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재학의 시는 욕망의 은폐를 모르고 욕망의 스크린을 모르고 욕망의 베일을 모른다. 말하자면 그에겐 아름다운 환상이나 서정이 없어, 오늘도 무얼 견디는지 모르는 몽롱한 자신의 눈을 바라볼 뿐이다. 욕망의 원인도 대상도 상실한 이런 소멸의 시학이 노리는 건 현실, 언어, 상징계에 금을 긋고 구멍을 뚫고 부재를 만드는 일. 이런 상징계 공격은 그의 경우 자학적 환상과 도착적 상상으로 나타난다. 얼굴에 돌이 박히고 신체 기관이 도착되는 것은, 그러니까 뺨이 손이 되고 눈이 입이 되고 혀가 눈이 되고 손가락이 귀가 되는 것은 실상 언어의 욕망이 너무 크기 때문이다. 이런 도착의 세계가 바깥 세계와 싸울 때 현실, 법, 언어에 금이 간다. 그러므로 그가 노리는 것은 언어의 무력화이며 언어의 욕망을 중화시키는 것이다. 현실 속에 없는 것, 부재, 무를 만드는 이런 도착의 세계가 오늘 우리 시단에 도착한 게 기쁘다.
- 이승훈 (시인, 한양대 명예교수)
:[욕망의 은폐를 모르고 스크린을 모르고 베일을 모른다.]는 문장을 곱씹는 중. 해체작업에 들어가 얼핏 짐작하여 이미지를 만드는데, 이렇다 할 확실한 영상은 잡아낼 수 없다. ‘몽롱한 자신의 눈’ 에 비친 갖가지 색이 어떻게 펼쳐질 지 궁금해질 뿐. ‘금을 긋고 구멍을 뚫고’ 그 후에 틈에 채울 그 무엇까지도. ‘무’의 경계에서 나는 어느 쪽으로 시선을 향할 지 갈팡질팡.

아픈 환상의 이미지들이 불꽃처럼 팡팡 터진다!
첫 시집 『환상수족』(2005)에서 보여주었던 그로테스크한 환상의 이미지들을 재료로 더욱 다채로운 방식의 실험을 거쳐, 기면증 환자의 악몽과도 같은 체험을 불안하고 강박적인 언어로 구현하였다. ‘언어의 착란’을 통해 상식과 질서의 세계를 파괴하고, 그 자리에 가공된 시적 이미지의 세계를 구축한다. 언어는 의미의 질서를 따르지 않고 감각적 이미지의 질서를 따라 문장을 완성한다. 구축된 시의 세계는 현실을 초현실의 시공간으로 교체하면서 세계에 대한 새로운 발견과 삶의 감각을 극대화시키는 동화를 지향한다.

너는 강하고. 향기롭고.
나는 연거푸 변성기를 지나고,
너는 강하고. 향기롭고.
나는 문득 사라지고,

:첫 시집 [환상수족]을 사려다 말았는데, 이번 시집에 파고들고 다시 결정해야지 싶었다. ‘동화를 지향’하는 극에 가까울 시의 상상력과 흔들림, 불안정함을 작가가 설정한 ‘이미지의 질서’ 사이 총총 따라붙는 읽기 시간이 될 듯. 가까웠다 멀어졌다 일정한 간격 없이, 아슬아슬함을 무기(;) 삼아 공간을 넘나드는 구멍을 흘깃거리면서.


눈을 돌리고 싶어질 정도로 잔혹한 살인, 인간의 내면에 잠자고 있던 어둠이 그대로 드러난 끔찍한 사건을 조사하는 취미를 가진 우리들은 ‘GOTH'라고 불린다.
GOTH는 중세의 건축 양식을 지칭하는 'GOTHIC'의 약어이지만 건축과는 관련이 없다. 이것은 문화이자, 패션이자, 스타일이다. 인간을 처형하는 도구나 고문 방법 등에 흥미를 갖고, 살인자의 마음을 엿보고 싶어 하며, 인간의 암흑에 심취한 사람들을 부르는 명칭, GOTH.

: 4월 25일, 교보에서 원서를 먼저 구입했었다. 2권으로 분리돼 있었는데, 친구랑 나랑 각각 한 권씩. 친구가 소장한 한 권도 현재 내가 가지고 있는데, 두 권을 나란히 붙여야 [GOTH]란 글자와 칼 이미지가 맞물려 연결되는 디자인이다. 스타트 부분 몇 문단을 읽다 제켜두었는데, 다시 파고들어 읽어야지 생각을 한다.(예상보다 번역본이 좀 늦었다고 해야 하나.(알라딘 신간 이미지로는 더욱 늦게 뜬 듯.) 어쨌든, 작가의 다른 작품 [암흑동화]보다 [GOTH]쪽이 단연 취향, 솔깃해지는 책.  

*참고

 

 

 

 

 

 

 

 

 

 

 

 

 

 

 

 

 

 

 

 

 

 

*잡지

 

 

 

 

 

 

 

 

  

 

 

 

 

 

 

 

 

 

 

 

 

 

 

 

 

 

 

 

*음반

 

 

 

 

 

 



 

 

 

 

 

 

*GIFT

 

 

 

 

 

 

 

 

 

 

+타임코디 작동 시각이 얼마 남지 않은 관계로(;),
덧붙임이 필요한 책 몇 권을 추가로 넣을 예정.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