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506, 종합 리스트.] 

 

부산에서 모더니즘 시인들의 색다른 실험
부산에서 활동하면서 교분을 나눠온 허만하, 조말선, 정익진, 김형술, 김참, 김언 시인이 공동 작품집 ≪기괴한 서커스≫를 내놓았다. 유독 모더니즘 시인이 많은 부산에서 모더니즘 시를 쓰는 여섯 시인은 모더니즘 시가 중심이 되는 책을 생각해왔고, 이 책은 그 생각이 나아가고 무르익는 과정에서 나온 첫 번째 결과물이다. 각 시인의 신작 시와 산문(평론)이 실렸고, 부산대 불문과 박형섭 교수가 객원으로 참여하여 산문을 실었다. 이들은 자신들이 만들어갈 책에 ‘세드나(Sedna)’라는 이름을 붙였다. Sedna는 에스키모 신화 속 바다의 여신 이름이며 아직 명확하게 규명되지 않은 어떤 행성의 이름이라고 한다. ≪기괴한 서커스≫는 이들의 첫 번째 ‘Sedna’인 셈이다. 동인지도 아니고 무크지도 아닌 뭐라 ‘명명할 수 없는’ 이 책이 앞으로 계속해서 나올지 이번 한 권으로 끝날지는 알 수 없다. 재미있으면 계속 하고 재미없으면 안 하기로 했단다.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이들이 각 잡고 무게 잡는 책, 끼리끼리 모여 세를 보여주려는 과시형 책이 아닌, 남들이 하지 않는 걸 재미있게 해보는 ‘듣도 보도 못한 책’을 만들고 싶어 한다는 사실이다.
 

그의 시들은 비루하고 고통스러운 일상을 자연의 넉넉함과 신화적 세계관으로 감싸안으며, 모든 사물을 하나로 통합시키고 끊임없이 순환시킨다. 현대사회의 일상성에 대한 성찰, 자아와 욕망의 근원에 대한 탐구, 인도와 불교 등 종교적 사유의 축을 중심으로 전개되는 이번 시집은 그의 삶과 의식이 어떤 완성을 향해 부단히 나아가는 순간을 여실히 보여 주며, 비애로운 현실을 고요한 눈으로 바라보는 내적인 관조가 한결 더 깊이 드러난다.
시인은 차가운 냉소가 아닌 따뜻한 해학과 익살스러운 유머를 통해 일상의 새로운 얼굴을 발견해 낸다. 그의 시를 읽다 보면 그의 유쾌한 시어들에 따라 웃다가도 자신을 둘러싼 고달픈 삶의 슬픈 굴레와 자본주의의 쓸쓸한 이면을 깨닫는 순간, 문득 쓸쓸함이 밀려든다.
 

 

 

특유의 선굵은 어법이 여전히 빛을 발하는 가운데 시인은 한층 깊어지고 넓어진 관조의 시선으로 삶의 비애를 이야기한다. 하루하루 치열하게 살아내야하는 일상에서 비롯되는 고독은 그의 시가 빚어지는 출발점이다.
일상에서 느끼는 외로움은 시인의 사유를 거치며 인간의 근원적인 고독으로 승화한다. 시인은 한 개인이 감당해야 할 존재 자체의 고독을 외면하지 않고 그 근원을 탐구한다. 그에게 고독은 개인의 실존을 담보하는 자유로운 사유의 공간이다.
인간의 생이란 “완전한 혼자이고 싶은 나”(「뼈아픈 오후」)의 고독을 허락하지 않는다. “비 오는 날” “존재를 적시는 빗줄기”(「비를 맞으며」)와도 같은 사랑을 떠올리고, 헐리는 종로 피맛골이 아쉬워 찾은 빈대떡집에서 “근대화”와 “껌파는 노파”(「어떤 흐느낌도 멈춘 정지의 한때」)에 골똘해지는 시적 경험은 때로 우리에게도 찾아온다. 정철훈의 시는 고독도 사랑도 시대도 역사도 그렇게 우리 안에서 보편의 이름을 얻게 된다는 점을 상기시킨다. 그의 시를 읽으며 사유의 고통과 즐거움을 함께 느낄 수 있는 것은 이처럼 시인이 책장 너머 우리 앞에 놓인 그 무언가를 진지하게 곱씹게 하기 때문이다.
 

흑인, 백인, 갈색인, 여호와의 증인, 이슬람교도, 레즈비언, 동물보호주의자 등 런던에는 우리가 상상할 수 있는 모든 다양한 이들이 모여 있다. 영국 작가 제이디 스미스의 소설 『하얀 이빨』은 이들이 서로 부딪히고 뒤엉켜 살아가는 런던의 거리를 젊은 디킨스의 입담을 통해 생생하게 담아낸다. 시끌벅적한 에너지로 가득한 이 소설은 다인종의 끓어 넘치는 단지(melting pot)처럼 부글대는 런던 그 자체이다. 『하얀 이빨』은 소설 속 인물들의 모순, 의도치 않은 결과로 인한 아이러니, 그리고 ‘이’를 통한 메타포를 통해 우연의 역사 속에서 꼬여만 가는 웃지 못할 운명을 보여 준다. 자신의 뿌리와 과거에 집착하며 운명을 통제해 보려 해도 그것은 때로 동전 던지기의 결과를 이기지 못한다. 소설은 마지막 장면에서 거의 반 세기를 숨겨 왔던 비밀을 드러내며 우연의 무서운 힘을 다시 한 번 보여 준다.
 

혼자라는 것, 누구도 자신을 위로해주고 이해할 수 없을 것이라는 느낌이 들 때면 사람들은 자살을 꿈꾼다. 그런 면에서 고독이라는 것은 유사 이래 인류가 지닌 오랜 질병이 아닐까. 높고 건조한 회색 빌딩 숲에서 어느 날 모든 인류가 순차적으로 죽어간다면, 그리고 만약 우리의 후세나 외계 생물체가 그 흔적을 발견하게 된다면 지금 우리 인류는 어떤 이름으로 명명될 수 있을까. 고독이라는 진화하지 않는 감정의 측면에서 우리는 아직 백악기를 살고 있는지도 모른다.
삶이 추해진 도시에서 삶의 흔적을 찾다.
다른 어떤 시대보다 개인의 삶과 권리가 존중받는 시대에 역설적이게도 바로 그 개인이 소외되고 고독을 체감하게 되는 것이 현대이다. 자살은 가장 개인적인 죽음이며, 그 어떤 삶도 이러한 개인적인 죽음에 침범할 수 없다. 이 시대는 어쩌면 ‘사랑’이 불가능한 시대이다. 사랑은 이해를 필요로 하고 이해는 오랜 시간이 담보되어야 한다. 하지만 지금처럼 빠르고, 기억할 수 없을 정도로 순식간에 변해가는 세상에서 사랑이란, 철없고 낭만적인 감정에 지나지 않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런 면에서 이 소설은 철모르는 인간들에 대한 고요한 성찰이기도 하다.
 

미디어, 건축, 포스트모더니즘, 다문화주의, 동일 정치학, 검열 제도, 에이즈, 포스트식민주의, 세계화, 기술과 방관을 포함한 문화적, 역사적, 사회 정치적 맥락에 대한 현대미술의 주요한 이론적이고 미학적인 이슈들에 주목하는 이 책은 비판적인 이론이 현대미술에 미치는 중요한 역할을 보여준다.
 

 

 

 

 

소재에 대한 진지한 탐구와 삶에 대한 깊이 있는 사유를 통해 얻은 독특한 디자인 조형언어로 디자인에 대한 정의를 새로 쓰고 있다.
이번 한국 전시회를 준비하면서 출간하게 된 ≪Tokujin Yoshioka_SPECTRUM≫은 도쿠진의 디자인 세계를 설명해 주고, 전시되는 작품들의 이미지와 소개, 작품에 대한 작가의 생각을 담은 ‘작가 노트’를 통해 세계적인 디자이너의 작품 세계를 보고 읽을 수 있게 하였다.
 

 

 

한글 타이포그래피의 거장으로 우리 시대를 살다 간 한글디자이너 고 김진평의 업적 가운데 하나인 한글 디자인을 소개한다. 이 책은 2005년 한국학술진흥재단의 연구 지원을 받아 이루어진 연구 보고서의 일부를 발췌, 보충하고 재정리한 것으로, 그의 제자인 유정숙 교수와 김지현 교수가 한글디자이너 김진평의 업적을 기리고 추모하는 마음으로 진행한 작은 연구이다.
우리나라의 젊은 후학과 전문인들이 한글 타이포그래피에 더 큰 관심을 두는 일 그리고 이전보다 발전한 한글 타이포그래피를 위해 올바른 방향을 제시하는 일은 생전에 한글디자이너 김진평이 늘 바라던 일이기도 했던 만큼, 이 책은 한글 타이포그래피를 사랑하는 많은 이들에게 그의 작업을 소개하여 한글 타이포그래피에 대한 폭넓은 이해와 관심 그리고 공감을 얻고자 한다.
 

예술은 끝없이 새로움을 추구하며 언제나 낡은 과거의 틀로부터 벗어나 세계와 인간을 새롭게 해석하기 위한 언어를 모색한다. 오늘 우리 시대는 미디어 환경의 급속한 변화와 예술 장르 간의 융 · 복합 등 그 어느 때보다도 예술의 영역이 확대되고, 예술의 개념 자체도 변하고 있다. 또한 예술의 종언을 선언하는가 하면 종언 이후의 예술에 대해서도 다양하면서도 새로운 논의가 생산되고 있다. 새로운 미술을 위해서는 새로운 양식의 수용과 생산도 중요하지만, 이에 대한 담론 생산을 위한 노력이 더 중요하다. 새로운 담론 생산을 위해서는 인문학을 바탕으로 한 다양한 학문적 대화가 필수적 요소가 된다. 이에 미술과 인문학이 만났다. 미술관에는 미술만 있는 것이 아니다. 그 어느 때보다 다양한 학문 간의 통합과 통섭이 중요시되는 요즈음, 4인의 철학자들이 들려주는 미술과 인문학의 통섭 강의 현장으로 독자들을 안내한다.
 

지역 전통 공예 산업 세계로 뻗어 나가다
디자이너와 장인이 만나 디자인과 전통이 서로 어우러져 하나가 되다.
나라마다, 사람마다 각기 다른 개성과 매력이 존재하듯이
도시마다 지역마다 서로 다른 그곳만의 개성과 매력이 있다.
하지만 오래된 전통으로만 머물러서는 안 된다.
그것은 널리 시간과 국경을 뛰어넘어 ‘공통’으로 존재해야 한다.
예부터 전해져 온 전통 공예의 지혜, 그것은 디자인의 미래를 바꾸는 열쇠이고 힘이다.
 

 

 

2009년 일본에서 발행된 호러 만화의 귀재, 이토 준지의 최신작. 미래를 걱정하는 현직 간호사 마르소, 도플갱어로 고통 받는 타블로, 자신의 분신 로봇 때문에 삶의 의미를 잃어버린 공학자 피탄, 얼굴의 반점 때문에 고통스러워하는 바랏치. 현세에 미련이 없는 이들 네 명은 자살 사이트 ‘블랙 패러독스’에서 만난 자살 지원자들이다. ‘완벽한 죽음’을 위해 자살 여행을 떠난 이들은 첫날부터 이상한 광경을 목격하게 되는데...
 

 

 

 

생생한 현실감이 느껴질 정도로 섬세한 배경 작화, 포커싱까지 치밀하게 계산된 구도, 자연스러운 동작의 캐릭터는 호랑이라는 작가의 탁월한 공력을 새삼 느끼게 해준다. 애니메이션을 보는 듯한 작화 수준을 벗어나 실제로 캐릭터가 살아 움직일 수 있도록 도입부를 애니메이션으로 제작한다든지, 매회 드라마가 고조될 때마다 흘러나오는 음악은 실제 인디밴드들이 참여하여 신선한 사운드를 들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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