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13, 종합 리스트.] 

 

 

문학과지성 시인선 363 

때는 밝은 아침
새들이 푸른 하늘서 내려올 때
나무 그늘에 앉아 시를 쓴다.

시는 그림을 닮아
낮은 집들과
아름다운 문양의 창틀과
붉은 기와들을 그린다.

시는 음악을 닮아
마당을 뛰어가는 아이의 짧은 고함과
그 붉은 볼과
너른 들판서 불어오는 바람 소리와
떨어지는 사과의 시큼한 순간을
적는다.

시는 중심에서 피어나는 향내처럼
모든 것들 속에서 피어나고
너른 하늘에 가득하고
내 얼굴과 코끝을 쓰다듬는다.

시는 가난한 연필이 훑고 지나간
작은 일기장 위에 있다.
일기장을 덮으면
시는 마개로 닫힌 과일향이 된다.
시는 내일 아침 아내가 몰래 열어보기 전까지
배낭 깊은 곳에 놓여진 때 묻은 작은 일기장이다.
-그리스, 메테오라
-「시의 향기」

내 평생의 숙제는 여행이다. 매일 여행을 그리워하고, 꿈에서도 여행이다. 한번은 크게 결심을 하고 집을 나섰다. 걸어서 걸어서 배를 타고 기차를 타고 버스를 타고 또 걸어서 파키스탄의 남쪽 도시 카라치의 해안에 다다랐다. 인도양의 태양이 붉은 피를 흘리고 있었다. 낯선 땅 이방인들의 넓은 하의가 따뜻한 바람에 부풀어 올랐다. 나 또한 부풀어 올라 인도양으로 걸어 들어가고 싶었다. 육신은 이미 많이 지쳐 있었다. 멈추지 않는 걸음, 그 환장할 걸음걸음은 왜인가!

여행의 끝은 항상 집이다. 허접스러워진 짐들을 내려놓고, 뜨거운 샤워를 하고, 아내와 딸아이의 곁눈질을 피하며, 여행은 마치 꿈의 한 조각처럼 사라진다. 한밤중에 눈을 떠 어둠을 바라보며, 여행의 끝이 들판 한가운데이기를, 바람 한가운데이기를, 낯선 마을의 처마 밑이기를 바라다가, 또 낯선 여인의 낯선 향내의 품이기를 바라다가, 아내와 딸아이의 코골이에, 나는 아직 여행 중이라는 생각. 그렇게 생각하니 아내의 얼굴이 아주 낯설어 보이고, 딸아이의 얼굴이 중국 남방 소수민족의 아이처럼 꺼칠해 보이고, 어둠의 창문을 빼꼼히 여니 집은 휘영청 달빛 아래 인도양의 검은 바다를 순항하고 있고나.
- 이철성 

 

창비시선 304 
이선영 - 1964년 서울에서 태어났으며 이화여대 국문과를 졸업했다. 1990년 '현대시학'을 통해 시단에 등단, 시집으로 <오, 가엾은 비눗갑들>, <글자 속에 나를 구겨넣는다>, <평범에 바치다> 등이 있다. 현재 '21세기 전망' 동인으로 활동하고 있다.
: 책 소개가 나와있지 않아, 일단, 시인 소개를 붙여놓는다.
 

 

 

 

 

 

최대한 재미있게 쓰고자 했다. 바야흐로 하이브리드의 시대, 굳이 형식에 얽매이지 않으려 했다. 그저 한편 두편 쓰다보니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도 떠올랐고, 또 한편 두편 쓰다보니 그 시절에 그 음악을 들었으면 있을 법했던 일들도 상상됐다. 그 에피소드들이 묶여 하나의 책이 됐다. 나와 비슷한 시기에 음악을 듣기 시작했거나, 혹은 그 이후에 음악의 마법에 휩싸였거나 했던 독자라면 함께 즐길 수 있기 바란다. 혹은 그저 읽는 걸 즐기는 독자라도 무리없이 책장이 넘어갔으면 하는 바람 또한 있다. 결국, 대상이 무엇이든 팬이 된다는 행위의 다사다난함을 이야기하고 싶었으니까. 좋아하는 걸 접했을 때 느끼는 어떤 상념들을 나누고 싶었으니까. 오랜 시간 좋아하는 대상이 있는 삶은, 그래도 꽤 행복한 편 아닌가. - 김작가

김작가는 독보적인 입지를 구축한 대한민국의 대중음악 평론가이다. 그의 글을 읽고 있노라면 마치 그리스인들이 원형극장을 지어놓고 저녁마다 즐겼던 새롭고 신선한 연극을 접하는 것 같은 재미와 흥분을 느끼게 된다. 이 책에는 이렇듯 평론가이자 대표적인 이야기꾼인 김작가의 일상속 이야기들이 그만의 언어로 펄떡 펄떡 살아 숨쉬어 도무지 쉬어갈 틈을 주지 않는다. - 이석원 (언니네 이발관)

이 글들은 에세이일까요, 음악칼럼일까요, 눈물로 얼룩진 젊은 시절의 체험수기일까요, 폭소만발 생활 코미디일까요, 아니죠, 이건 뭐, 아예 자전적 요소가 가미된 소설 같은 게 아닐까요, 이런 식으로 따지고 분류하고 생각하면 재미없다. 그저 김작가가 붓 가는 대로 쓴 글을 눈 가는 대로 따라 읽으면 그만이다. 다 읽고 나면 어쩐지 가슴이 짠해지고, 지난날들이 휘리릭 초고속 영상으로 눈앞을 스쳐지나가더니, 결국 음악이 듣고 싶어진다. 글을 다 읽고 나면 음악이 듣고 싶어진다는 건, 이 책의 가장 소중한 매력일 것이다. - 김중혁 (소설가)

1. 늘어진 녹음 테이프
2. 턴테이블 돌리고
3. 광폭의 시대
4. 스테이지 다이빙의 로망
5. 술잔에 담은 음악 

 

중국 고전 시가의 새 지평 『송시』가 김원중 역해로 민음사에서 출간되었다. 송시는 당시의 완성도 높은 시 전통을 고스란히 계승하면서도 시대의 아픔과 사회 문제 등을 깊이 있게 다루어 당시와는 다른 독자적인 시 세계를 보여 주었다. 『전송시』에 전하는 송시 작품을 원전으로 구양수, 왕안석, 소식, 문천상 등 인구에 널리 회자되는 명작 230편을 엄선했고, 『당시』, 『삼국유사』, 『사기열전』 등 중국 고전을 현대 우리말로 번역하는 작업을 꾸준히 해 온 김원중이 역해를 맡았다. 『송시』 출간은 시대를 가로질러 현재까지 널리 애송되어 온 송시의 진면목을 발견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우리의 손에 들려진 유일한 열쇠는 '사랑'입니다. 어떤 독재자보다도, 권력을 쥔 그 누구보다도... 어떤 이데올로기보다도 강한 것을 서로를 사랑하는 두 사람이라고 저는 믿고 있습니다. 그들은 실로 대책 없이 강한 존재입니다. 세상은 끊임없이 우리가 부끄러워하길 부러워하길 바라왔고, 또 여전히 부끄러워하고 부러워하는 인간이 되기를 강요할 것입니다. 부끄러워하고 부러워하는 절대다수야말로, 이 미친 스펙의 사회를 유지하는 동력이었기 때문입니다.
와와 하지 마시고 예예 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이제 서로의 빛을, 서로를 위해 쓰시기 바랍니다. 지금 곁에 있는 당신의 누군가를 위해, 당신의 손길이 닿을 수 있고... 그 손길을 기다리고 있을 누군가를 위해, 말입니다. 그리고 서로의 빛을 밝혀가시기 바랍니다. 결국 이 세계는 당신과 나의 <상상력>에 불과한 것이고, 우리의 상상에 따라 우리를 불편하게 해온 모든 진리는 언젠가 곧 시시한 것으로 전락할 거라 저는 믿습니다. - '작가의 말' 중에서 - 박민규

 

‘본격 미스터리’란 ‘모든 일이 이유가 있고 딱 맞아떨어지는 아름다움’을 구사한다. 사건을 통쾌하게 해결했을 때에 맛보는 즐거움, 모든 요소가 딱 맞는 정교한 세공품을 쓰다듬는 것과 같은 기쁨, 그것이 본격 미스터리의 큰 매력이다. 또, ‘이지적인 이론의 재미’는 본격 미스터리의 또 다른 매력이다. ‘지적(知的)’인 탐색을 통해서, 추론을 해 가는 즐거움을 독자에게 주는 것, 그것이 본격 미스터리의 재미인 것이다.
『문은 아직 닫혀 있는데』는 폐쇄된 공간에서, 한정된 사람들이 한정된 시간 안에 사건을 해결하는 과정을 보여 주면서, 독자의 두뇌 게임을 유도하는 말 그대로 ‘지(知)’의 향연을 보여 주는 책이다. 보통의 추리소설들이 탐정이 범인을 밝혀내는 과정을 중심으로 독자에게 ‘대체 누가 범인이지?’라는 궁금증을 자아내게 한다면, 이 소설은 처음부터 범인이 등장하고 탐정 역할의 친구와 치열한 심리전을 전개하는 내용으로 ‘범인의 트릭이 밝혀질 것인가?’라는 궁금증이 긴장을 자아내는 것이다. 
 

 

1960년 내가 초등학생일 무렵에 동아대 선수로 뛰던 김성근 감독을 처음 보았다. 그때부터 2007년과 2008년 한국시리즈를 재패하고 헹가래를 받는 모습까지 마치 흑백 필름처럼 나의 뇌리 속을 스쳐간다. 숱한 고난과 견제를 극복하고 야신으로 우뚝 선 그는 역경을 이겨낸 인물의 표상이다. - 허구연 (해설위원)

그는 양보를 모르는 사람이다. 그는 자신을 챙길 줄 모르는 사람이다. 사람들은 그를 야신이라 하지만 그 스스로 야구의 광신자이기도 하다. 그리고 그라운드를 벗어나면 온화하고 배려 깊은 어르신이다. - 조종규 (KBO 심판위원장)

내게 야구에 눈을 뜨게 해주신 분이 아버지라면, 김성근 감독님은 야구에 대한 열정을 가르쳐주신 분이다. 감독님과, 그리고 이 팀에서 야구를 할 수 있다는 것이 정말 행복하다. - 김광현 (SK 와이번스 선수)

김성근 감독님은 고약한 세상에서 학연이나 지연 없이 야구에 대한 ‘열정’ 하나만으로 정상에 올랐고, 숱한 고난과 역경 속에서도 현실과 타협하지 않았다. 이 책은 우리가 인생에서 겪는 아픔과 고통을 어떻게 헤쳐나가야 하는지 잘 보여준다. 따라서 단순한 ‘지식’이 아닌, 삶의 경험으로부터 우러나온 ‘지혜’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 장미란 (역도 선수)

온갖 실패와 좌절 속에서도 오뚝이처럼 다시 일어나 야구장으로 달려가는 그는 진정한 야구인이다. 김성근 감독의 45년 야구사를 읽고 있자니 프로야구의 발전된 모습을 보는 것 같다. 이 책의 출간을 진심으로 축하한다. - 김인식 (한화 이글스 감독)

시련과 실패에 굴하지 말라! 배우고 또 배워라!
한 번 던진 공이 돌아올 수 없듯이
우리네 인생에도 ‘다시’란 없다

야신, 최후의 조련사, 벌떼야구, 지옥의 승부사, 데이터 야구…….
꼴찌를 일등으로 만든 한국 야구의 살아 있는 신화
SK 와이번스 김성근 감독의 인생 역전사! 
 

 

제14회 한겨레문학상 수상작 

《열외인종 잔혹사》는 우리 사회의 어두운 측면을 열외인간 넷을 통해 잘 형상화하고 있다. 무공 훈장을 단 군복을 입고, 탑골공원에서 왼쪽의 냄새만 풍겨도 빨갱이로 몰아붙이며 시국강연을 펼치는 노인 장영달, 코엑스몰에서 한 달간 88만 원을 받고 용역 회사에서 설비기사로 일하다가 해고당하고 점심 무료 급식 배급을 찾아다니며 서울역 역사에서 노숙자 생활을 하는 김중혁, 명품 같은 짝퉁을 애용하며, 미국 어학연수도 다녀오고, 취업에 도움이 될 만한 자격증은 다 땄으나, 아직 외국계 제약회사 인턴사원인 윤마리아, 여자 친구와 거리낌 없이 걸쭉한(?) 대화를 나누고 학교를 중퇴하고는 게임방에서 시간을 보내는 17살 청소년 기무, 이들은 먼 다른 세상의 사람들이 아니라,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사람들이다. 따라서 이 소설은 그들의 이야기이면서, 동시에 지금을 살고 있는 우리들의 슬픈 이야기이다.

이 소설은 11월 24일 하루라는 짧은 시간 동안, 동시다발적으로 곳곳에서 벌어지는 일들이 결국 한 장소(코엑스몰)로 모아지고 거기서 일어나는 사건을 다루고 있다. 시간 순서에 따라 네 명의 교차적인 이야기들을 읽다 보면, 작가가 각각의 시간과 장소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촘촘히 구성해서 하나의 장소에서 일어날 수 있게 사건을 만들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네 명의 주인공들은 서로 기억하지 못하지만, 다른 상황과 장소에서 마주친다. 지하철 안에서 만나는 장영달과 기무, 용산역 피시 이용실에서의 김중혁과 윤마리아의 만남, 제약회사 인턴과 실험 아르바이트로 만나는 코엑스몰 푸드코트에서의 장영달과 윤마리아, 압구정역 맥도날드에서 전혀 모르는 사이지만 콜라와 햄버거를 나눠 먹는 기무와 윤마리아까지, 네 명의 주인공들은 우연히 마주친다. 아침 8시부터 시작되는 시간적 구성과 코엑스몰이라는 공간에서 벌어지는 공간적 구성, 그리고 인물들끼리 우연히 스치게 한 구성은 이 소설의 뛰어남을 보여준다.

이 작품은 코엑스몰이라는 욕망의 상징 공간에서 벌어지는 게임처럼 느껴지는 현실 이야기를 통해, 경쟁과 착취, 혼돈과 모순 속에서 바로 우리들이 ‘열외인간’이며, 지독한 경쟁에서 승리한 사람들조차 ‘열외인간’을 벗어날 수 없다는 사실을 말하고 있다. 결국 우리가 사는 현실 속에서는 승자도 패자도 모두 ‘열외인간’이 되고 만다는 것을 작가는 이야기하고 있다. 모든 일이 하나도 일어나지 않은 것처럼 되어버리는 신기루 같은 결말 또한 현실을 바라보는 색다른 시각을 담고 있다.
작가는 “이 작품을 노무현 대통령이 탄핵 당했을 때 구상했고, 노통 자신이 비주류이자 크게 보면 ‘열외 인간’ 아니었겠냐며, 이 소설에서는 열외인간들의 지도자로 떠받들어진 노숙자가 결국 희생되는 것으로 처리되었는데, 노 전 대통령의 죽음을 보면서 그 결말이 생각나서 개인적으로 마음이 아팠다”고 한다.

 

전설이 되어버린 팝의 황제 | 원제 Moon Walker 
1988년, 마이클잭슨이 30세의 나이로 자신의 출생부터 그 당시까지의 일대기를 정리한 자서전 ‘문워크’, 발간 후 20년이란 시간이 지난 지금은 희귀본이 된 지금 번역판 문워크가 출간될 예정이다. 팝의 황제였으나 불운한 죽음을 맞이한 마이클잭슨의 많은 팬들에게 이 책을 바친다.

인간으로서, 연예인으로서의 성장과정과 사춘기의 콤플렉스, 가족의 애정과 결속, 아버지와의 갈등. 그리고 그의 음악의 배경에 있는 인스피레이션과 놀랄 만한 무용 동작, 누구도 흉내낼 수 없는 창조성의 원천이 되고 있는 열정에 대해 마이클은 솔직하게 이야기한다. 또, 다이애너 로스, 퀀시 존스, 폴 매카트니, 캐더린 헵번 등, 친한 사람들과의 따뜻한 교류와 명성으로 인한 고립감, 성형수술, 그를 둘러싼 터무니없는 소문에 대해서도 하나 빠뜨리지 않고 밝혔다.
잭슨 패밀리의 미공개 사진, 마이클 개인 소장의 사진, 본서를 위해 쓴 자필 그림 등 귀중한 화보 약 95점이 함께 수록되었다. 

 

낯선 세상에 서서 보헤미안 랩소디를 노래하다 | 원제 Freddie Mercury : A Life, in His Own Words Edited (2008)
"우리도 언젠가는 이제 그만하자고 할 때가 오겠지,
내가 무대 위를 뛰어다니는 것이 우스꽝스럽게 보여서 더 이상 할 수 없게 될 때.
하지만 우리들 중 어느 누구도 아직은 그만둘 생각이 없다.
지금 멈추는 건 비겁한 짓이니까."
- 본문 중에서 

자유와 열정으로 빛나는 록의 보헤미안, 삶을 사랑했고 노래를 사랑했던 영원한 로커, 퀸의 리드 싱어, 프레디 머큐리의 자서전

유머와 짜증의 순간, 부드러움과 놀랄 정도의 솔직함을 드러낸 순간, 진지함과 가벼움의 순간, 그리고 때늦은 깨달음 덕분에 불편할 정도로 통렬한 언급들!

20년 동안 이루어진 프레디 머큐리와의 인터뷰와 무수한 자료들을 토대로 편집한 이 책은 프레디 머큐리의 모든 것이 담겨 있되 지루하지 않다. 절대 지루할 수가 없다!

이 책은 그 동안 공개된 인터뷰는 물론이고 발표되지 않았던 것들까지 편집 수록하여, 자신감과 자만심이 줄줄 흐르면서도 남들 모르게 외로운 시간을 보내며 행복을 찾으려 했던 그의 흥미진진한 내면을 생생하게 보여 준다. 

 

 

 

 

 

 

 

 

 

 

 

 

 

 

  

 

 

 

 

: 1은 영풍에서 구입, 이번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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