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로는 오감을 자극하는 강력한 감각의 합창으로, 때로는 영혼을 울리는 조용한 내면의 독창으로, 마음 깊은 곳을 자극하는 음색을 자아내며 누구나 가슴에 한 소절씩 자신만의 아리아를 품게 하는 시편들. 윤석정의 첫 시집은 이야기와 선율 모두가 잊히지 않는 한 편의 오페라와 닮아 있다.

죽음이 언어를 낳는 섬
혹은 언어가 죽음을 낳는 섬
나는 시가 된 섬
나는 떠도는 영혼의 섬
태어난 적이 없는 언어를 찾아 떠도는 섬
「봉도(蓬島)」에서

고장 난 라디오, 멈춰 선 자전거, 빈 소주병, 누나의 하모니카, 아버지의 늙은 소파. 다감한 시인이 ‘젊음의 아픔’을 투영하는 대상은 작고 약하고 오래된 ‘우리 옆의 존재’들이다. 모든 젊음이 그러하듯이, 마음대로 되지 않는 연애와 고쳐지지 않는 시로 고민하는 날이면 윤석정은 “오래된 달력의 빈 칸칸처럼 낡아 빠진 창문”을 통해 그러한 존재들이 모여 사는 골목을 응시한다.
절망과 희망이 서로 등을 기대고 있다면 절망하지 않는 희망은, 희망하지 않는 절망은 세상에 없을 것이다. 어둠이 스칠 때마다 바람이 불어와요. 아무도 넘지 못하는 경계란 없다.

 

세 달째 투숙객이 없는 호텔
무상으로 인수했지만

그녀가 보이지 않아 세상이 텅 비었네

파도 들락거리는 로비 탁자 위에
낯선 세상 하나 버려져 있네

너무 넓은 탁자는 피로해 지나온 길을
반짝거리고 앉은뱅이 눈높이에서
시간을 멈추게 하네

탁자의 나이테 새겨진 밀림과 바다의 배후에
허공이 있네 별들 떠 있네

무너지려는 모래무덤을 점프하며
바나나 숲 가로질러
102호 객실 유리창을 뚫고 달아난 애인

아, 수평선 너머로 간 게 아니었나 탁자 모서리
먼발치에 돌아와 우네 배고픈
파도소리와 그녀의 울음소리
아주 넓은 탁자를 멀미나게 하네

비린내가 풍길 때마다 탁자는 일렁거리고
몽유환자처럼 혼자 잠들 수 없어
탁자 위에 엎드려 밤새 엿보고 있네

그녀에게는 없는 신기한 무늬들,

듣고 있네 탁자에 새겨진
해독되지 않는 물결 음악들 

 

시인이자 한지공예가인 원영 김정순 작가의 첫번째 작품 시집으로, 다년간 공예가로서의 작품 활동속에서 겪어왔던 일이자, 한 아이의 어머니로서의 일기장과 같은 소중한 시들을 한자리에 모았다.
'빛을 시로 그리다'는 작가의 추구하는 여러 작품 분야 중 특히 애착을 가지고 있는 조명에 초점을 맞추어 창작된 제목이다.
 

 

 

 

 

이문숙의 시는 천천히 온다. 시인의 목소리는 시종 차분하고 담담하다. 그는 부러 말을 비틀고 위장하기보다 흘러나오는 말들을 고이 추려두었다가 제자리를 찾아 놓아두는 식으로 시를 쓴다. 어떨 때는 구태여 문장을 완성하기보다 그저 말을 삼키는 것으로 말을 대신하기도 한다. 그래서 그의 시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가만히 귀를 기울여야 한다. 그러면 그 삼켜진 말들의 틈에서 사물들이 스스로 흘러나와 지금 이곳의 현실을 낯설게 채색하는 기이한 경험을 하게 된다. 그의 시는 명료하게 머리로 이해되기보다 가슴으로 천천히 와서 깊고 오랜 흔적을 남기는 시다.
 

 

 

 

자신의 작품을 예시로 하여 현단계 한국 청소년소설의 양상을 살피고, 이어 『착한 대화』를 통해 새로운 형식의 청소년소설을 직접 제시한 것이다. 즉 “성장주의식 주입식 계몽에서 벗어난 새로운 활로의 예”를 통해 “주입식 계몽이 아니라, 청소년이 독서를 통해 스스로 깨달아서 사고의 수준을 상승시키는 자기각성과 자기계발을 돕는 창작방법론”으로서 이 소설을 집필한 것.
 

 

 

  

 

『뻐꾸기 둥지 위로 날아간 새』는 한 정신병동을 배경으로 주인공 맥머피가 ‘콤바인’으로 상징되는 무시무시한 권력에 맞서 싸우는 모습을 그린 작품이다. 1962년 발표 당시 눈에 보이지 않는 거대한 통치자에 저항하고 좌절하는 등장인물들을 통해 현실 사회를 날카롭게 묘파했다는 찬사를 받았다.
제목에서 언급된 ‘뻐꾸기 둥지’는 속어로 정신병원을 의미한다. 그리고 정신병원의 불청객인 맥머피는 뻐꾸기를 의미한다. 그는 같은 둥지로 날아든 또 다른 뻐꾸기 브롬든에게 저항 의지와 자유를 향한 열망을 심어 주었다. 자유의 땅을 향해 달려가는 브롬든의 모습은, 거대한 구조에 희생된 개인들에게 바치는 진혼곡 사이로 비집고 들어오는 한줄기 희망인 셈이다. 평론가들이 이 작품을 두고 “억압된 자유와 강요된 삶에서 벗어나 새로운 가치를 추구하려는 인물들을 그려 냄으로써 1960년대의 혁명적 변화를 예견한” 작품이라고 극찬한 까닭이다.
 

 

 

전통적인 모험소설과 영웅소설의 형식을 빌려, 당시 러시아 전반에 퍼져 있던 위선적인 지성인과 속물적인 귀족의 모습을 대담하게 그려 냈다. ‘우리 세대의 모든 악덕’으로부터 구성되었다고 스스로 밝힌 인물에 대해 ‘우리 시대의 영웅’이라는 칭호를 붙여 세상에 내놓은 이 작품은 레르몬토프의 사상과 철학의 집대성이라 할 수 있다.
 

 

 

 

 

 

작품 선별을 위해 무엇보다 눈여겨 본 것은 첫째, 청소년다운 상상력과 세계관이 형상화되어 있는가, 둘째, 청소년답게 상투적이지 않고 신선하고 뚜렷하게 주제를 표현했는가, 셋째, 소설의 플롯이 제대로 짜이고 나름대로 독특한 구성을 가졌는가, 넷째, 정확한 문장과 소설이라는 장르의 형식을 제대로 파악하고 있는가 등을 심사의 잣대로 삼았다.
 

 

 

 

 

: 스릴러 공포물을 뛰어넘어 현대 사회의 메커니즘을 적나라하게 다룬 <크림슨의 미궁>
어느 날 정신을 차려 보니 후지키는 크림슨 빛(심홍색, 핏빛) 황무지에 누워 있다. 후지키는 황무지를 헤매다가 자신 이외에도 같은 처지의 사람들이 여덟 명이나 더 있다는 것을 발견한다. 그들은 각자의 손에 들려 있는 게임기를 통해 이곳이 호주에 위치한 벙글벙글 국립공원임을 알게 되고, 이제부터 아홉 명의 사람들은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단 한 명이 남을 때까지 서로를 죽여야 하는 서바이벌 게임에 휘말리게 된다. 마지막까지 살아남은 단 한 사람은 어마어마한 상금을 거머쥐게 될 것이다.
게임을 할 것인가, 말 것인가에 대한 선택권은 주어지지 않는다. 일단 굶어죽지 않으려면 호주의 야생에 적응해 생존해야 하고, 누군가에게 살해당하지 않으려면 대신 누군가를 죽여야 한다. 평범한 아홉 사람을 지옥으로 몰아넣는 끔찍한 게임을 주최한 자는 과연 누구인가? 극한 상황에서 인간은 얼마나 사악하고 잔인해질 수 있는가? 과연 마지막에 살아남는 자는 누구인가? 그는 진정한 승자일까? 

 

열등감을 극복한 아이들은 스벤야처럼 어깨를 쫙 펴고 앞을 향해 걷습니다. 그리고 사춘기를 지나는 동안 삶의 중요한 가치들을 스스로 터득합니다. 진정한 아름다움이란 겉모습에 담겨 있는 게 아니라 내면에 자리하고 있다는 것, 그리고 바라는 것이 있다면 무엇이든 용기 있게 부딪쳐 봐야 한다는 것을 말입니다.

 

 

 

 

이탈로 스베보의 심리소설이자 인간 진실의 온갖 음울함, 웃음, 공포 속에서 인간의 진실이 가득 넘치는 소설이다. 금욕주의자는 아니지만 우울증 환자이며 자기중심주의자인 인물 제노가 등장한다.
<제노의 의식>은 돈에 대한 소설이며, 또한 게으르고 내성적인 한 남자의 삶에 관한 소설이다. 끊었다 다시 담배를 꺼내는 것으로 시작하는, 작심삼일의 미루는 버릇에 대한 작품이며, 종국에는 제노의 인생에서 가장 두드러지게 그를 거부했던 아거스타의 사랑과 태만에 관한 심리학적인 고찰이다.
 

 

 

 

<기발한 자살 여행>의 작가 아르토 파실린나의 장편소설. 핀란드의 천연 자연의 아름다움을 배경으로 한 작품으로, 교의를 잃은 목사 오스카리 후스코넨과 곰 제기랄이 함께 독특한 여행을 통해 만난 다양한 사람들과 그들이 만들어낸 별난 사건들 속에서 흘러나오는 우정을 다룬다.
 

 

 

 

 

이 책에서 다루는 작가 범위는 근대미술 선구자에서부터 광복 이전 출생 작가까지로 한정했다. 이들을 '한국현대미술가 100인'으로 칭하였고, 기법이나 양식을 조명하기보다는 이들의 예술 여정을 소개하여 주요 미술가들의 작품 흐름과 성격을 대략적으로 이해할 수 있게 구성했다.
 

 

 

 

 

근대건축을 일상으로 끌어와 바라본다. 창경궁 대온실, 강경 젓갈시장과 태백 선탄시설 등 누군가의 삶에 각인된 공간들을 사진과 이야기로 풀어냈다. 동대문운동장, 세운상가, 서울역사 등 친숙한 일상 공간부터 강경, 충남도청, 부산대 인문관에 이르는 건축사적으로나 문화적으로 의미 있는 근대건축물 22곳을 발로 뛰어 취재했다. 이론 분석보다는 사진과 이야기로 각 장소가 지닌 감성과 공간의 잠재적 가치를 드러내고 있다.

네 명의 사진작가는 역사적 사실로 존재하는 근대 풍경을 시각예술 차원에서 해석해 표현했다. 장소에 대해 작가가 가지는 주관과 주제의식을 통해 근대 공간이 지니는 미학적 가치를 발견한다. 우리 일상에 놓인 근대 공간의 가치를 새롭게 인식할 수 있는 감성 에세이.
 

 

사진과 짧은 글로 이루어진 포토에세이집 <생활의 발견>은 디자인적인 시선으로 바라본, 젊은이들의 세상에 대한 특별한 사랑이야기다.글이 사진에, 사진이 글에 기대어 만들어내는 접점의 공간은 세상을 의미 중심의 프레임으로 바라보도록 이끈다. 새로운 세상을 만드는 데는 두 가지 방법이 있다고 한다. 하나가 발견이고 다른 하나는 창조다. 그 발견과 창조를 위해 반드시 앞서 해야 할 일은 '관찰'이고, 관찰을 위해 반드시 해야 할 일은 '습관'이며, 습관을 위해 반드시 전제되어야 할 것은 '사랑'이다. 미침으로 점화되는 그 사랑이 나의 지식을 재편하고, 나의 경험을 반성하고, 나의 관계를 자각하게 한다. 그 지점에서 다시 자신이 열망하는 일들을 해낼 수 있으며 또한 새로운 나를 발견하게 된다. 이 원리가 발견으로 가는 길과 창조로 가는 방법이다.
 

 

이 책은 그의 초기작인 '성 니콜라오 제단화'를 포함해 르네상스 예술의 정수를 창조한 '아테네 학당', '파르나소스' 등의 프레스코화를 수록했다. 벽의 균열까지 볼 수 있는 생생한 도판과 저자의 풍부한 설명으로 라파엘로의 삶과 예술을 이해할 수 있다. 한편 라파엘로에 대한 환상에 사로잡힌 편견을 걷어내고 인간 라파엘로의 목소리에 귀 기울인다.
 

 

 

 

각 미술가는 대표적인 작품이 한 페이지 가득 컬러도판으로 기술되며 각 도상과 그 작가에 대한 설명적이고 계몽적인 정보가 함께 들어 있다. 표제어들은 이해하기 쉽게 상호 참조가 가능하도록 되어 있으며 미술사조와 기법에 대한 용어 해설, 그리고 세계적인 갤러리와 미술관의 주소록을 함께 실었다.
 

 

 

 

패션계와 그 세계를 창조하고 영감을 준 사람들을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보기 위한 책. 선구적인 디자이너 코코 샤넬과 이세이 미야케부터 리차드 아베돈, 헬무트 뉴튼 같이 영향력 있는 사진작가들, 그리고 이들이 사진을 찍었던 사람들까지, 150여년의 시간을 아우르는 패션분야 전반에 관한 모든 것을 보여준다. 500여 명의 디자이너, 사진작가, 모델, 그리고 전체적인 패션 동향을 유발했거나, 혹은 아이콘적인 사람들에 대한 가이드.
 

 

 

우리에게 잘 알려졌거나 또는 실험적인 사진작가들이 포착한 세상의 모습을 담았다. 작가 이름을 알파벳 순서로 정리했고, 그들이 기록한 사건과 사람, 혹은 서정적인 자연의 모습, 역사적인 순간들, 스포츠, 야생 생물, 패션 등을 포괄적으로 다루고 있다. 각 작가들의 대표적인 이미지와 함께 우리의 일상에 영향을 끼친 사진의 이해를 돕기 위한 예술적 견지의 설명을 수록하고 있다.

작품을 소개한 본문 하단에 참조 항목을 두어 비슷한 시각을 지닌 작가, 혹은 같은 주제를 다른 견지에서 찍은 작가들 간의 비교를 용이하게 했다. 책 말미에는 사진의 이해를 높일 수 있는 기술적 용어의 설명과 사진 장르, 예술 운동에 관련한 용어 사전, 세계 각국의 대표적인 사진 전문 갤러리나 박물관에 대한 소개를 덧붙였다.
 

20세기 미술을 알기 쉽게 풀이한 안내서. 20세기는 발명과 발견, 정치적 격변으로 빠르게 변화하는 시기였고, 그 결과 미술의 장도 급진적으로 변화했다. 미술은 보다 국제화되었고 미술가들은 유화와 콜라주, 조각, 레디메이드 오브제, 설치와 비디오 등의 새로운 매체를 가지고 실험했으며, 여성 미술가들의 위상이 높아졌다. 이 책은 미술가들의 이름을 알파벳 순서에 따라 분류하고, 이 특별한 시대의 미술을 안내한다.

모네와 피카소, 달리, 호크니 등 오랜 인기 미술가들로부터 가장 혁신적인 동시대 미술가들까지 아우르는 500점의 전면 컬러도판은 유명한 작품들과 더불어 미래의 고전들을 소개하며, 각각의 이미지가 동반하는 예리한 텍스트는 작품과 해당 미술가를 조명한다. 상호참조는 주제와 양식, 혹은 재료를 통해 20세기를 돌아보게 하며, 관련 어휘와 미술운동, 미술관과 갤러리에 관한 용어설명을 포함했다.

 

이 책은 감성분야의 전문가들로 구성된 집필진이 감성에 대한 연구결과를 정리하는데 그치지 않고, 감성을 공학적인 분야뿐 아니라, 인간의 생각, 마음, 감정 등을 또 다른 시각으로 볼 수 있는 철학적, 과학적, 예술적인 눈으로 연구하고 이를 체계화하였다. 그 동안 분산된 학술논문을 주제별로 재통합하여 실내디자인의 학문적 분야의 이해를 높이고 타 분야와 소통하여 '실내디자인학'의 위상을 재정립하는 실용적인 논문도서로 활용하고자 하는 취지로 발간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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