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이미 오늘이 아니다. 그러나 오간 데만 오간 것들과 한 것만 또 한 것들, 여기의 시간이다. 삶보다 빨리 달려가는 말(언어)들의 시간이다.
여기 너머의 사랑이다. 돈돈돈스스스돈돈돈 타전을 기다리는 중이다. 나뭇가지 끝에 걸린 미래의 별이나 이름을 빼앗긴 과거의 명왕성에게도 나의 사랑을 전해다오.
내 것이 아니었던 내 것들과 결코 내 것이 아닐 내 것들을 향해 다시 꿈꿀 것이다. 한 글자의 이름을 가진 막막한 사물들에게도 안부 전해다오.
여기에서 모든 여기 너머로 다리를 놓는다. 허밍의 너일까. 너를 따라 이 삶을 통과하고 있다. 나는 너를 그렇게 시라고 부른다. - 정끝별

시는 꿈과 해방의 언어요 그 자유분방한 작동이다. 그것은 때 묻은 일상의 관습, 정연하나 핏기 없고 생기 없는 논리, 그리고 진부한 도덕률로부터의 해방을 추구한다. 그것은 통념과 시대의 한계로부터의 일탈을 추구한다. 정끝별의 자유분방한 시적 상상력이 추구하는 것도 이러한 일탈과 해방의 순간이다. 때로 경쾌하고 때로 당돌하고 때로 우울한 정끝별의 시적 촉수는 관능에서 정치로 혹은 가족사에서 희망적 관측으로 혹은 계절에 대한 반응에서 우주에 대한 명상으로 자유롭게 왕복하며 특유의 묘기를 발휘한다. 다채로운 레퍼토리의 가능성이 과연 어떠한 선택지로 귀결될 것인가? 이 시집의 독자들은 낱낱의 시편을 음미하면서 그 궁극적 선택지를 탐색하고 공상하고 예단하는 즐거움에 동참하게 될 것이다. 다고 믿고 싶으니까. - 유종호 (문학평론가)
: [다채로운 레퍼토리]라면, 우선 쉬이 질리지 않을 거라 믿고 슬그머니 웃음을 드리운다. 칸과 칸 사이, 벽과 벽을 자유로이 넘나드는 ‘시적 상상력’ 선명한 그림을 끌어올릴 수 있도록 집중의 시간을 지속시킬 수 있을 것임을 또한 믿고. [탐색] [공상] [즐거움] 갖가지 키워드 입력. 주문 리스트에 추가. 

| 원제 Le Reve 

 “나는 이 시리즈 속에서 저 너머 미지의 세계를 오직 우리 육체의 물질성 속에 담겨 있기는 하지만 우리가 알지 못할 뿐인 어떤 힘의 효과로서만 인정할 뿐이다. 세계를 만들어 내는 것은 우리 자신이고, 모든 것은 우리에게서 출발하여 다시 되돌아온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꿈』은 저 너머 미지의 세계에 대한 질문과, 신앙과 기도로 점철된 고요한 삶에 대한 이끌림과, 우리 내면에 도사린 힘의 효과라 할 수 있는 초자연적 믿음, 그리고 그러한 것에 대한 합리적이고 유물론적인 설명이 한데 어울려 구성된 작품이다.
: 곳곳의 칸막이를 하나씩 거둬내고, 은밀히 망상하던 시선에서 자유롭게, 호기심을 잔뜩 부풀려 탐험하고픈 곳. [고요한 삶에 대한 이끌림]에서는 지루한 표정을 줄곧 드러낼 것 같아 좀 망설였지만, 꽁꽁 묶은 ‘초자연적’인 줄기를 끝내 벗겨내지 못하고, 보관함 이동.

| 원제 Reigen 

『라이겐(Reigen)』(1897)은 당대의 엄격한 성 도덕에서 벗어나는 관계를 그려 독일어 문학권에서 가장 커다란 스캔들을 일으킨 작품이다. ‘라이겐’이란 원래 유럽에서 가장 오래된 춤의 형태로, 원형으로 둘러선 사람들이 손에 손을 잡고 경쾌한 음악에 맞추어 추는 춤을 말한다. 첫 번째 에피소드에 등장한 인물이 마지막 에피소드에 다시 등장함으로써 춤으로서의 라이겐과 동일한 원형 구조를 보여 준다.
『라이겐』의 성 묘사는 근본적으로 19세기 중반 이후 뿌리내리기 시작한 새로운 인간관의 영향과 관계가 싶다. 즉 인간은 자연의 일부이며, 성적 욕망은 인간의 자연적 본성을 대표하는 근원적인 것이므로 엄격한 윤리적 잣대로 함부로 재단할 수 없다는 생각이 작품의 배면에 깔려 있다. 이러한 성 의식은 당대의 사람들에게 적극적인 지지와 극단적인 반발을 동시에 불러일으켰다.
: 읽어야 할 전집 시리즈가 살짝 밀려있는데, 어김없이 꾸준히 출간되고 있다. 잘 접해볼 수 없었던 작품이라, 더욱 호기심이 인다. 더구나 표지! 뎅글뎅글_ 소장 욕구의 공 굴러가는 소리가 귓가에 자꾸만 부딪혀오는 것 같다. 이것 아니면 저것, 이것은 좋고 저것은 나빠. 흑백논리*고정관념에서 벗어나, ‘경쾌한 음악’ 배경으로 삼고, ‘원형’의 공간에서 유유히 떠다니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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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SHIN 2008-11-23 06: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녕~ 까꿍-★ ^ㅡ^

근데, 대문 사진 좀 바꿔줘요~ 왠지, 문님의 서재가 아니라 다른 곳에 온 것 같애요~
ㅜ_ㅜ

302moon 2008-11-27 22: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서재에 드문드문 리스트만 올렸던지라, 깜빡했어요.=_=
12월에 깜짝 변신! (이라고 거창하지만, 아마 결과는=_=)
기대(:)해 줄 거죠?~

L.SHIN 2008-12-01 06:54   좋아요 0 | URL
기대...ㅎㅎㅎ +_+
(이쁜거 안 올리면 '어흥~' 할거야~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