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29, 종합 리스트.] 

*덧붙임, 간간이 추가합니다.:)

문태준 (시인) : 김창균 시인의 시에는 뭔가 뜨거운 것이 지나간다. 그것은 그가 안간힘으로 간신히 살아가는 사람을 보면 마다하지 않고 손을 보태는 마음을 지녔기 때문이다. 그가 참 여러 곳 보살피러 애써 다녀온 여로가 이 한 권의 시집에 고스란하다. 나는 시집을 읽는 내내 누군가를 대신해 홀로 늦도록 길게 울고 있는 사내를 만났다. 그리고 그 사내는 내가 이제껏 형 아우 사이로 지내온 김창균 형의 푸근하고 수수하고 털털한 모습과 꼭 맞아떨어졌다. 울며 오고 또 가는 그대는 보아라, 그늘에 있는 것을 말없이 양지로 옮겨주는 시인의 그윽한 눈길이 그대에게도 건너옴을.

김경수 (문학평론가) : 시인과 함께 곰배령에 간 적이 있다. 어느 순간 시인은 참나물을 찾으러 간다고 사라졌는데, 참나물 한 움큼을 따서 돌아오는 시인의 눈은, 그대로가 그의 시였다. 모르긴 해도 그는 참나물을 뜯으면서, 잊혀진 사람들을 떠올리고, 한때 기억 속에 자리 잡았을 풍경들을 길어 올리면서, 참으로 많은 것들의 삶의 한 고비 고비와 접했을 것이다. 과거의 시간대를 현재로 끌어올리는 그의 시선은 참으로 놀라운데, 이 소통의 절정부에 그의 시는 위태롭게 놓여 있다. 시인은 그런 시선 속에서 미래의 풍경을 꿈꾸어보기도 하고, 더러는 저도 모르게 그 섬광 같은 현재화된 과거에 참예하는 기꺼움을 보이기도 한다. 그 짧은 사이에 일말의 주저가 없을 수는 없는데, 그 안타까운 몸짓이 이 시집을 수놓고 있다.

권혁웅 : ‘서랍으로 이루어진 여인’이 초현실이 아니듯 ‘불타는 기린’도 초현실이 아니다. 그것은 차라리 원(原)현실이라 불러야 할 어떤 사태다. 수납하기 좋은 여인이란 남성의 기억술에 포섭된 여성이거나 방중술을 구현하는 여성일 뿐이다(그녀가 무의식이라고? 흥, 그것은 남성의 전의식에 지나지 않는다). 시인 혹은 기린은 “여자를 불태우면 내가 형체를 가지리라”고 외친다. 그 재 속에서 모가지가 더욱 길어서 슬픈 짐승 하나가, 활활 타오르면서, 걸어 나온다. 기린은 기다란 태양이다. 기린에 불이 붙은 게 아니라 기린 자체가 불이다. 이것의 화인(火印)이 시집의 처음(“금빛 숨결”)에서 마지막(“숨은 별의 풀무질”)까지 흔적을 남겼다. 강신애는 뜯다가 버린 계륵 같은 현실에서도 이 불의 파닥임을 본다. 현실이 먹다버린 닭의 잔해라면, 원현실은 홰를 치는 닭이다. 이를테면, 입에 넣어 맛보던 화석의 “1억 년 전, 알알한 맛”(「모래 모래 모래…… 미래」)같은 것. 그 모래의 모음이 또한 미래가 아닌가. 누추한 이 삶에 숨은 저 오래된 미래를 접하고 싶다면, 손안에서 꿈틀대는 저 겸손한 아름다움을 느끼고 싶다면, 지금 당장 이 면을 뒤집어 첫 장부터 읽으시라. 
 

크래커, 시소, 지퍼 같은 작고 사소한 대상 또는 일상 속의 평범한 사물을 선택해, 기성의 어떤 의미나 이론, 은유 또는 상징에 매개되는 일을 피하면서 그 사물 자체에 몰두하는 것 또한 김지녀 시의 개성적인 특징이다. 그녀의 시에서 우리는 이미지와 이미지 사이, 행과 행 사이에서 “당신이 읽어 낼 수 없는 나의 여백”을 읽어 내는 묘미를 만끽할 수 있다. 

 

 

 

 

 

문학은 우리가 살아가는 형식 중 하나라는 생각으로, 10여 년 동안 소설을 통해 삶을 보고 또한 동시에 소설 그 자체를 살았던 우리 시대의 탁월한 평론가 김화영 선생. 이미 오래전에 루카치가 말했듯 더이상 우리의 하늘에 가야 할 길을 알려줄 별은 떠 있지 않으나, 김화영 선생은 자기만의 별을 찾기 위해 얼마든지 배회하고 방황할 권리는 있음을 말한다.
배회하지 않는 자, 고민하지 않는 자. 이 삶에서 무엇을 얻을 수 있을 것인가.
지난 시간 우리 문학의 숲을 걸으며, 끝없이 삶과 진실의 가치를 물어온 김화영 선생의 이번 평론집은 한국소설을 사랑하는 독자들에게, 그리고 이 휘황한 시대에 펜을 쥐고 시대의 진실을 묻는 이 땅의 작가들을 위한 지혜로운 나침반이다. 

 

동시대인들과 어쩔 수 없이 느끼게 되는 거리감, 읽을 수도 없고 쓸 수도 없는 극도의 피로감, 끊임없는 고쳐 쓰기의 과정에서 느끼는 지리멸렬함, 이 모든 것을 작품으로 승화시키며 오늘의 “버지니아 울프”를 있게 한 그 고단한 여행의 경로가 『어느 작가의 일기』에 담겨져 있다. 여성으로서 자신은 국외자이며, “여성의 조국은 세계”라고 말했던 울프, 여성들이 자유로워지기 위해서는 자기만의 방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던 울프, 극한 상황에서도 평화를 주장했고, 친구들의 죽음과 제2차 세계대전의 포화 속에서도 자신의 문학적 열정을 포기하지 않았던 울프의 모습은 21세기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도 여전히 유효한 울림을 남긴다. 울프와 친교를 나눴으며, 마찬가지로 저명한 소설가였던 엘리자베스 보웬은 “『어느 작가의 일기』는 버지니아 울프 자신이다.”라고 평했다.

탈과 탈춤이라는 전통적 소재를 통해
오늘날 현실의 부조리를 꼬집은 풍자성 짙은 작품!
위에서도 언급했듯이 이 작품의 큰 틀은 쌍둥이 형제와 한 여인의 사랑 이야기로 이어져 있다. 그러나 작가는 이 틀을 이용해 그 곁가지로 현실의 부조리를 꼬집는 이야기를 많이 들려주는데, 아무래도 이것이 작가의 의도가 아닌가 싶다. 배경은 일제 강점기, 송파 탈춤 마을. 주인공은 나루터 사공인 서만식과 최풍호, 소를 흥정하는 쇠살쭈 정두하, 싸전을 운영하는 홍추로, 주막집 여인 난향이, 서만식의 딸 모란과 쌍둥이 형제 용이와 봉이 등이다. 이들은 모두 광대춤꾼들로 각자의 일을 하며 단오나 명절 때가 되면 춤판을 벌인다. 하지만 시대가 시대인지라 춤판은 날로 사그라들고 일제의 억압은 도를 더해가는데, 그 가운데 벌어지는 이야기가 힘 있는 자의 득세와 힘없는 민초들의 애환을 애절하게 보여준다.
“이 소설을 쓰면서 이야기의 무대가 된 한강변을 찾곤 했다. 그러다 보니 선착장을 예전의 나루터로, 유람선을 옛 나룻배로 보는 버릇이 들었다. 곧 상상에 빠져들면 그때 한 시대를 살아냈던 사람들이 거기에 모습을 드러냈다. 저 강변 어디엔가 있었을 나루터들과 장터들, 거기에 몰려든 그런저런 사람들의 중구난방, 그런 게 보이고 들리는 거였다. 그들의 볼품없는 삶의 파편들이었을지언정 그때의 그들한텐 외려 지금의 우리한텐 없는 그 어떤 면면하고 풍성하며 도저한 세계가 있지 않았을까.” 



『어둠이여, 내 손을 잡아라』는 기존에 빈부격차, 인종차별, 성소수자에 대한 사회적 편견 등 미국 사회 이면에 감춰진 여러 문제들을 끄집어내어 작품에 잘 버무린 한편, 베일에 가려진 의문의 연쇄 살인마와 주인공 켄지의 두뇌 게임을 가미하여 팽팽한 긴장감과 뛰어난 흡인력을 갖추었다.

 

 

 

 

 

안치운은 연극이든 길이든, 글을 통해 대상의 본질로 육박해 들어가고자 하며 이런 태도는 『시냇물에 책이 있다』에도 관철된다. 이 책에는 길, 자전거, 집, 술집, 노래, 책 등 가장 일상적인 것들을 소재로 한 저자의 철학이 조용히 타오른다. 그 핵심은 자신을 둘러싼 자리에 날을 세우면서도 지향과 삶을 일치시키려는 자유정신이다. 그에게 물질 중심, 속도 중심의 우리 삶은 절대 행복할 수 없는 것이며, 제대로 가기 위해 필요한 것은 성찰하는 태도뿐이다.

 

 

 

 

글쓰기는 외로운 작업이다. 문자와의 싸움은 철저히 혼자가 되었을 때만 가능해진다. 수많은 작가들은 글을 쓰기 위해서 스스로 고독을 만들었다. 자기만의 집에서만 오롯이 혼자일 수 있었다. 작가에게 집은 창작의 산실이자 글쓰기 고통을 묵묵히 받아들여준 치유의 장이며, 애정으로 짓고 꾸미고 보살핀 또 하나의 작품이다.
이 책의 출발은 위대한 문학작품의 창조자로만 알려져 있던 작가들의 내밀한 삶의 자취를 더듬어보고 어떤 공통점이 있을지 알아내고 싶은 저자의 호기심에서 시작되었다. 그들의 작품을 열렬히 사랑한 기자 출신의 저자는 가장 가까운 곳에서 작가의 삶을 들여다보는 듯 세밀하게 집에서 일어난 이야기들을 들려준다. 작가의 집 깊숙한 곳까지 한 컷 한 컷 포커스를 맞춘 사색적인 사진들은 아름다운 작가의 집과 그보다 아름다운 작가의 내면을 더욱 가깝게 느껴지게 한다.
작가의 집에는 그들의 추억을 간직한 물건들이 시간이 멈춘 것처럼 제자리를 지키고 있다. 온갖 오브제들이 어지럽게 널려 있는 장 콕토의 밀리 라 포레 대저택에서든, 어딘가 느슨한 분위기를 풍기는 키웨스트 바닷가의 어니스트 헤밍웨이의 집에서든, 작가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는 집 안 곳곳에서 우리는 그들의 영혼이 이곳에 머물고 있음을 자연스레 깨닫게 된다. 여러 나라들이 국민적 작가들이 살던 집을 그대로 남겨 두고, 그들의 집을 그대로 보존하는 노력을 하며 작가의 숨결을 느끼도록 하는 것 역시 그 때문이다.
북유럽부터 미국의 남부까지 20세기 최고 작가들의 집을 더듬어가다 보면 작가란 무엇인가, 무엇이 그들에게 글을 쓰게 하는가에 대한 본질적인 질문을 던지게 된다. 황홀한 작품은 절대적 고독에서 나왔고 그들의 글쓰기는 숙명처럼 소리 없이 하지만 단호하게 찾아왔음을 깨닫게 된다. 집을 매개로 만난 대가들은 삶의 숙제를 몸으로 이해하려 한 누구보다 아름다운 인간들이었다. 

 

피를 마시며 영원히 살아가는 존재에 대한 경외. 누구나 한 번은 영원을 꿈꾸어 본 적이 있을 것이다. 작품마다 광적인 팬덤을 형성하는 작가 앤 라이스는 딸을 잃은 뒤의 슬픔을 극복하기 위해 ‘영원히 사는 자’에 대한 이미지를 뱀파이어로 구축하여 삶과 죽음, 빛과 어둠에 대한 이 기나긴 연대기를 집필하기 시작했다. 하버드 철학 교재로 선택되었을 정도로 심도 깊은 철학적 성찰과 함께, 붉은 벨벳처럼 탐미적인 문체, 독자의 영혼을 사로잡는 매력적인 캐릭터로 뱀파이어 문학의 새로운 전범을 새웠다고 평가받는 뱀파이어 연대기. 



나고의 고양이들은 성고양이, 집고양이, 길고양이로 나뉘는데, 집에서 사느냐, 성에서 사느냐, 길에서 사느냐에 따라서 고양이들의 성격이 조금씩 다르다. 성고양이는 품위가 있는 반면에, 집고양이는 프라이드가 높고, 길고양이들은 천진난만하다. 고양이들 각자가 가진 개성과 고집(?)이 존중되는 나고 마을에 살고 있기에 더 사랑스러운 102마리의 고양이들! 



 

 

 

 

 

이 책은 우리 땅에서 화약의 최초 시작에 대한 매우 작은 도화선을 찾는 것에서 시작하여 현대 국가 발전의 근간을 이룬 산업용화약에 이르기까지 화약의 역사를 작은 것 하나 놓치지 않고 깊이 있게 다루고 있다. 또한 최초로 ‘화약’에 한정하여 그 역사적 흐름을 고찰했다는 의의도 있지만, 한편으로 화약의 비군사적 이용에 집중하여 역사의 한 갈래를 만들어 냈다는 점이 기존의 무기나 전쟁사에 치중되어 있던 화약의 역사 연구에 새로운 시각을 제시하고 있다. 또한 기존의 화약에 대한 역사적 문헌에 현대 과학의 숨결을 불어 넣어 조선시대 화약의 진위를 밝히고 지난 600년간 한반도를 둘러싼 여러 국가들과의 관계까지도 화약을 통해 생생하게 서술한다.

 

 

 

미래에 대해 디스토피아적 전망이 강해지고 현재가 최선이라고 생각하며 현재에 안주하고자 하는 욕구가 강해질 때 알베르 자카르는 우리 모두가 지향해야 할 실현 가능한 목표로서의 유토피아를 제시하고 있다.
알베르 자카르의 유토피아는 인간의 역동적 활동에 참여하여 언젠가 모두가 우리 공동의 적인 이기주의, 기아, 질병, 가난 등에 대해 함께 투쟁하는 것을 보는 것이다.
“나의 유토피아가 실현 불가능하다고는 생각지 않는다. 단지 아직 실현되지 않았을 뿐이다. 우리가 사는 세상을 유토피아로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어린 자식과 다음 세대를 위해 더 바람직하고 더 낳은 세계를 만드는 것은 오늘을 만들고 있는 우리들의 의무다.” - 알베르 자카르

 

 

유전자 검사 논쟁, 사회생물학 논쟁, 인간게놈프로젝트 등 현대 생물학의 중요 쟁점마다 직접 관여한 60년 과학자 인생의 회고담으로 비트 세대 출신의 과학자가 어떻게 세계적인 유전학자이자 급진적인 과학 운동가로서 살아왔는지를 회고한다.


 

 

 

 

 

1. 한국의 대표적인 새 320종의 사진, 380종의 설명 수록.
2. 각각의 종을 쉽게 확인할 수 있는 630장의 다양한 생태사진 수록.
3. 국내최초로 학명과 영어명은 물론 일어명과 중국어명을 함께 실어 외국의 자료 와 비교할 수 있다.
4. 해당분야 최고의 전문가와 생태사진가가 만든 도감.
5. 휴대가 간편한 최적의 자연탐사 안내서. 

:물건을 사러 갈 적, 혹은 버스를 타러 갈 적에 동네 냇가를 지나치게 된다. 내가 중학생이었을 시절까지만 해도, 한 번 큰 비가 쏟아 붓기라도 하면, 그 위의 다리(그때는 물과의 간격이 거의 없었다.)로 ‘물이 넘어’, 신발과 양말을 벗고 종종거리며 학교로 갔었던 기억이, 지금도 스치듯 떠오른다. 고등학교 재학 즈음이었을 시기에 ‘**교’가 건립되고, 여간해서는 그런 사건들은 생기지 않았다. 한편으로 퍽 아쉬웠던. 그때만 해도, 집중호우가 내리지 않아도, 원래 냇가를 흐르는 물의 양도 상당했고, 찰랑이는 흐름을 느낄 수 있을 정도로 소리가 꽤 크게 울렸다. 지금은 물이 말랐다고 할 수 있을 만큼 바닥이 훤히 보이는데, 그런 상황에도 새들은 곧잘 다녀가고 있다. 최근에도 새를 발견하고 사진으로 담을 시도에, 기회를 포착하려는데, 번번이 실패로 돌아갔다. (웃음) 언젠가 찰칵했던 사진엔 멀리 새의 형태만 간신히 파악할 수 있을 장면이 떠올라 있었다. 새랑 뱀, 개구리, 갖가지 곤충들, … 자연과 함께이면, 와하하 웃음을 터뜨릴 만큼 여전하게, 방방거리며 좋아한다. 그러니까, 이 도감도 리스트.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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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09-10-30 03: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소개한 책 중에 제가 읽은 건 하나도 없군요.ㅜㅜ
5회 리뷰대회 열심히 참여해서 좋은 결과 얻기바랍니다.^^

302moon 2009-10-30 21:52   좋아요 0 | URL
저도 아직 읽지 않은 책들이에요. 구입하거나, 빌려볼 리스트를 작성한 거라서.^^
네, 열심히 참여해야죠. 실천에 옮길 수 있도록, 아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