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제 Journal du Voleur 
『도둑 일기』를 통해 주네는 더럽고 위험한, 즉 사회의 치부라고 할 수 있는 요소들을 낱낱이 폭로하는 동시에 ‘배반과 절도와 동성애’를 세상에서 가장 고귀한 덕목으로 승화시켰다. 『도둑 일기』에서 성스럽게 재창조된 악의 논리는 사회의 가치관에 대항한 또 다른 신성성을 만들어 내면서, 당시 프랑스 문단은 물론 로마교황청에서까지 논란이 되었다. 하지만 한편으로 그는 가장 비천한 것들을 가장 신성한 자리에 올려놓음으로써, 진정한 자유인이자 진정한 혁명가, 장폴 사르트르가 칭했듯 “악의 성자”에 다름 아닌 작가로 평가받았다.
: 표지로, 에곤 실레의 그림이 사용되었다는 것만으로도 좋았다. 게다가 사르트르의 서문까지! 영풍 매장에서 슬쩍 넘겨다보았을 때, 스피디한 문장이라 꽤 빠른 독서가 되리라 예상했다. 이미 일러스트랑 커피 잡지를 구입한 터라 그 자리에서 소장할 수 없어 아쉬웠다. 그래도 내겐, 알라딘이 있으니까(=_=)하면서 훌훌 털고 저벅저벅 나올 수 있었다.

| 원제 Catch-22 
한눈에 들어오지 않게 분열된 진실은 웃음을 유발하는 블랙 유머 밑에서 서서히 제 모습을 갖추고, 작품의 끝에 이르러서야 비로소 기괴한 비극성을 드러내 보인다. 그때까지 주인공들의 희극적인 행동에 웃음을 흘리던 독자들이 그 사실을 눈치 챌 무렵에는 이미 독자 역시도 부조리한 상황의 공범이자 희생자가 되어 있다.
: 1권만 우선 주문해놓았다. 내일 도착한다는데, 벌써부터 궁금증에 사로잡혔다. 어제 들렀던 영풍 매장에는 꽂혀있지 않아 들춰보지는 못했으나, ‘블랙 유머’의 끈은 쉬이 끊어지지 않을 것이다. 밑바닥에 자리한 유머의 잔여물까지 싹싹 긁어모을 수 있기를 기대한다. 책을 읽을 때만은 공범자가 되기를 주저하지 않겠다는 선언을 해야 하나? 

| 원제 Nadja 
암호문 같은 문장들, 불연속적인 사건과 시공간의 모호성 등이 초현실주의적 글쓰기의 특징이 되기 때문에 이 소설은 질서와 무질서가 유기적으로 결합된 텍스트라고 할 수 있다.
: 초현실의 성향을 띤다는 소개에 주목했다. 이번에 나온 민음사 신간은 이 책을 포함, 대부분 한두 번 정도 이야기를 흘려들었거나 아예 처음 접하는 낯선 작품이기에 더욱 환호할 수 있었다. ‘모호한 텍스트’안에 숨겨진 열쇠를 찾고 암호 해독을 할 때까지의 과정이 꽤 신나고 파란만장한 모험이 되지 않을까 짐작해본다. 그렇게 되었으면, 바람을 채워놓은 상태이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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