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일에는 빨간 장미를~"

    이라는 노래를 자동차에서 들은 것이 바로 그저께 같았는데.
    벌써 이번 주 수요일이 되었어요.

    또 비가 오네요.

    올해는 너무 자주 비가 오죠.
    마치 장마철 같아요.

    아까 낮에 점심을 먹으며 창밖을 봤어요.
    빗살이 부딪히는 넓은 창밖을 보았어요.
    저 멀리 너무 예쁜 초록색의 나무들이 있는 산을 보았어요.
    인간이 만들어낸 인위적인 색들은 날이 밝아야만 더욱 이쁜데.
    자연이 만들어낸 색들은 흐리거나 비오는 날에 더욱 선명해져 -
    그 원색들에 눈이 멀 것만 같이 아름답죠.

    그런데 나는 왜 자꾸 슬프죠.
    나무들과 이름 모를 들꽃들과 풀들과 
    시멘트 바닥에 앉아 움직일 생각이 없는 곤충들을 볼 때마다 왜 자꾸 서글프죠.

    비가 자꾸 오는 것은
    정말로 밀림화 되어가는 것 같아 '지구 열대기 돌입'이 먼 일 같지 않아요.
    그렇잖아요.
    밀림은 거의 매일 비가 오잖아요.
    그리고 갠 날엔 작열하는 태양빛.
    지나치는 비와 지나치는 빛은 식물들을 더욱 무성하게 더욱 빠르게 자라게 하죠.


    그러면 날은 더욱 더워지죠.
    그러면 비는 더욱 자주 오죠.
    그러면 식물들은 더욱 자라죠.
    그러면 날은 더욱 더워지죠.

    그러다 그러다 어느 날 긴긴 겨울이 오죠.
    그러다 그러다 '빙하기'가 오죠.
    그러다 그러다 세상이 또 변하죠.

    인간이 느끼는 4계절이 아닌, '지구의 3계절'에서 우리는 '2계절'로 들어가고 있어요.
    이건 어쩔 수 없죠.
    인간은 살기 위해 우주로 떠날지 몰라요.
    과거 아주아주 오래전, 지구에서 문명을 이루며 살았던 지구인들이 떠나 다른 행성에서
    잘 살고 있다가 지구가 보고 싶어서 찾아 온 적도 있을 거에요.

    그들을 우리는 '외계인'이라고 불렀는지 몰라요.

    그런데 우리도 다음 세상에서는 '외계인'이라고 불리는 때가 올 것만 같아요.

    그렇죠?

    누구나 고향은 그리운 거잖아요.

 

   


       

    나는 우주로 떠나지 않을래요.
    아름다운 지구의 시간속에 함께 묻히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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