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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나리아
야마모토 후미오 지음, 양윤옥 옮김 / 창해 / 2005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2005.04.03, 교보 제 북로그에 올렸던 것입니다.
쭉 올리고 나서, 새로운 리뷰 쓸 예정입니다.
처음에 친구의 권유로 표지에 흘깃 눈길을 던졌던 게 생각난다.
네가 쓴 문장과 비슷하다, 는 친구의 말에, 무심히 책을 들어올렸는데. 쉽게 읽혀지는 문장 속에 담긴 깊이 있는 시선에 홀리듯 그 자리에서 순식간에 읽어 내려갔고, 몇 장을 넘겼다. 평소에 취향이다 싶은 책을 발견하면, 2~3장을 유심히 살펴보는 버릇이 있어 그때도 그랬던 것 같다. 꼼꼼히 읽어보고 잠깐 멍하게 있었다가 나중에 책을 사서 다시 읽어봐야지 생각을 했다. 표면적으로 나타난 주인공의 생각과 글의 분위기는 그리 어렵지 않은데, 치열한 삶의 의미를 묻고 있는 작가의 의도는 결코 쉬운 문제는 아니었기에 주춤했던 기억이 있다. 우리가 착실하다고 보는 삶이란 어떤 것일까, 그리고 고도의 능력을 필요로 하는 사회에서 쉽게 적응하는 사람이 있고, 뒤쳐지는 사람이 있는데, 꼭 전자가 좋고 후자가 나쁜 것일까. 어째서 끊임없이 달려야만 하는 것일까. 궤도에서 이탈한 주인공들을 보며, 숨가쁘게 달리기만 하는 것에 어떤 의미를 두어야할까 의문이 들었다. 뒤쳐지는 자의 열등감, 서글픔이 무거운 주제와는 대비된 경쾌한 필치로 그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