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813, 종합 리스트.]
학문으로서의 문학, 예술로서의 문학에 대한
총체적 시각을 제시하는 명쾌한 문학 입문서
저자는 문학의 개념과 기능, 구조, 시.소설.희곡 등의 문학 장르와 작품, 다양한 문예사조와 문학비평, 그리고 한국 문학의 어제와 오늘을 이 한 권의 책에 모두 담고 있다. 문화.사회.철학 등이 얽혀 있는 복잡다단한 ‘문학’이라는 미로에서 길을 잃은 독자들에게 동서고금을 아우른 이 책의 비평적 성찰은 진정 그 나아갈 방향을 제시해 줄 것이다.
『문학의 이해』는 대학에서 이루어지는 문학 입문 강좌의 특성에 맞도록 전체 아홉 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제1장, 제2장, 제3장에서는 문학에 대한 개괄적인 논의를 제공한다. 여기서는 문학의 개념, 기능, 구조를 이해하고, 문학 활동과 문학 텍스트에 관한 새로운 인식을 가지며, 문학의 다양한 갈래와 그 구분법을 이해하는 데 중점을 둔다. 제4장, 제5장, 제6장에서는 문학의 갈래 가운데 시, 소설, 희곡에 대한 논의를 중심으로 각각의 양식이 지니고 있는 속성과 그 특질을 다룬다. 제7장, 제8장, 제9장에서는 문학의 다양한 경향과 문예사조, 문학비평의 방법과 관점, 한국 문학의 특성 등을 소개함으로써 문학을 보는 관점과 방법을 확립할 수 있도록 한다.
상식과 금기를 깨뜨리는 대담한 상상력으로 인간 내면의 상처를 집요하게 파고들면서 현대인의 불안과 욕망에 천착해온 소설가 김도언의 새 소설집 <랑의 사태>가 문학과지성사에서 출간되었다. 전작 <악취미들> 이후 3년 만에 묶어내는 세 번째 소설집이다.
다소 낯설게 느껴질 수도 있는 이번 소설집의 표제 <랑의 사태>는 소설집에 실린 아홉 편의 단편 중 한 작품의 제목이자, 작가 김도언의 작품 세계를 명징하게 드러내주는 열쇠이기도 하다.
「작가의 말」에서 김도언은 “이 책에 실린 작품들을 쓰는 동안 나는 줄곧 ‘사태’라는 개념에 골몰해 있었다”라고 고백한다. 그에게 ‘사태’란 “사건이나 상황 따위와는 다른, 좀더 본질적이면서도 포괄적인 개념을 가진 어떤 ‘문제적’ 정황”이었고, 그것은 작가가 생각하는 소설의 본새와도 맞닿아 있었던 것이다. 작가에 의해 “시간의 부식성에 저항하고자 하는 모든 욕망의 진화하는 풍경”으로 정리된 이 ‘사태’의 개념은 <철제계단이 있는 천변풍경>에서 <악취미들>, 그리고 <랑의 사태>로 이어지는 불온한 욕망에 대한 작가의 시선을 이해하는 데 하나의 실마리를 제공한다. “해소되거나 말소되는 문제가 아니라 계속 증식하는 문제”로서 자리하는 ‘사태’는, 그러므로 삶을 이루는 가장 핵심적인 요소라 할 수도 있을 것이다. 삶을 비극으로 바라보는 작가의 시선이 이를 증명한다.
저자는 오늘날 뉴스 미디어 산업은 상업주의를 표방하는 거대 관료 기업으로 탈바꿈했지만 70년대만 해도 유머와 인정미가 살아 있었다고 한다. 그 한 예가, 저자가 몸담고 있던 신문에서 애완견 학대를 조장해 동물애호가들의 전화 세례가 예상될 만한 기사의 하단에 상대 신문사의 전화번호를 적어 넣은 웃지 못할 사건이다. 만약 오늘날 시점이라면 담당 기자의 징계 정도에 그치지 않고 신문사 간 소송감일 것이다.
최근 들어 미디어관련 법안이 논란이 되고 있지만, 이미 오래전에 신문·방송 겸영을 허용한 미국 언론계의 힘은 상상을 초월한다. 언론사들이 선보이는 신문·잡지·방송은 곧이곧대로 뉴스 수용자에게 전달되지만 이 공룡 같은 조직에 대해 알려진 바는 거의 없다.
저자 톰 플레이트는 바로 이런 베일에 싸인 메이저리그 언론사의 최고 사령탑에서 편집장과 논설실장으로 일하면서 보고 느낀 산업 내부의 작동 메커니즘, 고유의 기업 문화, 가치관, 관습 등을 잔인하리만큼 솔직하게 조명한다.
주변 사람들의 아프고 힘든 모습들을 글로 형상화함으로써 인간에게 희망이란 무엇인가를 일깨워 왔던 작가는 삶의 내밀한 부분을 드러내기 위해 이번에는 소설이라는 허구를 가미한 장르를 선택했으며, 한 인물의 생을 가로지르는 스토리텔링에 역점을 두어 연속된 고난을 헤치고 나가는 주인공의 잡초 같은 모습을 치열하게 그려냈다. 작가는 앞 못 보는 이들의 고통을 함께하기 위해 눈을 가리고 생활하거나 추운 겨울 명동성당 앞 노숙자들의 무리 속에 엎드려 차가운 땅과 싸늘한 시선을 온몸으로 체험함으로써 인간의 이기심과 이중성을 고스란히 느껴보고자 노력했다.
작가 문영숙은 순수 이민자들이 아니라 노예로 팔려 가서 기민(饑民)이 된 기막힌 ‘디아스포라’를 접한 후, 나약했던 조선을 모국으로 둔 탓에 불행한 삶을 살아간 그들의 아픔을 청소년을 위한 역사소설로 그리기로 결심했다. 그리고 3년간의 각고 끝에, 그들의 애달팠던 삶을 고스란히 담아 『에네껜 아이들』을 마침내 완성했다.
몇몇 방송매체에서 멕시코 이민 100주년을 다루면서 알려지긴 했지만 그 시대의 아픔은 점점 잊혀가고 있다. 더욱이 이제 멕시코에는 우리 나라 이민 1세대가 단 한 명도 남아 있지 않다. 64주년 광복절을 맞아 『에네껜 아이들』을 읽으며 우리 근대사의 한부분인 그들의 이야기에 주목해 보는 것도 뜻 깊은 일일 것이다. 그리고 미래를 열어갈 우리 청소년들은 우리 민족이 겪은 수난사를 읽는 과정을 통하여 뚜렷한 역사의식을 갖게 될 것이다.
최인훈의 연작 단편소설 <총독의 소리>1~4와 <주석의 소리>는 최인훈의 소설 가운데에서도 매우 실험적이고 파격적인 작품에 속한다. 환상 속에 존재하는 총독과 주석의 목소리가 오로지 라디오 방송으로 전달되는 특이한 형식을 통해, 해방 후 요동치는 정치적 격변기의 혼란과 고뇌와 문제의식을 폭발적으로 분출하여 그 돌파구를 찾고자 한다.
나는 문학의 형식을 파괴하면서라도 온몸으로 부딪쳐야 할 위기의식을 느껴 이 작품 <총독의 소리>에 착수했다. 한일협정이라는 해방 후 정치사회사의 새 장을 여는 사건에 대한 한 지식인의 충격과 혼란과 위기의식을 폭발적으로 내놓기 위해서 소설의 통념적인 형식을 벗어나보려고 했던 것이다. 적의 입을 빌려 우리를 깨우치는 형식, 빙적이아(憑敵利我)이다. (최인훈)
식민지 시기의 문제의식이 나라 찾기에 있었고 해방공간의 문제의식이 나라 만들기에 있었다면, <총독의 소리>가 씌어진 1960년대 후반부터 1970년대 중반까지의 문제의식은 어떻게 하면 다시 식민지의 나락에 떨어지지 않고 민족국가를 유지.발전시킬 것인가에 있었을 터이다. <총독의 소리>의 총독은, 한반도의 해방은 외부에서 주어진 것이기 때문에 한반도 내부의 식민 지배 조건은 해방 이후에도 고스란히 유지·보존되고 있다, 따라서 한반도의 재식민화를 위한 그들의 비밀 지하활동은 여전히 기지를 갖고 있고, 분단 대치상황으로 인한 군사비 과도 지출, 남북간에 적대적 무한경쟁 체제로 인해 통일은 요원한 문제일 것이라고 방송을 통해 진단한다. 빙적이아(憑敵利我), 최인훈은 <총독의 소리> 연작(<주석의 소리> 포함)에서 적의 적나라한 육성을 통해 우리가 처한 현실을 냉철하게 진단하고 온몸으로 부딪쳐 그 답을 찾고자 했던 것이다.
<이성적인 화해>에서 저자는 진지하면서도 절대 유머를 잃지 않는 특유의 필치와 함께, 혼란스러운 인생을 항해하는 독자들에게 새로운 시선으로 삶을 바라볼 수 있는 기회를 선사한다. 가족을 그리워하면서 동시에 가족으로부터 도피하고 싶어 하는 한 남자. 어쩌면 우리들의 삶과 꼭 닮았을지도 모를 이 이야기에서 우리 역시 뜻대로 가지 않는 우리의 삶과 이성적으로 화해하는 방법을 찾게 될 것이다.
독자의 지적 호기심을 끊임없이 자극하며 이미 잘 알고 있기 때문에 더 이상 새로울 것이 없다고 생각하던 것들을 향한 ‘뜻밖의’ 시각을 제시해온 알랭 드 보통의 시선이 이번에 향한 곳은 ‘일’이라는 우리 삶의 필요충분조건이다.
10월 말의 어느 흐린 일요일, 쏟아지는 빗줄기에도 아랑곳 않고 부두에 선 채, 항구로 들어오는 거대한 화물선의 아름다움에 감탄을 금치 못하는 다섯 남자의 모습에서 영감을 얻어 ‘일’에 대한 에세이를 쓰기로 결심했다는 드 보통은 이 책에서 “현대 일터의 지성과 특수성, 아름다움과 두려움을 노래”해보고 싶었다고 말한다.
일본 문학의 대표 작가 10인의 공포 소설을 수록한 걸작선. 아쿠타가와 류노스케, 나쓰메 소세키 등 국내 독자들에게도 널리 알려진 친숙한 작가들의 친숙하지 않은 공포 소설뿐만 아니라, 국내에는 널리 소개되지 않았지만 일본 독자들에게 열렬한 찬사를 받고 있는 유메노 큐사쿠, 오카모토 기도 등의 일본 공포 문학 대가들이 선보이는 독특한 공포의 세계를 만나볼 수 있다.
이 책에 수록된 작품들은 선혈이 낭자하고, 눈 돌리는 곳마다 귀신이 튀어나와 깜짝 놀라게 하는 드러내기 식의 공포를 느끼게 해주지는 않는다. 그러나 기괴하고 환상적인 배경, 분명하게 드러나지 않지만 서서히 죄어오는 공포의 그림자 등 등장인물의 공포감을 생생하게 느끼게 해 주는 작품들로, 숨겨진 일본 문학 대가들의 작품들을 만날 수 있다.
동네 길고양이들이 1년 반 동안 살아가는 모습을 담은 길고양이 보고서. 우리 이웃에 살고 있는 길고양이들의 가족사이자 성장과 수난, 희로애락의 기록이다. 길고양이들의 기쁨과 슬픔, 고통, 불편한 진실까지, 있는 그대로의 묘생(猫生)을 담았다. 이 책은 시인이자 여행 작가이기도 한 저자가 길고양이와 함께 했던 행복한 시간들에 관한 이야기이기도 하다.
저자가 첫 인연이 된 여섯 마리 고양이를 만난 이후 1년 반 동안 지켜봐왔던 동네 길고양이의 수는 약 20여 마리. 그 중에서 멋진 성인 고양이로 성장한 고양이도 있고, 안타깝게 무지개다리를 건넌 고양이도 있다. 개성만점 길고양이들의 생생 관찰기와 길고양이의 시점에서 쓴 감성적인 포토 에세이, 고양이 카툰을 함께 실었다. 고양이 스티커 2매를 함께 제공한다.
사회의 어두운 모습을 가슴 먹먹하게 그려낸 『외딴집』, 으스스하고 야릇한 괴담집 『혼조 후카가와의 기이한 이야기』와 『괴이』, 유쾌한 소녀 탐정과 무사 도령 콤비의 사건기록부 『흔들리는 바위』에 이어, 미야베 미유키가 이번에는 한바탕 귀신 소동을 벌였다.
열두 살 난 씩씩하고 순수한 어린아이의 눈으로 본 후네야의 다섯 귀신들은 결코 무시무시한 존재가 아니다. 때로는 위험에서 구해주는 고마운 존재이며, 때로는 누이나 벗처럼 짓궂지만 상냥한 존재이고, 동시에 가슴의 응어리를 품은 채 이승을 떠돌아야 하는 측은한 존재이다.
물론 그런 오린의 주변에도 어두운 그림자는 있다.
누구보다 예리한 시선으로 인간의 마음속에 있는 어둠을 포착하는 작가 미야베 미유키는 평범한 요릿집을 둘러싼 복잡하고 추악한 이해관계를 낱낱이 파헤친다.
작가는 인간의 더러움을 폭로하는 동시에 어린 오린의 시선과 입을 빌려, 그들 역시 구원받을 수 있다고 말한다. 극락정토란 평생 좋은 일만 하던 사람이 가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삶에 후회를 남기지 않은 모든 이에게 열려 있다고.
귀신을 볼 수 있는 것을 빼면 오린은 특별할 것 없는 보통 여자아이다. 때로는 거짓말도 하고, 심술도 부린다. 평범하기 때문에 가지고 있는 ‘건강함’이야말로 이 소설의 특별함이다.
<달의 문> <문은 아직 닫혀 있는데>의 작가 이시모치 아사미의 연쇄살인 소설. 주로 본격 미스터리를 쓰는 작가의 기존 작품과는 달리, 관능적인 묘사와 살해 장면을 리얼하게 묘사한 작품으로, '원죄'를 밑바탕에 두고 있다. 원죄 피해자와 가족을 도와주는 단체에서 일하던 나미키는 원죄로 아버지를 잃은 세 소녀와 만나면서 선량한 시민에서 연쇄살인마로 변한다.
《미술품 도둑》은 미술사학자이자 미술품 범죄 전문가인 노어 차니(30)가 위작, 도난, 밀매라는 프리즘으로 미술품과 미술계를 입체적으로 그린 흥미진진한 지적 스릴러이다. 급진전과 반전을 거듭하는 사건 전개에 유려한 미술사 강의와 충격적인 미술품 범죄 보고가 교차됨에 따라, 서스펜스 만끽은 물론 방대한 교양과 정보를 단숨에 얻는 묘미를 선사하는 작품이다.
노어 차니는 《미술품 도둑》을 통해 고상한 예술적 취향에 가려진 인간의 탐욕과 허위를 신랄하게 풍자하는 한편, 진정한 미술품 애호는 그 작품이 탄생한 역사와 미술가의 예술혼에 다시 한번 생명을 불어넣는 위대한 문화 행위라는 사실을 일깨워 준다.
이 소설은 주식 시장을 무대로 하면서 가족에 대해서도 생각하게 하는 소설이다. 불의의 열차 사고로 아들을 잃은 슬픔과 허무함을 달래기 위해 시작한 주식 투자의 위기, 그리고 남은 가족들마저 잃을 위기에 처하는 모습을 통해 가족의 소중함을 다시 한 번 일깨워준다. ‘돈’이 최고인 시대, 돈이면 뭐든 다 된다고 생각하는 시대에 그 돈보다 더 소중한 게 무엇인지 깨닫게 해준다.
전개되는 각 장면들이 하나하나 생생하게 영상으로 떠오른다. 단선적인 주식 이야기에 머물지 않고 가족의 애증을 연동시켜, 욕망과 사랑이 하나의 곡선 위에서 파멸과 회복의 굴곡을 드라마틱하게 그려간다. 주식을 즐기는 대한민국의 많은 남자들에게 만만치 않은 재미와 스릴을 선물해줄 소설이다.
범죄소설의 진수는 단편에 있다. 호흡이 짧은 만큼 긴박하게 진행되고, 숨차게 달려온 끝에 만나게 되는 충격적 결말의 묘미는 단연코 단편이 으뜸이기 때문이다. 이 책은 특정한 도시를 소재로 하여 그 도시 특유의 다양한 분위기를 드러내고자 기획한 ‘아카식 북스 느와르’ 시리즈의 시발점이 된 단편집으로, 발간과 동시에 미국 독자들의 폭발적인 반응을 일으키며 이후 전 세계 도시 시리즈로 확장되었다.
소재만큼이나 다양한 인간 군상을 만나게 되는 것 역시 이 소설이 가진 큰 장점이다. 다양한 인물들과 그들이 겪는 갈등을 조명하며 작가들이 궁극적으로 보여주려는 것은 범죄 자체보다 더 차갑고 잔인한 인간의 내면이다. 이 과정에서 공통적인 배경인 음습하고 어두운 분위기의 도시는 위선의 가면을 벗을 때 드러나는 인간의 탐욕을 더욱 도드라지게 하며 작품이 가진 잔혹성을 배가시킨다.
‘아름다움과 사랑, 그리고 악’을 녹여내고 싶었다는 작가의 의지를 살려 사랑과 증오, 선과 악이라고 하는 두 가지 항목이 대립하지 않고, 오히려 상호 보완하는 것처럼 맞물려 있는 비장미가 돋보인다. 『죽음의 샘』의 또 다른 매력은 ‘책 속의 책’이라는 독특한 설정이다. 이 작품은 미나가와 히로코의 순수 창작품이지만 가상의 독일인 귄터 폰 퓌어스텐베르크라는 인물이 지어낸 것처럼 첫 장면을 시작해 ‘독일 문학의 일본 번역서’의 형태를 띠고 있는 점도 출간 당시 화제가 되었다. 작품 속의 작품이라는 묘한 형식은 단순한 구성이라기보다 또 하나의 ‘장치’적 요소로 작용하며 놀라울 만한 반전을 가져다준다.
구석구석에 숨겨져 있는 카페를 소개하는 책이다. 이번 ‘카페서울’에 소개된 카페들은 아주 유명하여 많은 사람들이 찾는 명소도 있지만, 동네 근처에 “아니 이런곳에도 카페가 있었나” 싶을 정도로 동네사람들 외에는 잘 모르는 카페들도 많이 소개되어 있다.
서울 구석구석에 숨겨진 보석같은 카페를 찾아 떠나보자!
: 요사이 [저렴하게 돌아다니기]라는 목표를 세우고(;), 시간이 날 적마다 길 구석구석을 탐험하듯 둘러보고 있는 중. 현재까지는 내가 살고 있는 칠곡군과 그 주위, 가까운 대구를 중심으로만 가능하지만, ‘국제 사진 페스티벌’의 무대 (울산), 친구가 살고 있는 (대전), 그리고 3년만의 여행이 될 (부산)을 차례로 들러본 후, 머지않아 웹 지인들을 만나기 위해 서울*경기도를 중점으로도 두고 싶은 바람이다. ((충청도), (전라도), (강원도)까지 거치고 나서일지 모르지만(;)) 스스로 모험을 하며 찾아내고 말 거라는 계획을 잡았지만, 여러 사람이 스쳐갔던 거리라도 그 시기와 상황에 따라 다른 영상을 가져올 수 있기에, (시간이 빠듯할 때는) 소개되어 있는 장소를 선택하고 싶기도 하다. 그리하여 이것저것 자료와 이미지를 많이 모아놓고 있다.
책의 저자인 김은령 편집장은 럭셔리에 대해 ‘자기 인생에서 가장 소중한 가치, 평생 추억으로 남을, 힘들거나 심심할 때 가만 떠올려 보면 기분 좋은 특별한 추억. 그것이 주먹만 한 다이아몬드보다 더 비싸고 귀한 럭셔리이자 명품’이라고 말한다.
대충 괜찮은 삶을 정말 즐겁고 최고로 멋지게 만들어 주는 그 무엇을 소유하고 경험하는 것은 나이도, 성별도, 국적도 상관없이 모든 사람이 공유하는 비밀스러운 열망이다. 누구에게나 꿈이 있고 그 꿈을 현실에서 만족시켜 주는 것이 럭셔리다. 세계 일주를 하거나 유명한 예술가의 작품을 소유하는 것, 사랑하는 사람과 최고급 레스토랑에서 식사하고 싶은 소망…. 꿈이 이루어지길 바라는 것은 순진한 일이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이렇게 남의 꿈을 싸늘하게 냉각시키는 사람에게는 대답해 주어야 한다. 하고 싶은 것 다 참고 그저 돈과 시간을 아끼기만 한다면, 그렇게 아낀 시간과 돈으로 나중에 도대체 무엇을 할 것이냐고 저자는 묻는다. 목수에게는 최고로 좋은 목재와 잘 드는 연장을 갖추어 놓은 작업실이 최상의 럭셔리고, 늘 바쁜 회사원에게는 사랑하는 가족과 함께 보내는 짧은 시간 그 자체가 럭셔리라는 것이다. 결국 각자에게 존재하는 럭셔리가 자신의 생활을 풍요롭게 만들고 삶을 더 가치 있게 만들어 준다면, 럭셔리야말로 매도하고 비난할 것이 아니라 제대로 추구해야 할 즐거운 도전이라는 저자의 이야기는 많은 사람들의 공감을 이끌어낼 것이다.
지구상에는 수많은 길이 있지만 그중에서도 특별한 길이 있다. 출발지와 목적지보다도 길 자체가 더욱 중요하고 의미 있는 곳, 특히 여행자의 두 발로 직접 한 걸음씩 밟아 나가야만 가치가 있는 길, 바로 ‘트레일’이다. 산이나 들판을 따라 이어진 트레일을 걸으며 자연을 호흡하고 광활한 풍광 속에서 티끌 같은 자신의 참모습을 되돌아보는 트레킹은 몸과 마음을 동시에 살찌우는 유익한 여행이다. 이런 까닭에 사람들은 한계에 다다르는 육체적 고통을 감내하면서 그 길을 꿋꿋이 걸어간다. 아름다운 대자연이 주는 감동과 기쁨이 몸의 피로와 괴로움보다 훨씬 큰 탓이다.
몇 년 사이 국내에 걷기여행 바람을 불러일으킨 스페인의 산티아고 순례길, 캐나다의 웨스트코스트 트레일과 더불어 세계 3대 트레일로 꼽히는 미국의 존 뮤어 트레일은 태초의 아름다움을 고스란히 간직한 대자연의 숨결을 만끽할 수 있어 해마다 세계 각국에서 수많은 여행자들이 찾아든다. 하지만 이 기회가 많은 이들에게 주어지는 것은 아니다. 존 뮤어 트레일은 입산허가 자체가 쉽지 않다. 자연환경을 보호하기 위해 입장객의 수를 극도로 제한하고 있어 경쟁이 치열하기 때문이다. 자신의 결심만 확고하다면 언제든 찾을 수 있는 대부분의 여행지와 달리 미리 철저한 준비를 해두어야 트레킹 자체가 가능하다는 점도 존 뮤어 트레일의 특징 중 하나이다. 물론 높은 경쟁률을 뚫고 찾은 존 뮤어 트레일은 그에 상응할 만한 절경과 감동으로 답하니 충분히 그만한 가치가 있다.
저자가 걷는 길을 따라가다 보면 좁은 산길을 일행과 함께하면서도, 동시에 홀로 걸으며 느꼈던 감동과 행복의 찰나를 엿볼 수 있다. 존 뮤어 트레일을 걷기 위해 모인 네 명의 여행자들은 아무런 공통점도, 서로에 대한 끈끈한 감정도 없이 모두 자신의 세계에서 무거운 짐을 진 채 힘겨운 삶을 살아가고 있던 이들이다. 하지만 끊임없이 감탄을 자아내는 경관을 접하며 전율하고 여행의 행복을 공유한다. 때로 그늘 한 점 없는 한낮의 햇빛 속을 걷는 힘든 순간에도 이 고개를 넘으면 또 다시 나타날 푸르고 시원한 호수를 그리며 꿋꿋이 걸음을 옮긴다. 육체의 고통마저 이겨내게 하는 놀라운 마력이 존 뮤어 트레일에는 존재하고 있었다. 그리고 마침내 존 뮤어 트레일의 마지막 종착지인 휘트니 봉의 정상에 올랐을 때 그들은 각자의 마음속에 지니고 온 모든 것을 비우고 완전한 충만함을 채운 자연인으로 다시 설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