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uestion 2009. 10. 19.
시네마 천국에서 알베르토가 토토에게 들려줬던 이야기 말이다.
알베르토: 옛날, 한 왕국에 공주가 살고 있었단다. 왕궁을 지키는 병사는 그 공주를 사랑했지.
               어느 날 용기를 내어 병사가 공주에게 사랑을 고백했어.
               공주는 그 사랑을 증명해 보라고 말했어.
               백일 밤낮을 자신의 방, 창문을 통해 볼 수 있는 곳에 서 있으면 그 사랑을 받아 주겠다고...
               병사는 그대로 했어. 한 달이 지나고, 두 달이 지나고...드디어 하루만 남겨두게 되었지.
               그런데 99일 째가 되던 날, 병사는 아무말 없이 떠났단다.
               아무도 병사가 어디로 갔는지 알지 못했단다.
토토: 그는 왜 떠난거죠?

알베르토는 그냥 웃었던 것 같다. 그 답은 스스로 찾으라고 했던가....
잘 기억은 안 나지만, 그는 말해주지 않았던 것 같다.
(아니면, 내가 조는 사이에 말해줬나....영화가 끝날 때까지 내 신경은 온통 그 문제에 가 있었다.
도대체 왜? 왜 그런거야? 단 하루를 남겨두고. )

그는 왜 떠났을까?
그가 믿지 못한 건 그였을까, 그녀였을까?
자신의 마음이 더 두려웠을까, 그녀의 마음이 더 두려웠을까?

Answer  2009. 11. 9.
박민규 작가의 <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에서 그녀가 그를 떠난 이유.
여러가지 설들 중에서 내가 납득할 수 있는 이유였다.
그리고 어쩌면 그런 사랑만이 사랑으로 남을 수 있는 게 아닐까 생각했다.
이제는 이해가 간다. 사랑하기에 떠난다는 말.
그리고 어리석은 생각일지는 모르겠지만 인생에서 한번쯤 이런 사랑 남겨두고 싶다는 욕심이 든다.
하지만 또 어찌 생각해 보면 사랑이 꼭 영원해야 하는 건가 싶기도 하다.
지속되어야만 아름다운 건 아닌것 같다.
가장 아름다웠던 순간, 기억하고 싶은 그 순간만 담아 두어도 충분하지 않을까?
사랑 아닌 다른 곳에도 마음이 살 공간은 있을 것이다.


언젠가
"현재 나의 안 좋은 점들을 생각하면 억울해. 물론 지금 나는 성인이고, 이제라도 내가 노력해서 극복해야겠지만,
변명이고 핑계일 뿐이겠지만....그래도 누군가가 나를 어릴적부터 잘 가르치고 care했다면 내가 지금보다 좋은 모습이지 않을까?
이제 와서 고치려 해도....잘 안된단 말이야....그래서 포기했어...어쩔 수 없구나....하지만 억울해...그래도 어쩌겠어...
......하지만 너를 보면....너를 보고 있으면 더 비교가 된단 말이야.....
나는 내 생활을 제대로 control하지 못하고, 항상 실없는 소리만 하는 진지하지 못한 사람이고, 뭔가를 진득하게 해 나갈줄 모르는 사람이고....
그렇지 않단 말이야! 나도 나름대로 내 삶을 control하고, 진지한 면이 없는 건 아니고, 끈기와 독기도 있어....  너만하지 못할 뿐이야....."
내가 그렇게 힘들게 했나요?
정작 주눅들고 모자라 보였던 건 나인걸요.....
정말 내 옆에서.....그렇게 힘들었던 거에요?
그대 앞에만 서면 작아졌던 사람은 나인걸요. 나 왜 이렇게 모자랄까 속상하고 마음에 안드는 건 나였는걸요....

나는 그를 믿지 못했을까?
그런 것 같았다.
하지만, 아니....시간이 흐르면서 깨달았다. 내가 믿지 못하는 건 그가 아니라 나였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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