선까지 노래 하나로 전국을 누빈 군번없는 용사, 군예대의 미소 속에는 극한 상황에도 용기를 잃지 않고 더욱 치열하게 노래했던 당시 연예인들의 패기를 엿볼 수 있다.
이 책을 통해 우리는 60년 전에 이 땅에서 일어난 전쟁의 이면에 존재했던 대중문화의 의미와 역할이 재조명해볼 수 있다. 역사는 사건을 기록하지만 문화는 그 사건을 극복해나간 대중의 정신을 기억한다. 이 책은 한국전쟁이라는 위기를 겪어낸 우리의 문화적 저력을 증언하고 있다.
 

그는 하나의 주제를 잡아 짧게는 2~3년에서 길게는 2~30년씩 붙잡고 씨름한다. 시간에 따라, 날씨에 따라, 계절에 따라 달라지는 대상물의 모습을 조용히 묵묵히 관찰하는 것이다. 또한 대상물을 포착할 때에도 한 면만을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앞에서 찍고 뒤에서 찍고 누워서 올려다보며 찍고 멀찍이 내려다보며 찍기도 한다. 그러다 보니 주제를 바라보는 해석이 풍부해지고, 그 속에 ‘배병우만의 것’이라 부를 수 있는 사진 세계를 구현한다. 이러한 배병우의 집념은 그의 작품 속 소나무, 바다, 오름에 그대로 투영되어, 단단하지만 속 깊은 따뜻함이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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