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gardonut (슈가도넛) 2집 - Phantom Pain
슈거도넛 (Sugardonut) 노래 / 스톤뮤직엔터테인먼트(Stone Music Ent.) / 2006년 3월
평점 :
품절


버스 맨 뒷자리에 앉아서, 귀에 이어폰을 꼽고, 박자를 맞추며 발을 까딱까딱. 반주에 흥얼흥얼거리며, 반대편 차선을 보다가 문득 알아차렸다. 요사이 독서를 통한 책 리뷰만 더러 올리고, 감상을 통한 음반 리뷰를 오래도록 쓰지 않았구나. 슬쩍 다시 이어가야지 생각했다.
이 리뷰에서는, 보컬에 관해 중점적으로 이야기하고 싶다. 내가 개인적으로 판단한, 그의 목소리는 개구쟁이 소년이다. 언제까지나 와글와글 환호를 지르고, 어깨를 으쓱거리고, 좋은 장난감을 가졌다고 의기양양해하는 그 모습을 간직할 것 같다. 마냥 그랬으면 좋겠다는, 개인적 바람을 가져본다.

앨범 타이틀.
[Phantom Pain] _ 가상의 고통.
외적, 내적 고통이 다 포함되어 있다. 그리하여 방방 뛰는 그 음악 밑바닥에는 음울함까지 깔려 있다. 단순하게 밝음과 어둠으로 이분할 수 없는 테마를 이 앨범에서 발견할 수 있었다. 뭉게구름 둥실 떠 있는 예쁜 하늘을 보고 있는가 싶으면, 금방 꾸물거리는 먹구름 가득한 우중충한 하늘로 깜빡하는 사이에 바뀌어 있다. 활기에 넘쳐 폴짝폴짝 뛰고 있는가 싶으면, 무거움을 등에 짊어지고 낑낑대고 늪에 빠져 허우적대고 있다. 내 기분의 상태에 따라 그에 따른 영향도 천차만별이다.
방금, Loser와 1.5집의 ‘라디오 스타일’을 오랜만에 들었다. 또랑또랑한 소년의 목소리가, 오늘은 어딘가 조금 까칠까칠함이 살짝 묻어 있는 듯 느껴졌다. 좋아하는 톤 중 하나인 보컬은 일본 밴드 ‘Janne Da Arc’의 보컬과 비슷한 계열이라고(주관적), 처음 접했을 때 솔깃한 반응을 보였고, 곧잘 번갈아 듣곤 했다.
그러고 보니, 취향 음악 페이퍼에 두 밴드의 음악을 올리지 않았구나. 좋아하는 밴드, 음악이 수두룩하다 보니. 그렇다고 줄줄이 음악만 올릴 수도 없는 거고. 파묻힌 나는 상당한 압력을 받고, 그 압력은 여러 가지 양상으로 여러 가지 맛으로 다가온다. 쭉 뻗은 평행선의 아득함을 보다가, 눈을 씀벅거릴 때 아른거리는 레드와인 계열의 물결을 보다가, 구불구불 복잡한 미로를 보다가, 아이의 생동감 넘치는 기운이 가득한 하굣길의 운동장을 접한다. 찌릿찌릿하고도 말랑말랑하다가, 달곰씁쓸한 기분을 맛보게도 한다. 손바닥의 땀으로 그 여운은 ‘끝’을 느낄 수가 없다. 문득, 갈증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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