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413, 종합 리스트.]

 

상처적 체질

나는 빈 들녘에 피어오르는 저녁연기
갈 길 가로막는 노을 따위에
흔히 다친다
내가 기억하는 노래
나를 불러 세우던 몇 번의 가을
내가 쓰러져 새벽까지 울던
한 세월 가파른 사랑 때문에 거듭 다치고
나를 버리고 간 강물들과
자라서는 한번 빠져 다시는 떠오르지 않던
서편 바다의 별빛들 때문에 깊이 다친다
상처는 내가 바라보는 세월
안팎에서 수많은 봄날을 이룩하지만 봄날,
아무도 기억하지 않는 꽃들이 세상에 왔다 가듯
내게도 부를 수 없는 상처의
이름은 늘 있다
저물고 저무는 하늘 근처에
보람 없이 왔다 가는 저녁놀처럼
내가 간직한 상처의 열망, 상처의 거듭된
폐허,
그런 것들에 내 일찍이
이름을 붙여주진 못하였다
그러나 나는 또 이름 없이
다친다
상처는 나의 체질
어떤 달콤한 절망으로도
나를 아주 쓰러뜨리지는 못하였으므로
내 저무는 상처의 꽃밭 위에 거듭 내리는
오, 저 찬란한 채찍
 

지금까지 안회남은 ‘신변소설’ 작가로 대표되어왔다. 개인의 내면성, 특히 가족과의 ‘관계’ 속에서 자신을 표현하는 신변소설 작가였던 안회남은 거대한 역사의 소용돌이 속에서 ‘개인’과 ‘국가’ 간의 역사 인식을 통해 진보적 리얼리즘 작가로 전환한 독특한 이력의 소유자다. 물론 그 한계에 대한 차가운 비판 속에서 자유롭지 못했지만 민족이 처한 현실에 대한 개안이자, ‘자기에서 역사로’ 존재를 옮겨갔던 작가로 다시 평가되어야 할 것이다.
 

 

 

 

김윤식의 평론집. 자신의 전공인 문학과 시대성 사이에서 느낀 고민과 그동안 해온 현장비평을 담았다. 총 3장의 구성으로 1장 '역사에 삿대질할 수 있는 것이 작가다'에서는 소설과 소설가에 대한 글이, 2장 '지용과 청마의 술잔에 모란은 떨어지고'에서는 시와 시인, 3장 '여기가 장미다, 여기서 춤춰라'에서는 각종 문예지 등에 쓰인 글들을 묶었다. 
이 책에서 부제로 쓰인 '김윤식 교수의 문학 산책'은 2004년에 시작하여 2010년 현재까지 한 달에 한 번꼴로 「한겨레 신문」에 인기리에 연재되고 있는 문학 칼럼명이다. 이 책에는 2006년 8월부터 2009년 12월까지 가장 최근의 글을 담았고, 같은 기간에 단행본과 각종 문예지에 쓰인 것도 싣고 있다.
 

 

독특하고 낯선 서정의 시인으로, 젊은 시인들의 새로움을 옹호하는 눈 밝은 평론가로, 또 문학수첩작가상을 받은 소설가로 시·소설·비평의 영역을 자유자재로 넘나들며 자신만의 자리를 구축한 전방위 문인 이장욱의 첫 소설집. 발표 당시부터 관심과 호평을 받았던 7편의 작품이 실렸다. 단정하고 단단한 문장과 선명한 이미지, 잘 짜인 구성이 돋보이는 그의 소설은 일상과 환상, 진실과 거짓, 실체와 유령을 분간할 수 없는 기묘한 시공간으로 독자를 안내하며 낯설지만 잊을 수 없는 강렬한 감각을 선사한다.
『고백의 제왕』은 사실과 허구의 경계를 지우는 방법으로 소설의 가능성을 묻는 소설이다. 또한 일상 속에 깃든,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균열과 어둠을 응시하는 소설이기도 하다. “우리는 다만 유령적 사건들이 출몰하며 주체로서는 도무지 감지할 수 없는 비인칭적 공간을 보고 있는 것이다.”(권희철 해설)
 

편안한 문장과 현장감 넘치는 묘사력, 담백하고도 경쾌한 문체는 마음속 결핍을 해소하지 못하고 삶의 매뉴얼을 갖지 못한 채 미성숙한 상태로 살아가는 주인공들의 부유감과 깊은 고독을 더욱 극대화하며 작품에 흡인력을 더한다.
이 작품은 2009년 1월부터 12월까지 월간 《현대문학》에 연재된 작품을 단행본으로 묶은 것이다.
『티타티타』는 누군가를 사랑하는 일에도, 또 그 사랑의 상처를 치유하는 일에도 서툴기만 한 사람들이 자신의, 혹은 서로의 서투름을 끌어안으며 성장해가는 이야기를 통해 ‘나’의 상처가 어떻게 ‘우리’의 새로운 소통의 형식이 될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이 소설의 마지막 문장에서 "그림" 대신 쓰고 싶은 그 "무엇"이 있는가? 지금부터 꿈을 꾼다고 해도 화가도 사진작가도 가수도 되지 못할 테지만, 그래도 그림을 그리고 사진을 찍고 노래를 부를 수 있다. 오로지 나만을 위해서. 그것이 내가 생각하는 진정한 사치다. 더 느리고 더 현명한 루저로 사는 것은 때로 삶을 예술로 만든다. -박주영
 

 

 

 

1인칭 시점의 회고 형식으로 진행되는 이 작품은 현대인의 익명성과 자본주의가 타인에게 가하는 폭력을 이야기한다. 이 작품에서 등장하는 ‘회사’라는 거대한 구조는 곧 ‘보이지 않는 손’으로 개인의 삶을 지배하며 거기에 속한 구성원은 무력하게 모든 걸 ‘받아들이거나 체념할’ 수밖에 없다.
《컨설턴트》는 상식적이지 않은 사회적 사건에 대한 작가의 관심에서부터 출발한다. 약자에게 벌어지는 사회의 부조리함을 진지하게 풀어내는 동시에 영화판에서 기량을 다진 작가의 내공이 녹아들어 마치 범죄 스릴러 영화를 보는 듯한 흥미진진함까지 갖추었다. 심사위원들은 이 작품에 대해 “죽음조차도 하나의 서비스 상품이거나 이른바 구조조정의 대상이 되는 세태를 알레고리적으로 보여주면서 구성원 개인의 자각과 저항까지도 유도하는 결말이 진지함과 깊이까지 담보하고 있다”라고 평가한다.
작품 속에 등장하는 회사의 심벌은 이 작품의 총체적 상징이다. 다이아몬드를 두 개의 삼각형이 받치고 있는 모양은 구조라는 것은 혼자만의 힘으로는 만들 수 없음을 뜻한다. 구조는 자연스럽게 생성되어 그 형태를 유지하고, 오직 효용가치가 없어진 구성원들만 자연히 소멸될 뿐이다. 《컨설턴트》는 ‘킬러’인 주인공을 내세워 이러한 구조와 개인에 대한 질문을 끊임없이 던짐으로써 암묵적인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낸다.

김미월의 소설에는 하나같이 작고 어두운 온갖 방들이 등장한다. 학교 앞 하숙방, 시장통 자취방, 재개발 지구 옥탑방, 반지하 셋방…… 너를 기다리던 방, 방, 방들. 『여덟 번째 방』에서 그는 그 많은 방들에 골고루 부려 놓은 청춘의 추억들을 찾아 나선다.
이사를 자주 다니는 주인공이 문득 ‘이사의 역사’가 ‘청춘의 역사’임을 깨닫게 되고, 자신이 거쳐 온 방들을 돌아보며 청춘을 회상하는 내용의 이 작품은, 최근 젊은 소설가들의 문학적 상상력의 중심에 있는 ‘방<집’이 아닌 ‘방=집’ 모티프를 통해 청춘의 역사를 펼쳐 보인다. 진지한 주제의식에 재기 발랄하고 탄탄한 문장력과 섬세한 묘사, 감각적이고 재치 있는 비유, 누구나 공감할 만한 다양한 문화적 코드들이 더해져 묵직하면서도 경쾌하다.
 

 

단편들을 통해 세풀베다는 지극히 평범한, 그러나 쉽게 잊고 마는 인생의 교훈을 그려 내고자 한다. 세계 각국의 그 누구나 삶의 무게를 감당하며 살아가는 모습은 같다는 사실이다. 어느 누구도 정답을 알 수 없는 인생의 고민과, 인간이라면 결코 벗어날 수 없는 끝없는 욕망, 그리고 누구나 막연히 품고 있는 희망을 이고 지고 살아가는 주인공들의 모습들을 보면서 우리는 그들의 삶을 긍정하고, 이어 우리의 삶을 긍정하게 된다. 세풀베다는 이렇게 우리네 삶과 닮은꼴인 또 다른 삶들을 펼쳐 보이며 모두 결국 <하나의 인간>임을 깨닫게 한다.
<나의 모든 소설들은 소외된 자들을 얘기한다. 개인 전용기를 타고 다니는 돈 많은 사람들 이야기라면 다른 작가들이 있으니까. (중략) 소외에는 분명히 여러 가치들이 담겨 있다. 연대감과 의리는 소외된 자들에게 아주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이것이 존재하지 않는다면 생존도 보장할 수 없다.>
- 루이스 세풀베다

술은 스토리로 기억된다
언젠가 마셨던 와인 한 잔, 소주 한 병이 우리의 기억에서 사라지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일부 애호가들이 술이 지닌 ‘독특한 풍미’와 혀를 자극할 만큼 ‘강렬한 맛’으로 기억을 유지한다면, 평범한 일상을 살아가는 대다수 사람들은 술자리의 분위기, 오갔던 대화 그리고 무엇보다 함께했던 사람에 대한 추억으로 받아들인다. 이것은 다시 사람들의 머릿속에서 하나의 스토리로 완성되며 기억되는 것이다.
저자의 이야기 속에는 와인을 사랑했던 헤밍웨이, 맥주 애호가로 알려진 무라카미 하루키의 이야기가 담겨 있고, 술자리에서 마주친 배우 장쯔이와의 에피소드, 낯선 여행지에서 함께했던 이방인들과의 추억 등이 차곡차곡 담겨 있다. 우리는 누구나 제임스 본드처럼 멋지게 마티니 잔을 기울이거나, 클래식이 퍼지는 욕조 안에 몸을 누인 채 와인 한 잔을 즐기는 장면을 상상하곤 한다. 이러한 이야기들을 우리의 이야기처럼 느끼게 만드는 향기롭고, 매혹적인 이야기들을 <술과 장미의 나날>을 통해 만나보도록 하자.
 

이 글들은 저자가 하릴없이 시지프스 바에서 생맥주를 마시던 어느날 무료함을 달래기 위해 바 위에서 그때 그때의 분위기와 음악에 따라 연상되는 사건들과 건축들을 적어 보던 것들을 모은 것이다. 브라이언 이노와 오스카 와일드, 그리고 보들레르와 렘 콜하스, 나아가 살로메와 질 들뢰즈에 대한 오마쥬를 통해 총 13개의 장들로 이루어져 있다. 각각의 장들은 어떠한 위계도 존재하지 않으며 어떤 순서도 정해져 있지 않다. 다만 편의상 각 장의 번호가 붙어 있을 뿐이다. 그러므로 어떤 순서로 읽어도 무관하다.
 

 

좋은 그림은 이름 있는 작가의 널리 알려진 것이 아니다. ‘나에게’ 위로가 되고, 기쁨이 되는 그림이다.(본문 100번) 아무리 유명한 그림이라고 해도 내가 감동을 느끼지 못한다면, 그 그림은 내게는 좋은 그림이 아니다.
팍팍한 삶 속에서 감성적인 사고를 할 수 있게 돕는 것이 바로 미술 감상이다. 다른 예술과 마찬가지로 우리는 미술을 통해 그동안 잊고 살았던 내면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 미술 감상의 매력에 빠지기 시작한 사람들은, 미술을 통해서 삶의 활력과 희망을 얻을 수 있었다고 고백한다.
 

<싸우는 사서와 사랑하는 폭탄>으로 <제4회 슈퍼 대시 소설 신인상>을 거머쥐면서 데뷔한 야마가타 이시오는 신인답지 않은 필체로 인기 작가의 대열헤 합류, 현재 일본에선 8권까지 발행되었다.
 

 

 

 

 

 

누구나 쉽게 따라할 수 있는 친절한 종이오리기 레슨 88
종이를 접어서 자르기만 하면 누구나 쉽게 완성할 수 있는 종이오리기 레슨! 5분이면 완성하는 베이직 종이오리기, 내 스타일대로 완성하는 나만의 종이오리기, 종이오리기로 만드는 아이디어 생활소품까지 총 88가지 작품을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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