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장 선거
오쿠다 히데오 지음, 이영미 옮김 / 은행나무 / 2007년 5월
구판절판


왕 같은 대우를 받으면서 쾌감을 느끼지 않는다는 건 거짓말일 것이다. 그러나 그런 대접을 받는 만큼, 몸과 마음도 그에 걸맞은 보상을 치러내고 있다. 사명감이 없다면 견뎌낼 수 없는 일이다.-45. 쪽

매사를 흑과 백으로밖에 못 본다. 넓은 도량이 뭔지는 짐작도 못하는 것이다.-56.쪽

국민들은 풍요로워지고, 맛있는 음식을 먹고, 좋은 옷으로 치장했다. 평화가 얼마나 소중하고 고마운 것인지 되새기는 마음조차 사라진 지 오래다. 굳이 다른 사람을 들먹일 필요 없이 우선 자기 자신부터가 그랬다. 전쟁의 기억은 남아 있지만, 평온한 일상에 감사하는 마음은 이미 사라지고 없었다.-65. 쪽

"다나베 씨, 당신은 나를 싫어했습니다. 자기를 싫어하는 사람을 좋아할 수 없는 게 인지상정인지라, 나 역시 당신을 싫어했습니다."
"그런데 다나베 미쓰오라는 이름을 잃어버린 지금 찾아오는 이 쓸쓸함은 대체 무엇일까요. 비단 나 혼자만이 아닐 겁니다. 사회 전체가 깊이 가라앉았습니다. 마치 일본 열도에서 화산 하나가 사라져버린 듯한, 커다란 상실감 속에 빠져 있습니다. 걸출한 인물이란 이렇듯 사람들의 마음속에 자연스레 정착해버리는 존재인지도 모르겠습니다."-70~71.쪽

인생은 알 수 없다. 5년 전만 해도 지금 자신의 모습은 상상조차 할 수 없었다.-172.쪽

이 세상 사람들이 모두 야심가라면 사회는 엉망진창이 될 것이다.-196.쪽

인간이 룰을 지키는 것은 자기에게 해가 미치지 않을 때뿐이다.-217.쪽

"우린 모두 섬을 사랑한다. 그렇기 때문에 싸우는 거야."

적대 관계에 있었지만, 그 순간만큼은 마음이 하나로 합쳐졌다.-283.쪽

이 세상에 분쟁이 사라지는 일은 없다. 수많은 비극을 일으키면서도, 인류는 왠지 즐거운 듯 싸우는 면이 있다.-295.쪽

"이봐 미야자키. 도쿄에 돌아가거든 사람들에게 센주시마 얘기를 해줘. 21세기인 오늘날에도 민주주의가 통용되지 않는 섬이 있다고 말이야."
"하지만 말이야, 우린 이게 좋아. 팽팽한 긴장감이 있잖아."

더 이상 도쿄의 잣대로 이들을 잴 생각은 없었다. 이 섬은 이 섬 나름대로 잘해나가고 있었다. 센주시마는 시소와 같다. 양쪽에 올라탄 두 편이 있기 때문에 움직일 수 있는 것이다.-298.쪽

어느 쪽이 이기든 이 섬은 아무 문제 없을 거라는 확신이 들었다. 이해는 서로 대립될 지 모르겠지만, 섬을 사랑하는 마음은 똑같았다.-304.쪽

이라부는 정말이지 불가사의한 인간이다. 이 섬에 온 지 불과 2주만에 모두의 마음을 사로잡아 버렸다. 아니, 마음을 사로잡았다는 건 너무 치켜세우는 걸까. 어쨌거나 이 섬에 희귀한 생물이 찾아온 것이다.-30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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