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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과 감성 ㅣ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132
제인 오스틴 지음, 윤지관 옮김 / 민음사 / 2006년 3월
평점 :
나는...내가 sensibility 보다는 sense 쪽에 가깝다고 생각했다.
제인 오스틴의 이 소설 속에선 멜리앤 보다는 엘리너 편이라고 생각했다.
당연히 내가 지향하는 바는 엘리너이다.
동경하는 것도, 이해할 수 있는 것도, 공감하는 것도 엘리너이다.
하지만...멜리앤의 모습을 통해 나를 보게 되었다.
멜리앤의 행동들 속에서 언뜻언뜻 내가 스쳐지나간다.
다시 한번 내가 나를 잘 모르고 있었다는 걸 깨닳게 되었다.
무엇이든 극단적인 것은 좋을 수가 없다.
사람의 성향도 마찬가지이다.
sense도 sensibility도 어느 한 쪽이 극단적이라면 사람이 이쁠 수가 없다.
다만 행동 하나 하나가 아니라 전반적으로, 전체적으로 사람을 평가했을 때
sensibility 보다는 sense라는 말을 듣고 싶었다.
하지만 제인 오스틴은 sensibility 보다 sense를 경고한다. (나만의 오해인지는 모르겠지만...)
제인 오스틴 소설의 결말에선 클라이막스에 고조되었던 위기를 허무하게 만들만큼
너무나 우연적이고 비현실적인 사건이 해피엔딩을 가져온다.
'소설 속에서나 가능하다'라고 생각될 수 밖에 없는 우연한 행운이 주인공들에게 축복처럼 찾아온다.
어쩌면 제인 오스틴은 이것을 노린게 아닐까??
..........그래...이건 소설 속에서나 가능하다. 현식 속에서는 어느 누구에게도 이런 행운이 찾아오지는 않는다. 스스로 노력하고 행동하는 자만이 가지고 싶은 것을 얻는 것이다.............
엘리너도 마찬가지였다.
엘리너의 지나친 이성과 분별력이 그녀의 인생을 행복과는 다른 방향으로 걸어가도록 만들었지만
'소설속에서나 가능한' 우연한 행운이 그녀에게 다시 행복을 선물했다.
물론 '소설 속에서나 가능한' 우연이 말이다.
제인 오스틴은 sense에게 경고하고 있다.
엘리너가 아닌데 엘리너인 줄 오해했던, 엘리너인 척 하고 살았던 나는 그 경고를
진지하게 생각하고 있다. 그리고 그 경고가 합당하다는 것도 안다.
하지만....내가 엘리너와 같은 상황이였다 해도 엘리너와 같은 선택을 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제인 오스틴의 경고를 받은 지금도, 그 경고의 합당함은 알지만 다른 선택은 할 수 없을 것 같다.
2006. 11. 19.
나 맬리앤 맞다. ㅋ
이제 엘리너로 살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