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꺼번에 소장하고 싶은 시집 여러 권. 여기서 일단, 먼저 접할 시집들을 고르고 또 골라야 한다. 너무 어려운 문제의 벽에 부딪혀 싱글거려 보는 것도 참 오랜만인 듯! [날카로운 리듬]의 손놀림으로 우선 펼쳐놓을 페이지를 어렴풋 떠올려 더듬거리며, ‘시작’을 끌어냈던 무수한 갈래로 뻗어난 길을 어렵사리 빠져나와, ‘표면’ 잔뜩 어린 씁쓸함을 몇 번이고 곱씹어낸 후에야 하나로 이어붙인 도착지를 발견할 수 있을 듯. 힘겨움의 번쩍이는 조각이 눈에 띈다. 점점이 와 박힌다.

문학과지성 시인선 356 
시집 <아나키스트>를 펴낸 장석원 시인의 두 번째 시집. 시인은 열정의 언어로 수놓은 치열한 사랑의 역사를 노래한다.

조금 더, 가까이
침묵 쪽으로.

나의 절반인 당신께. - 장석원

나는 바깥을 본다
갇힌 동물은 없다
어둠이 나를 핥는다

칠흑을 뿜어내는 음악과
별빛보다 엷은 소음 앞에서

당신에 대하여
당신에 대하여
사랑 후의 떨림에 대하여 ─「적막」 부분


 

 

 

민음의 시 151 

말의 최소화로 여백을 창조하는 시,
의미의 증식이 아니라 의미를 붕괴함으로써 인생의 공허를 드러내는 시.
여태천의 시는 무기교의 기교요, ‘여백의 조각술’이다. - 최승호 (시인)

말들의 공허함이 시의 주제인 ‘의미 없음’과 어우러지며 진공 상태를 만들어 낸다.
- 문혜원 (문학평론가, 아주대 국문과 교수)

그저 텅 빈 운동장의 바람이 그렇듯 시간은 흘러가고, 인간들은 흩어진다. 여태천의 시는 관중석에 남아 맹한 눈길을 인간의 운명에 던지고 있는 이 사내처럼 그렇게, 동요와 격정에서 오는 피로와 집착 없이, 우리 삶의 비극적 국면을 담담하게 들여다보고 있다. 그런데 이 담담한 시선은 왜 이리 위안을 주는 것일까?
―서동욱(시인.문학평론가)

여태천은 초월이 아니라 현상을 말한다. 여태천 시의 표면은 이면의 외양이 아니다. 표면 아래에는 이면이 아니라 또 다른 표면이 있어서, 이 두 표면이 접속하면서 어떤 슬픔이, 무의미해서 더욱 쓸쓸하고 무의미해서 더욱 아픈, 그런 슬픔이 떠올라 온다. 국자를 들고 하는 스윙이 바로 그런 것. 그들은 모두 떠오르면서, 동시에 사라진다. 그게 플라이 볼이다. 당신을 잡아챌수록 당신은 그 잡아챔 속에서 바스라진다. 그 사라짐을 감내해야 진짜 프로다. 당신과 내가, 저 부동하던 세계가, 모든 석화된 것들이, 이제 사라짐으로써 가득 차기 시작한다. 이 기미(機微)로 가득 찬 시편들은 실로 아름답다.
―권혁웅(시인.문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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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집 출간 속도에 반비례하고 있는 독서 속도. 관심 분야가 많은 터라 호기심의 덩어리가 막무가내로 생겨나기에, (그래서 조금 버거운 감이 있어도) 역시 여기저기 뻗어나가는 선을 막을 생각은 없다고 할까. 다만 이번 달은 소유욕을 살짝 늦추고 있었다.(보름 넘게 참았으니, 참 오래 참았다.←) 이제 슬슬 몰아서 주문할 계획인데, 당분간은 실행에 옮길 수 없어 울음. 걷잡을 수 없이 여러 가지 다채로운 영상을 그려내며, 두근두근 상태 돌입. 현재 표현하고 있는 불안한 주인공 등장 소설, 구성과 스토리에 깊이를! (웃음)

| 원제 Der Prozess 
카프카는 이 작품에서 악몽과 같은 비인간적이고 관료적인 세상에서 인간 존재의 불안감을 표현했다. 또한 현대 사회에서 비리, 모순, 부조리, 수수께끼, 미궁으로 대표되는 문제적 현실 상황에 조응하는 현대 소설의 전형적 인물인 ‘문제적 주인공’이며 ‘불안한 영혼’을 포착한다. 이 작품은 로베르트 무질의 <특성 없는 남자>, 토마스 만의 <마의 산>과 더불어 20세기 독일어권 문학의 명작으로 인정받고 있다.
<소송>에서 주체는 세계를 총체적으로 기술할 능력을 상실하게 되며 동시에 자기 자신에 대해서도 통일적으로 기술할 수가 없는 이중의 무능 상태가 된다. 인과적 연관성과 합리적 설명가능성의 범위를 벗어나는 카프카 문학의 형상들은 그와 같은 문제의식과 이중적 무능력의 산물이라고 할 수 있다.

| 원제 Philip en de anderen 

마치 꿈을 꾸는 듯 환상적이고 비현실적인 그들의 인생 이야기를 들으며 중국인 소녀를 찾아가는 필립의 여행은 그에게 있어 자기 정체성을 찾아가는 여정이며, 또한 존재의 한계를 초월하고 완전을 이루기 위한 추적의 과정이기도 하다. 이것은 그의 삼촌이 말한 것처럼 신이 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20세기 스페인 최고의 시인 로르카
그의 시 세계의 전모를 한 권에 담은 최초의 책

로르카는 생전에 이미 국민 시인 취급을 받았다. 그리고 거의 신화가 된 그의 아까운 죽음은 그를 일종의 국민적 영웅, 좌절한 스페인의 양심의 자리에 올려놓았다. 자신의 죽음을 예견한 듯한 그의 명징한 시편들은 아직도 젊은이들을 사로잡는 매력을 지니고 있다.
로르카의 문학 활동은 다방면에 걸쳐져 있고 특히 열정을 바쳤던 연극에서 로르카의 이름은 브레히트나 피란델로와 같은 개혁자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으나, 그의 본령은 시에 있다. 이 책에 실린 시들은 로르카가 남긴 9권의 시집에서 가려 뽑은 것들로서, 이처럼 많은 분량의 로르카 시가 소개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내가 오늘 로르카 시를 번역하게 된 것은 거의 반세기에 가까운 시인에 대한 사랑의 표현일 뿐”이라고 말하는 역자의 유려한 번역이 로르카를 한국어로 생생하게 되살리고 있다.

흑백으로 나뉜 미국 문학의 판도를 바꾼 문제작
자기 정체성을 찾아가는 모든 사람들의 실존적 고뇌에 대한 이야기
“나는 보이지 않는 인간이다. 내가 보이지 않는 이유는 사람들이 나를 보려고 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들은 모든 것을 빠짐없이 다 보면서도 정작 나의 진정한 모습은 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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