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7, 종합 리스트.]
『사발, 자신을 비워 세상을 담는다』는 도자기와 관련해 최초로 한.일 공동작업을 시도한 책일 뿐만 아니라, 국내를 비롯해 대영박물관과 일본에 산재해 있는 우리 명품사발의 사진을 처음으로 모은 역작이다. 이 책은 이제껏 우리에게 잘 알려져 있지 않은 한국 전통사발을 소개하면서 그 내력을 소상히 밝히고 있다.
한편 각각의 사발에 얽힌 역사적 에피소드는 이 책에 재미를 더하고 있다.
이 책은 우리의 잃어버린 차문화와 잊혀진 전통사발을 되찾고자 기획된 것이다. 부디 이 책을 통해 우리가 더 많이 차문화를 즐기고 도자기를 사랑하게 되기를, 그리하여 도자기 강국이라는 옛 명성을 다시 찾아오기를 기대해본다.
지난 9월 11일, 6년간 몸을 담았던 중앙대를 떠나는 기념으로 학생들이 마지막 강의의 자리를 마련해 주었다. 〈화가의 자화상〉이라는 제목으로 이루어진 이 강의의 내용은 〈사라진 주체〉라는 새로운 이름을 달고 이 책의 한 장(章)으로 수록되었다. 중대에서 계속 강단에 섰다면, 비평론이나 해석론과 관련하여 이 책의 다른 장들에 관한 수업도 이루어졌을 것이다. 하지만 첫 강의가 곧 고별 강연이었기에 강의는 단 1회로 그쳐야 했고, 그 바람에 이 책은 강단에서 미처 하지 못한 수업의 강의록이 되었다.
몸을 잃고 홀로 허공을 떠도는 머리, 기괴한 형상 앞에서 책을 삼키는 사내, 빛을 발하며 허공에 나타난 손이 왕궁의 벽에 새긴 글씨, 광인의 두개골에 구멍을 내는 수술, 불가능한 형태로 뒤틀린 교수대, 르네상스 시대 개구쟁이의 낙서…… 이 책에서 다루는 작품들은 나의 지적 호기심을 자극했던 것들이다. 그 자극은 작품 전체 또는 작품의 주요 모티프에서 흘러나올 수도 있지만, 많은 경우 그림 속의 별로 눈에 띄지 않는 아주 작은 ‘디테일’에서 흘러나오기도 한다. 이 책은 내가 소장하고 싶은 작품들의 가상 컬렉션이자, 내가 보여주고 싶은 작품들의 지상(紙上) 전시회라 할 수 있다.
토이 카메라의 대표적인 종류인 홀가 카메라Holga Camera 역시 독특하고 환상적인 사진을 만들어 내는 것으로 유명하다. 평범한 장면도 이국적 풍경으로 바꾸어 놓는 진한 발색의 색감, 가장자리를 어둡게 처리해 중심 이미지를 강조하는 비네팅vignetting 효과, 한 장의 사진에 여러 장면을 겹쳐 찍어 몽환적인 느낌을 주는 다중 촬영 등 홀가 사진이 가진 매력은 무궁무진하다. 이 때문에 홀가는 전 세계에 걸쳐서 두터운 마니아 층을 형성하고 있다.
홀가의 이러한 매력을 가득 담고 있는 『홀가와 놀기』는 초보자부터 마니아까지 홀가에 관심 있는 모든 사람들을 위한 책이다. 제품의 탄생 과정부터 부착된 장치, 구조, 모델 종류, 촬영법, 플래시 사용법, 홀가만의 매력 등 기초적인 정보를 쉽게 설명하고 있다. 그뿐 아니라 디지털 세대들을 위해 홀가로 촬영한 이미지를 스캔하고 웹에 올리는 방법까지 단계별로 제공해 준다.
기본적으로 고양이는 자의식이 매우 강한 동물로서, 자신의 행동 영역이나 패턴에 외부 요소의 개입을 막는 성향이 있다. 다만 사람과 함께 살아가는 고양이는 자신에게 거처와 먹이를 제공하는 사람에게 자신을 맞춰가기도 하기에 우리는 이들을 ‘집고양이’라 부른다. 그렇다면 고양이가 사람에게 ‘익숙해졌다’는 표현을 어떻게 할까. 이에 고양이를 키우거나 관심을 갖고 있던 사람들이 오랜 동안 기다렸던 고양이 그 자체에 대한 만화가 출간된다. 그 작품은 바로 『고양이가 봉투에서 빠져나오는 방법』이다.
※봉투를 병적으로 좋아하는 것은 대부분의 고양이가 갖고 있는 형질이다. 고양이에게는 자신의 덩치보다 작은 봉투에라도 일단 머리를 디밀거나, 심지어는 그 안에 들어가려고 하는 습성이 있다.
그림으로 세상과 만난다는 생각에 참여한 자원봉사를 계기로 만화가라는 직업을 얻게 된 맹렬 여성 만화가의 카툰 에세이집이다.
직장과 결혼, 아이 키우기로 고민과 어려움을 안고 있는 20, 30대 여성들의 이야기에서부터 세상의 따뜻하고 희망적인 모습을 찾아 만화 작품에 담아온 작가에게 만화는 세상과 소통하기 위한 작은 창이다.
그의 작품 전체에 흐르는 기본 색깔은 점점 더 이기적 심성으로 물들어가는 세상의 이면을 풍자하고 드러내는 잔잔한 유머와 건강한 휴머니즘이다.
이 책은 여성부 홈페이지 위민넷의 카툰 코너에 연재된 쌈지톡 시리즈와 엄마들이 만드는 영어교육 사이트 ‘쑥쑥’에 연재된 ‘야무진네 만화일기’의 작품들을 모아 엮었다.
세상을 바라보는 따뜻한 시선에 잡힌 감동적인 에피소드와 인물 이야기 역시 쌈지톡이 갖는 독특한 스타일이자 짧게 이어지는 단편 만화 형식으로 탄생했다. 작가는 세상이 어떻게 변한다 해도 결국 남는 것은 꽃보다 아름다운 사람이며, 사람들의 이야기라는 점을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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