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토끼야 들어와 편히 쉬어라
김서령 지음 / 실천문학사 / 2007년 3월
평점 :
품절


(4.25)

   22일에 구입해서 읽기 시작했다. 사정이 생겨 다소 오랜만에 들렀던 교보문고 매장에서 신간코너를 휘휘 둘러보고 있었다. 머릿속 번쩍번쩍 노란전구처럼 인상적인 표지가 단번에 파고들었다. 구입하고 읽은 계기랄 수 있었다. 그리고 신간소설집으로서 읽고 싶다, 끌렸던 까닭도 한 몫. 2002 ~ 2004 기간에는 꽤 다양한 단편소설집을 섭렵(까지는 아니겠지만, 강조용-_-)했던 시절이었다. 여러 작가들을 새로이 알았고, 다시금 좋아하게 되었고, 나름 부지런히 리뷰에 집중했던, 의미를 두고 되새길 수 있었던 기억이 있었다.

   2005 ~ 2006 기간에는 실기시험과 연구반 수업, 오락가락 정신이 없었던 탓으로(구차하고 어설픈 변명, 들추어내기 스스로도 어이가 없지만)돌파구를 많이 찾지 못했다는 것에 씁쓸해하고 있다. 이제 간간이 몰두하자 다잡고 있다.
   일단, 주목할 작가를 만났다는 것에서 뜻 깊은 기회와 시간이었다. 익숙한 분위기와 문체(내 소설을 읽는 것 같았단다;)라는 친구의 이야기도 포함되었다. 틈틈이 읽었고, 밑줄 긋기 기록을 해두었고(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상황, 내면 심리 표현), 영상을 그려가면서 함께 했다.
   우연의 파도에 휩쓸리고, 혼란의 바다에서 내내 허우적거리는 주인공들. 연결되지 않은 곳은 없다, 구분이 없는 곳의 설정. 찌릿찌릿한 자극과, 여기저기 떠돌고 쥐었다 놓았다_ 그렇지만 무정하지만은 않는 방랑자의 시선이 쏙쏙 숨겨져 있었다. 더불어 신비하고 진기한 소재에 눈동자를 반짝반짝 빛내며 굴리기도 하는, 보물찾기에 목마른 탐험가의 기질이 녹아 있기도 했다.
   불안을 암시하는 신체, 메커니즘의 주인공이 있고_ 압축과 생략이 뛰어난 작가의 손길에서 가장자리에 웅크린 보듬어 주고픈 주인공들이 각자의 활동을 하며 자신의 흔적을 남긴다. 독자는 나침반을 움켜쥐고, 지도를 펄럭이며, 바삐 쫓아다닐 수밖에 없는.
   어느 테마를 정하고, 그 주제에 적합한 고유의 체험과 스토리를 끌어 조곤조곤 옛날이야기를 들려주듯 풀어놓는다. 때로는 방관자이기도 한 시선으로 그려내는 정경, 때때로 그들의 자취에 아릿해서, 꺽꺽거리며 금방이라도 (내가 파악한 열쇠를) 흘려주거나 건네주고 싶은데, 꾹꾹 눌러 참고 그 다음 행적을 찾고 되풀이된다.
   특히, 사로잡아 반했던 점은 의성어와 의태어를 적극 활용해서 글의 묘미를 살려준다는 점이었다. 나는 개인적 판단이라고 웃어넘겼는데, 어디까지나 혼자만의 생각에 그친 줄 알았는데, 뒤의 해석에서 평론가 분도 언급한 부분이었다는 사실에 깜짝했다. 슬쩍 접근했을지라도 그 부분을 짚었다는 데에 약간 어깨를 으쓱거리며 뿌듯해하기도 했다.
  
단편의 압축 기법과, 모험가다운 습관과, 풍부한 현지체험_ 부럽고, 본받아야지 다짐하고, (시험과 새 방향의 소설에 도움이 될)어휘력을 높여야지 주먹을 불끈!
   (스스로의 코드 짚음으로)1인칭주인공시점의 장점을 부각시킨 단편은, 표제작이라 생각을 하고, 하나하나 양상이 흥미로웠던, 소품 활용도를 높인 소설은 [사과와 적포도주가 있는 테이블], 소설적 장치 면에서 [무화과 잼 한 숟갈]을 특별하게 담아두고 끝을 맺으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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