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 손가락 현대문학 가가형사 시리즈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양윤옥 옮김 / 현대문학 / 2007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붉은 소용돌이, 그 반경의 자극&삼켜지는 허식.

- 7월 20일, 상품수령.
- 7월 22일, 독서 완료&밑줄 긋기 등록.

독서 완료가 22일, 엄청 늦어버린 리뷰다. 여러모로 생각을 하고 싶었다는 핑계를 대고, 스리슬쩍 밀쳐두었을지도 모르겠다.
커버를 덮고 난 후, 리뷰에 풀이하고 싶은 이야기가 여럿 있었다. 세세한 인물의 내면에 바투 다가섰다거나, 묘사가 탁월한 방식이 아닌, 심플하고 담담하게 서술하면서 전체를 아우르는 가락은 숙연하게, 되돌아보게 만드는 무엇이다.
[- “바깥에서 보면 평온한 가족으로 보여도 다들 이래저래 사연을 안고 있는 법이야.” –]
[“이 집에는 숨겨진 진실이 있어. 이건 경찰서 취조실에서 억지로 실토하게 할 이야기가 아냐. 반드시 이 집에서 그들 스스로 밝히도록 해야 하는 거야.”]
어떤 대상, 영상, 풍경이든 *보이는 그대로* 그 내면이나 의미를 담고 있지는 않다는 것, *다른 각도*로 접근해야 한다는 것. 하나하나 파헤치거나 따져보면, 더욱 절실한 혹은 무서운 결과가 기다리고 있을지 모른다. 아니면, 정말 깨닫지 못하고 지나치기 일쑤인, 진실한 그리고 아름다움으로 표현할 수 있는 부분이 웅크리고 있을지 모른다. 각자 그 나름의 방법이 있는 것이다. 제3자로서는 이해할 수 없는 부분도 당연히 있을 테다. 이해할 수 없는 사항이라고 섣부르게 함부로 떠들면 곤란하다. 만약 미처 알아차리지 못하고 ‘중요한’ 점을 지나쳤다면, 찾고 들여다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다. 그 껍질 벗기기, 그에 반응했던 호기심과 스릴, 거듭 짚어보고 싶었던 ‘길’이 생겼다. 꼬리에 꼬리를 물고, 코너를 돌고, 막다른 골목에 접어들기도 했다.
두 번째. 하나의 큰 사건이 터졌을 경우(소소한 사건이라도 해당한다), 일단 피하고 보자는 일부 무리의 얄팍한 심리.(물론, 안 그런 쪽도 있다.) 어쩔 수 없는 외부환경이 그 상황을 만들었든, 자신이 자초했든, 무턱대고 도망부터 치려는 건 분명 잘못하는 게 아닐까 싶다. 자신이 저지른 일임에도, 스스로는 그 사실이나 결과를 떠안기 자체를 꺼려하는 건 대체 어쩌자는 건지. 도리어 구질구질, 지긋지긋하다는 표정을 하고, 대신 누가 해결해주겠지, 내 탓이 아닌 저 사람 탓이야, 라는 잘못을 가족&타인에게 떠넘기기를 되풀이. 일방적으로 달아날 게 아니라 스스로 자그마한 단서라도 놓치지 않도록 전전긍긍하며, 이리저리 꼬인 매듭을 풀어보려는 시도부터 해야 하는 게 아닐까. 무작정 피한다고 해서 이미 벌어진 일이 교묘하게 덮어지는 것도, 타격을 받지 않고 수월하게 해결되는 것도 아니다.
한편, 특정 누군가를 걸핏하면 두둔하는 장면이 등장한다. 앞 뒤 안 가리고 일삼는 행동들이, 비단 소설에서만 벌어지는 것은 아니겠지. 우리들 주위에서도 빈번히 일어날 것이다. 단지 가족이라고, 친분이 있다고, 좋아하는 사람이라고… 그 인물을 추켜세운다. 또한, 가족이라면, 자신을 따르는 사람이라면 스트레스 해소를 겸한 화풀이를 하는 것에 거리낌이 없다. 지금 이 글을 쓰고 있는 나도, 이 글을 보고 있을 여러분도, 자각은 하고 있지만 멈출 수 없었을 거라고 생각한다. 일탈을 하고, 빙빙 궤도를 벗어났다가 다시금 돌아가더라도 그들은 언제나 반가이 맞아줄 거라(달리 내버려두지 않을 거라), 처음처럼 자신만의 편안한 안식처가 늘 대기하고 있을 거라 안일한 생각을 펼치는 것 같다. 자신이 안심하고 드러낼 수 있는(가끔은 흐늘흐늘해지기도 하는), 자신을 믿고 의지하기도 하는 사람들일수록 더욱 따스한 시선으로 바라보고, 보듬어주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하며- 나부터 그러도록 노력할 거라 다짐하며, 어설픈 리뷰를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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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
연신 → 연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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